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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앞으로 40대 대통령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irene777 2015. 8. 13. 16:25



앞으로 40대 대통령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이진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KPCC) 소장


- 진실의길  2015년 8월 13일 -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존 F 케네디는 석사학위도 박사학위도 없습니다. 그의 최종 학력은 하버드대 졸업(정치학 학사)입니다. (당연히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군요.) 그런데 그의 학사학위 논문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질 정도로 그 내용이 참신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그의 학사학위 논문을 찾고 인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왜 영국은 잠자고 있었나? (Why England Slept?)”라는 제목을 달아 출판까지 하게 되었고, 케네디가 대학을 졸업하여 23살에 불과하던 해(1940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세계 최강이었던 영국이 히틀러의 야욕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하바드대 로스쿨이 발행하는 130년 전통의 “Harvard Law Review” 최초 흑인 편집장이자 역대 가장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큰 자산이 되어 결국 상원의원과 대통령에까지 선출되는 성공을 거뒀습니다. 미국 경제를 부흥시킨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또한 최종학력이 석사학위임에도 불구하고 27세에 아칸소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고, 32세에 아칸소 주지사가 되었습니다.


미국 민주당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의 공통점은 남들과 다르게 학창시절을 매우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보냈고, 남들이 뛰어넘기 어려운 업적을 이미 대학과 대학원 시절에 남겼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 30대에 선거에 도전하여 당선되어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걸었다는 동일한 커리어 로드맵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50년간 무려 3명의 40대 대통령이 나왔는데, 헌정사 70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는 40대 대통령의 꿈이 요원하기만 합니다. (물론,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2명의 40대 대통령이 있기는 합니다만...)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후에라도 40대 대통령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 대학 도서관 어딘가에서 존 F 케네디와 같은 엄청난 학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학생이 있어야 하고, 대학 학보사 편집자 중 누군가는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니며 기록을 세우고 있어야만 합니다.


왜 미국에서는 이러한 인물들이 주기적으로 배출되어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그러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요? 저는 ‘원칙’이 갖는 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사논문이라 할지라도 치열하게 공부하여 준비하고, 이를 엄격하게 심사하는 원칙이 확립되었냐 아니냐가 그러한 차이를 가져왔지요. 학사학위 논문이라는 것이 졸업을 위해 단지 형식만을 갖춘 창의성이 전혀 없는 글이어도 된다는 ‘관행’이 ‘원칙’을 항상 무력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니 치열함도 없지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정치권은 2030세대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청년 비례대표라는 제도를 만들어 2030 국회의원들을 몇 명 배출했습니다. 연고주의, 정실인사, 기득권 중시 등 관행적 요소를 타파하고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어 전문성과 참신성을 갖춘 인재를 공천했더라면 그 중에서 최소한 몇 명의 2030세대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잘못된 관행 때문에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두고, 원칙을 보다 철저하고 엄격하게 지킬 생각은 안 하고 또 하나의 편법과 이벤트를 통해 시선을 돌린 대표적 사례지요. 이러한 작위적 방법이 아닌 스스로의 경쟁력과 치열함으로 대한민국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청년 정치인이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자생적으로 나왔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록 저는 알고 있지 않지만, 지금 이 순간 어딘가의 대학 도서관과 학보사에서 먼 훗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제 2의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가 초롱초롱한 눈빛과 타오르는 열정을 갖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기대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옆에서 매의 눈을 갖고 엄정하게 원칙을 적용하고, 그러한 원칙이 갖는 힘을 제자들이 온 몸으로 깨우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교수님들이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우리 대학생들과 청년들의 꿈과 용기가 많이 지치고 힘겨워하는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출처 :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850&table=byple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