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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메르스 위험, 대통령은 제대로 파악해야!

irene777 2015. 6. 18. 14:44



메르스 위험, 대통령은 제대로 파악해야!

위험 경고하는 전문가 vs 안전 강조하는 대통령, 국민은 누굴 믿어야 하나?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5년 6월 18일 -




메르스 사태가 끝 모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민심은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다. 때문에 이런 흉흉한 민심을 잡기 위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안간힘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이 같은 행보를 전문가들은 매우 위험한 행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우려하는 소리가 매우 높다.




▲ 박근혜 대통령의 대모초등학교 방문 사진   사진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사실 손씻기라든가 몇 가지 건강습관을 잘만 실천하면 메르스 같은 거는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메르스라는 이름이 공포심을 주므로 ‘중동식 독감’으로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휴업 후 수업을 재개한 강남구 대모초등학교를 찾아 “지금 메르스라는 게 어떻게 보면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가 있다. 우리로서는 처음 (겪는) 독감 종류이지만 겪다 보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처음 겪는 거라서 혼란스러웠다”며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메르스는 의학적으로 학교 전염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며 수업재개를 잘한 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박대통령의 인식에 정작 전문가들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 며칠 전 방역망이 뚫렸으므로 개개인이 스스로 위생관리를 하면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김익중 동국대학교 의과대 미생물학 교수는 “감기 사망률이 10%를 넘는 일은 없다. 1%가 되지 않는다. 독감 곧 플루도 그 정도밖에 안 되는데 10%가 넘는 메르스를 가벼운 병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넌센스다”라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런데 이 같은 우려를 김 교수만 한 것이 아니다. 이준행 전남대학교 미생물학 교수 또한 박 대통령의 인식을 매우 위험하게 보고 있었다. 이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 ‘메르스 감기’ 라고? 치명율 10%이니 별로 무섭지도 않은데, 너무 난리법석이라고? 노인들에서 치명적이고 젊은이나 소아에서는 별문제가 안된다고?”라고 적은 뒤 메르스의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새로 출현한 감염증을 ‘emerging infection’이라고 부른다. Emerging infection이 앞으로 어떤 감염증으로 발전할지 아무도 모른다. 박쥐가 reservoir(저장소) 역할을 하고 낙타에서 주로 병변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퍼지면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거쳐 가면서 변이가 생기고 이 변이가 치사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고, 그냥 감기 수준으로 약독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메르스를 그냥 낙타의 감염증으로 남겨 놓으려면 더 이상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백신이 제대로 개발되려면 아직도 요원하다. SARS 백신도 시장에 나온 것은 아직 없다.


젊고 건강한 사람에서 문제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젊은이들도 치명적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 환자가 탔던 차를 운전만 했던 사람도 걸리고, 병원 복도를 지나가기만 했던 사람들도 걸렸다. 공기전파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만 되뇌이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한국에서 일어난 메르스 사태를 제대로 된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현장에서 과학적 대안을 창출해낼 때다.


외국 전문가들의 조언도 반드시 들어야 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메르스’가 아니고 ‘코르스’이기에 거의 제로 베이스에서 스터디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을 올린 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식 독감’ 운운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에  이 교수는 다시 “중동식 독감이라… 정말 미치겠다! 뭐, 이런~~~대통령 귀에다 이런 이야기 속삭인 자가 누군지, 정말 대책 없다”라고 쓰고 그 인식이 잘못되었다며 제대로 분석한 글을 또 올렸다. 아래는 이 교수가 다시 올린 글의 전문이다.




[메르스를 중동 독감이라고 해서는 안 되는 이유]


메르스는 독감과는 다르다. 메르스를 중동 독감이라고 불러 마치 별로 위험하지 않은 질환처럼 대중을 호도하면 안된다. 잘못하면 대한민국이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감염질환의 시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그러나 신속하게 메르스 사태를 제압해야만 한다.


메르스는 과거에는 사람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더 정확히 말하면 의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었던) 소위 '새로이 출현한 감염증 (emerging infection) 이다.


어떤 감염증이 인간에서 감염을 일으키면 그 질환이 발현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지만 상당히 많은 경우 불현성 감염으로 지나가고, 그 과정에서 소위 ‘군집면역 (herd immunity)’가 형성된다. Emerging infection의 경우 군집면역이 없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위험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메르스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상황이 이렇다. 중동에서 낙타와 같이 살아왔던 사람들과는 다를 것이다.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바이러스, 세균, 진균 등)은 숙주들을 거치면서 변화하는데 보통 병원성은 감소되면서 (숙주의 면역계를 과도히 자극하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숙주에 남아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간다. 그러는 것이 번거롭게 숙주를 자주 갈아타지 않고 오래 남아 있으며, 또한 그 숙주가 접촉하는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새롭게 감염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그러는 것은 아니다. 메르스의 경우는 숙주의 세포를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파괴하여 분비물 등이 많아져야 그 분비물과 함께 새로운 숙주에게 건너갈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감염이 일어나는 환경이 병원 응급실과 같은 붐비는 곳이라면 병원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늘 보도에 4차 감염을 일으켰던 3차 감염자들이 모두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후자의 방향으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찾아가 메르스가 별 것이 아니고, 손 만 잘 씻으면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코치한 참모진은 ‘무식해서 용감한’ 사람들이 아니기를…




대통령은 물론 민심을 다독여야 할 통치자다. 그러나 대통령이 별 거 아니라고 말한다고 민심이 다독여지는 것은 아니다. 민심이 흉흉하지 않도록 안심할 수 있는 정책으로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행보가 민생시찰일 필요가 있는 시기가 있고 그렇지 않을 시기가 있다.


지금은 대통령이 전적으로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한건주의를 질타하면서 국민들이 의심하지 않도록 정보를 공개하고 그 바탕 위에서 대책을 수립하는 등 근본적 대책을 세워서 시행하도록 견인하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