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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0원'에 '결근 투쟁'... 풍랑 속의 세월호조사위

irene777 2015. 7. 14. 02:10



'예산 0원'에 '결근 투쟁'... 풍랑 속의 세월호조사위

이석태 위원장·세월호 유족들, 최근 사태에 잇단 기자회견


- 오마이뉴스  2015년 7월 13일 -





▲ 13일 오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회원들이 서울 중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특조위 예산 즉시 집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손지은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만하면 여지없이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단 한 푼도 예산을 내어주지 않는 정부를 대신해 도시락과 믹스커피, 음료수 등을 싸들고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찾은 유가족들이 다시 한 번 폭발하고 말았다. 정부가 예산 지급을 미루는 데 이어 이번엔 새누리당 추천 조사위원이 돌연 사퇴를 선언하고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결근 투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3일 오전 11시 30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회원 30여 명은 서울 중구 저동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이 통과된 지 8개월이 넘도록 가동되지 못한 특조위가 진상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가 즉시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특히 기자회견에서는 이날 오전 언론보도로 알려진 조대환 위원(새누리당 추천)의 돌연 사퇴 선언을 규탄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조 위원은 오전 2시 10분께 특조위 위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이석태 위원장의 사퇴'와 '특조위 해체'를 요구하는 결근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한 유가족들이 추천한 이 위원장과 사안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온 조 위원은 이 위원장이 유가족과 416연대 등 사회단체로부터 독립되지 못해 주어진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 "정치적 독립성? 조 위원이야말로 정부·여당 대변인"




▲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특조위 조사위원들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   ⓒ 손지은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국회 농해수위가 특조위에 예산을 지급하지 않으면 해양수산부의 추경 예산에 합의할 수 없다고 결의해 곧 서둘러서 예산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왔다"며 "그런데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우리들이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만하면 여지없이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개탄했다. 


이어 특조위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적한 조 위원을 향해 "본인은 과연 누구를 대변하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라"고 항의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여당에 특조위 문건을 보고하고, 회의 중간에 나와 전화로 보고하는 등 조 위원은 정부 여당을 대변하기 위해 온 사람 같았다"며 "결국 오늘 확인도 없이 사실을 호도하는 인터뷰로 특조위를 파행으로 이끌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 장준영군의 아버지 장훈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 자문위원은 "특조위가 구성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상황이라, 밥이라도 사자는 의미에서 도시락을 들고 찾아왔다"며 "새누리당 추천 위원이 결근 투쟁을 벌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결근하지 말고 나와서 일을 해주시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위원회가 지난 3월에 구성됐는데 예산이 없어 위원들이 월급도 못 받고 일하고 실무자도 없는 상황인데, 인력과 예산을 책임져야 할 부위원장인 조 위원이 결근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인력과 예산이 없는 게 문제라면 부위원장이자 사무처장인 본인이 해당 부처를 만나 설득을 하거나 공론화를 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지난주 조 위원이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밝혔듯 현재 특조위은 예산과 인력 때문에 큰 문제를 겪고 있다"며 "예산을 내놓지 않는 정부를 대신해 진실규명을 열망하는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도시락과 휴지를 가져왔으니 빨리 나와서 일을 하라"고 요구했다. 



이석태 위원장 "조대환 위원,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


이석태 위원장도 이날 낮 1시 30분께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조 위원을 향해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4월 정부 시행령과 관련된 농성이 종료된 이후 정치인 누구도 만난 적이 없고 시민 단체와도 교류한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무슨 근거로 '위원장이 국회의원을 만나며 야당, 시민단체와 연대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또 "조 위원이 '다른 위원들에게 법정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있다면 특조위 차원에서 의견서를 제출하자고 말했지만 2심이 끝날 때까지 발표하지 않아 진실규명 업무를 방치했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조사 인원과 예산이 없는데 누가 진실을 어떻게 밝혀 법정에 의견서를 제출할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조대환 위원은 지금까지 특조위 운영에 있어서 책임 있는 지위에 있었으며 개인 의견이 있을 때마다 매일 개최된 상임위원회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쳐왔고, 중요 사항은 합의로 처리됐다"며 "그럼에도 근거 없는 일방적인 주장을 한 것에 커다란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동시에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이 필요함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특조위 예산을 지급하고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촉구 한다"고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  손지은 기자 -



<춮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26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