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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보다 못한 홍준표, “무상급식 배후 종북”

irene777 2015. 4. 4. 02:54



고딩보다 못한 홍준표, “무상급식 배후 종북”


- 진실의길  2015년 4월 2일 -





▲ 경남도는 지난 30일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시민 반발을 두고 ‘종북세력 등 

반사회적 정치집단이 배후에 있다’는 성명서를 냈다. <경향신문>



“종북세력을 포함한 반사회적 정치집단이 도를 상대로 정치투쟁을 하려는 일체의 행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 보도에 따르면,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본부’는 반국가적 종북활동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간부 출신 등이 대표를 맡고 있는 종북좌파 정치집단.”

 

경상남도(도지사 홍준표)가 지난 30일 무상급식운동단체를 종북좌파 집단이라며 색깔공세를 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밥 달라는 것도 종북이면, 노인들에게 20만 원 주는 박근혜정권이야 말로 진짜 종북아닙니까.


특히 경남도는 “그동안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FTA 반대, 미군 철수 등 중요한 국가정책의 문제는 물론이고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평택 대추리 등 국책사업의 현장에서 우리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야기했던 반사회적 정치세력이 또다시 불순한 정치적 목적으로 도정을 훼손하려는 일체의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SNS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를 질타하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진중권 동양대 겸임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아니나 다를까. 결국 종북타령이…”이라고 “이런 분은 당장 해고해야. 왜 혈세로 저런 헛소리 하는 입에 밥을 먹여줘야 하는지…”라고 했습니다. 홍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직격탄입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아이들 밥 걱정하다 ‘종북’으로 몰린 학부모들 ‘분노’”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고 “또 종북 나왔다…”라고 힐난했습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도 “경남도가 의무(무상)급식 중단반대 배후를 종북좌파라고 했군요… 말 그대로 궁지에 몰리니 막가자는 것이지요”라면서 “외유중에도 평일골프나 즐기는 홍준표의 수준이 어디 가겠습니까”라고 비판했습니다.


인권운동가 고상만 조사관은 “홍준표가 무상급식 취소를 비판하는 경남지역 학부모 반발에 대해 ‘종북’ 운운하며 공격했군요. 그 동네에서는 반찬 맛 없다고 투정하는 아이도 ‘종북’으로 몰겠네요. 참 대단한 홍준표 나라네요”라고 질타했다.


전우용 역사학자도 “당과 지도자의 방침에 반발하면 다 ‘이적세력’으로 모는 곳이 휴전선 이북에만 있는 게 아니었군요. 분단 70년이 가까워도 민족은 하나”라고 비꼬았다.


누리꾼들도 “한국에 종북세력의 끝은 어디에 전국 방방곡곡에 종북세력이 있어 이러다가 전쟁이 나면 큰 일 나겠. 보수의 심장 영남에도 종북이 설친다고 합니다”, “참~ ~ 편한 세상이야. 빨갱이로 덮어 씌우는 초간단 방법. 근데 왜 국정원에 신고를 안하지 신고하면 보상금 많이 줘요. 돈벌기 어려운 시대에 경남 학부모들 축하해요. 졸지에 빨갱이 됐어요”라고 분노했습니다.




▲ [조민성의 고슴도치] 홍준표의 무모한 행위 <미디어오늘>



홍준표와 경남도는 고등학생보다 못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홍준표 지사에게 쓴 글입니다. 아래는 <한겨레>에 실린 글 전문입니다.




홍준표 경남 도지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 마산의 태봉고등학교 1학년 이현진이라고 합니다.


지사님께서 무상급식을 폐지하신 후부터 저희들은 꽃피는 봄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단식을 시작하셨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걱정 가득한 표정과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를 보다 못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지사님은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고 하셨지요. 굉장히 놀랐습니다. 지사님께도 분명히 학창시절이 있었을 텐데 정말 모범생이셨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저 같은 평범한 학생들은 오로지 공부 하나만을 위해 학교를 다니는 것은 아니거든요. 학생들에게 학교는 그냥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닌, 삶 전부가 담긴 작은 우주입니다. 만약 어른들께 회사는 일만 해야 하는 곳이라면 어떤 심정일까 궁금해집니다.


점심시간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대단한 시간인지 잘 모르시는 지사님께 그 시간의 의미를 설명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학교는 작은 기숙학교라 삼시세끼를 모두 친구와 선생님과 함께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하루 세 번은 즐겁고 행복합니다. 친구와 싸워서 서먹서먹하더라도 고기 한 점을 얹어주면서 화해하고, 특식이 나오는 날은 서로 아옹다옹 뺏어 먹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학교 안에서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공간은 급식소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공간에서만큼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똑같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사님에게는 우습게 들리시겠지만 밥 먹는 것도 공부입니다. 어릴 때 아는 스님께서, "쌀 한 톨에 온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밥알을 지저분하게 남기지 않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책상 못지않게 식탁에서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길게 늘어져 속 터지는 배식 줄을 서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느리게 먹는 친구에게 내 속도를 맞춰가며 배려를 익힙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힘도 식탁 앞에서 기릅니다. 지사님은 학생들의 공부를 그토록 걱정하신다면서 정작 공부할 힘을 빼앗고 계십니다.


사람이 한자리에서 음식을 공평하게 나눠 먹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처럼 먹성 좋은 나이에는 매 끼니가 잔치고 축제입니다. 이렇게 뜻깊은 것이 공부가 아니라면 대체 공부란 무엇인가요?


가난한 아이에게 더 복지 혜택을 준다는 선별복지를 우리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실제로 가난한 당사자도 정말 그렇게 느낄지 생각해보셨는지요. 지사님도 낙인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는 그동안 친구관계에서 적어도 가난 때문에 문제가 생겼던 적은 없습니다. 함께 노는 데 그런 것은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 같이 같은 밥을 먹는데 좀 못살면 어떻고 잘살면 어떤가요. 하지만 무상급식이 사라지면 그것은 더 이상 상관없는 일이 아니게 됩니다. 누구는 가난해서 공짜 밥 먹고 누군 형편이 좋아서 돈 내고 밥 먹고, 이렇게 되면 학교 분위기는 확 바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가난을 식사 때마다 느껴야 하는 아이가 과연 복지 혜택에 감사할까요? 모두가 같은 밥을 먹는 동안에는 가난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선별복지가 시행되는 순간, 대상자는 진짜 가난한 아이가 되어버립니다. 지사님은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복지라고 하시지만, '괴롭고 불편한 복지'가 될 게 뻔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평등해야 할 급식소에서 '누구 밥은 3200원, 누구 밥은 공짜'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사님. 무상급식을 돌려주세요. 요즘 봄 햇살이 따뜻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식판을 들고 평상이나 벤치에 앉아서 밥을 먹습니다. 이 평화로운 모습을 지사님께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2015년 3월29일.


이현진 올림





<출처 :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683&table=byple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