"진실 밝혀질 때까지 성남시청에 세월호 깃발 달겠다"
이재명 시장, '도보행진' 세월호 유족에 추모깃발 전달
- 오마이뉴스 2015년 1월 27일 -
▲ 성남시청 국기게양대에 걸려있던 세월호 추모 깃발 ⓒ 성남시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고,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세월호 깃발을 보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부터 줄곧 성남시청에 걸려 있던 세월호 희생자 추모 깃발을 세월호 유족에게 보냈다. 이 시장이 세월호 깃발을 보낸 것은 유족들이 지난 26일부터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면서 도보행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보행진은 이들이 팽목항에 도착할 때까지 20일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도보행진을 시작하기 전, 이 시장에게 함께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성남시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아 시간을 내기 어렵다"라며 유족의 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대신 이 시장은 성남시청에 걸려 있던 세월호 추모깃발을 유족에게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 시장은 깃발을 보내면서 유족들을 위로하는 편지도 함께 보냈다. 이 시장은 편지를 통해서 "(유족들과) 몸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또 편지에서 이 시장은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그에 따른 엄정한 문책과 또 다른 참사의 방지를 위한 국가적 대책이 수립될 때까지 성남시청에 세월호기가 계속 바람에 나부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 각인하고 싶었다"
▲ 성남시청 국기게양대에 세월호 추모 깃발이 걸려 있다. ⓒ 유혜준
이와 관련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도보행진 참여를 고심했지만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시장이 도보행진에 참여하면 순수한 의도가 희석돼 정치적인 행보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시장의 판단이다.
뿐만 아니라 이 시장은 20일부터 성남시민들을 만나는 새해인사 일정을 진행하고 있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시장은 도보행진 참여 대신 세월호 깃발을 보낸 것에 대해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하고 싶어 깃발을 떼서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깃발을 떼어낸 자리에 다시 깃발을 달 예정"이라면서 "언제까지 달 것인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깃발을 빨리 뗄 수 있는 상황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이 말하는 '깃발을 뗄 수 있는 상황'은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이에 따른 엄정한 문책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 강구.
이 시장은 "현재의 상황으로 봐서는 진상규명이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 "그런 생각을 하면 답답하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 성남시청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성남시
성남시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부터 지난 26일까지 성남시청과 성남시 관내의 구청 국기게양대에 세월호 깃발을 걸어왔다. 또한 성남시청 건물에도 대형 현수막을 걸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성남시는 2014년 4월 26일부터 분당의 야탑역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했으며 이 분향소를 다녀간 참배인원은 5만36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이재명 시장이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이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여러분!
힘내십시오!
먼저 초청해주셨음에도 다른 공식일정 때문에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몸은 함께 못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도보행진 시작에 즈음하여 성남시청 국기게양대에 게양되어 있던 세월호기를 보내드립니다. 성남시는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며 또한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하는 의미로 세월호참사 직후부터 지금까지 각구청과 시청의 국기게양대에 세월호기를 게양하고 있습니다.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그에 따른 엄정한 문책과 또다른 참사의 방지를 위한 국가적 대책이 수립될 때까지 성남시청의 세월호기는 계속 바람에 나부낄 것입니다.
피해 가족 여러분!
여러분이 개인적 억울함으로 이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 책임지는 대한민국, 의문이 없는 대한민국을 위한 희생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그 길고 힘든 싸움을 현장에서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여러분의 투쟁에 함께 하는 의미로 새로 만들어 달게 될 성남시청의 세월호기는 계속 휘날리게 될 것입니다.
가족들게 깊은 위로의 말씀과 함께 격려의 뜻을 전합니다.
2015. 1. 26. 성남시장 이재명
- 오마이뉴스 유혜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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