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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친일’ 홍영표 셀프디스 vs 김무성 묵언수행

irene777 2015. 8. 14. 14:22



‘친일’ 홍영표 셀프디스 vs 김무성 묵언수행

홍영표 의원, 조부의 친일행적 공개사죄… 정치권에 잔잔한 파문 일으켜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5년 8월 12일 -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이 자신의 조부가 친일파였다고 고백한 것이 하루 종일 뜨겁다. 지지하는 측은 조상의 일을 고백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큰 용기를 내서 고맙다는 입장에서부터, 그렇다고 조부의 친일행적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고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고백의 진정성이 있다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 이미지 출처 : 홍영표 의원 페이스북   ©임두만 



그러나 홍 의원의 이 같은 행동은 친부가 친일파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겐 상당한 충격을 줬을 법도 하다. 그리고 현재 새정치연합이 당도 자기도 다시 태어나는 것을 각오하는 자기 디스 운동이 한창인데 홍 의원의 이 행동을 가장 임팩트가 큰 자기디스이므로 추후 소속의원들이 어떤 자기디스가 나올 것인지도 관심이다.


이미 많은 언론들이 홍 의원의 페북글을 토막토막 인용하며 기사를 전송한 관계로 아래 전문을 싣는다. 잘라서 사족을 붙이는 것은 홍 의원의 진심을 곡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홍 의원은 최근 한국독립유공자협회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이미지출처 :홍영표 페이스북   ©임두만



‘아니 좀, 웃으세요.’


2013년 11월, 생존 애국지사 모임인 한국독립유공자협회 임우철 회장님께서 대표해서 주신 감사패를 받을 때 사진입니다. 촬영하던 분은 제 속내를 모르고 웃으라 했지만, 저는 웃을 수 없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친일부역자들의 명부인 친일인명사전, 제가 그 사전에 올라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의 손자이기 때문입니다.


친일파의 후손인 제가 민족 앞에 사죄하는 길은 민족정기사업에 더욱 매진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고 독립유공자 어른들과 후손들도 자주 뵙습니다. 그러나 저 사진촬영 때처럼 그분들 앞에서 웃을 수가 없습니다.


‘조부의 죄지, 태어나지도 않았던 네가 무슨 죄냐’고 위로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렇게 제가 민족정기사업으로 칭찬을 받을 때는 거리 한복판에 벌거벗고 서 있는 것 같은 부끄러움에 그 자리를 피하고만 싶습니다.


사법적 연좌제는 없어졌다 해도 일제식민지배에 대한 국민들 가슴 속 분노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사실을 밝히며 사죄하고 반성하는 것이 자손인 저의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제 인터뷰가 나오기 전에 공개적으로 사죄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하순, 친일후손의 오늘을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준비한다는 한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할지, 무척이나 망설였습니다.


‘그냥 지금처럼 조용히 하던 일을 해가면서 용서를 구해도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부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 오히려 더 화를 부를지 모른다’는 주변의 걱정까지…인터뷰 전날 잠을 설치고 아침까지도 망설이다 결국 인터뷰를 했습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후손, 용서를 구하는 후손으로 사는 것이 그나마 죄를 갚는 길이라 생각하고 용기를 냈습니다.


저는 그 날을 잊지 못 합니다. 제가 참여정부에서 일할 때 큰 집 형님들이 갑자기 찾아오셨습니다. 친일인명사전에 조부가 등재되었다며 이의제기를 하자고 자료들을 들고 찾아오셨던 것입니다. 크게 놀랐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때까지 저는 제 조부가 몰락했지만 한 때 나눌 줄도 알던 넉넉한 지주였고 고창고등보통학교 설립에 참여한 교육자로 알았습니다. 형님들이 가져오신 자료들을 보며 어떤 사정이 있었건, 교육자로 선행을 했던,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고 부역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친일행위라고 말씀드리고 형님들을 돌려보냈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 청춘을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자동차회사 용접공으로 노동운동에도 참여했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단 한 번도 일제의 만행을 옹호하지 않았고 일본의 현대사 왜곡과 제국주의 부활에 동조하지도 않았으며 조부로부터 그 어떤 자산물림이나 부의 혜택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건 제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아버지는 서울대 법대에 재학하며 법조인의 꿈을 키우다가 이 사실을 알고 20대에 스스로 낙향해 평생 후학을 가르치며 사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재작년 작고하셨을 때 독립유공자 어른들께서 조문을 오셨습니다. 독립유공자 어른들의 조문을 받으시는 아버지의 영정을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아버지, 이제는 마음이 좀 편하시나요?’


평생 속죄하면서 사셨던 아버지와 국회의원이 되어 민족정기사업에 힘을 보태는 아들이지 그래도 여전히, 잘 알고 있습니다. 민족 앞에 당당할 수 없는 저는 친일후손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부평은 일제 때는 병참기지로, 해방 후엔 미군기지가 연이어 주둔한 곳입니다. 구구절절 아픈 역사가 흐르는 이곳은 또한 독립운동의 거목 조봉암선생께서 처음으로 정계에 입문한 곳이며 부평 미군기지가 있는 땅이 자신들의 소유라며 친일파 송병준의 후손들이 소송을 제기했을 때 ‘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 특별법’으로 지켜낸 곳이기도 합니다.


당시에 저도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서명에 나섰습니다. 거리에서 친일파들의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고 시민들께 서명을 부탁드렸습니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계속 민족정기사업에 나서다보니 독립유공자 어른에게 감사패를 받기까지 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그 보다 먼저 어쩔 수 없는 친일후손으로서 운명같이 제가 할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년 3.1절, 광복 70주년인 이번 8.15광복절이 다가올 때는 솔직히 부끄럽고 어디론가 숨고 싶지만, 그럴수록 부끄러움을 아는 후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냅니다. 더 질책 받고, 그래서 더 민족정기사업에 정진하며 살아야한다고 다짐합니다.


조부의 친일행적에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피해를 입고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거듭 용서를 구합니다. 저 역시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제가 조부님을 선택할 순 없는 일이겠지요. 앞으로도 평생, 민족정기사업에 더욱 힘을 바치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일제강점기 친일파의 행적들은 잊지 마시되, 그 후손은 어떤 길을 걷는지 지켜봐주십시오. 저는 조부의 행적을 원망하지만 조국을 더 사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광복 70주년 8월 10일

국회의원 홍영표 올림




홍 의원의 이 글에는 이런 댓글들이 달려있다.


- Hyun-seung Kim : 용감한 당신, 당신이 미래형이다..


- 김대중 : 그럼 무대와 닭은 왜 모른 척 하나요? 그럼 있던 것이 없어지나요,? 분명히 무대가 소설 쓰기 전에 고백 너무 좋아요 그리고 고맙네요.


- 이승현 : 그게 페어플레이지 암~~그래야 조금이라도 떳떳하지요. 당신의 용기와 양심 과 상식을 이해하려 하고 용서 하려합니다. 조심히


- E Goun Jo : 짝짝짝~고마운 용기입니다^^


- 이희빈 : 이 민족들은 그 해답을 찾으시려면 시급하게 사법정화를 해야 할 것이기에 힘을 모아 집중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께서 들르시어 이 글의 조회 수가 말해주고 있으니 들러 보시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역사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동안 이 땅의 역사가 끊어져서 맥을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땅에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배우고 가르친 무리들이 오 죽 하겠습니까? 또다시 그러한 무리들에게 수난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 민족들은 시급하게 사법 정화를 해야 합니다. 러시아 비밀 문서로 밝혀진 명성 황 후 최후의 날 이 시각 현재 조회 382,590 명을 넘어서...http://cafe.daum.net/gusuhoi/KucF/950


- 김용운 : 고맙습니다 ^^


- 박지영 : 오늘 “친일과 망각” 뉴스타파 영상을 보고 속이 너무 상하고 이거 정말 이 나라에 친일청산이란 말 자체가 모순같은 단어는 아닐까? 염려되고 열 받았는데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버님 얘기는 안타깝네요. 모두가 홍영표의원 같으면 좋겠지만… 얼빠진 친일 후손들은 솔직히 일본으로 갔음 좋겠더라고요. 조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닌데도 말이져....



한편 이 뉴스가 보도된 포털 네이버의 댓글에는 이런 악성 종류도 있다.


- skat****

오리발...친일파 후손들 쪽팔리쥐?


- pete****

솔직히 국회의원직 물러나야 되는 거 아니냐


- vine****

OO같은 설래발 여기가 왕정이냐 연좌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 하여간 개주접은


- seou****

할복은 못하시죠? ..................


하지만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에도 이런 악성 댓글보다 선의의 댓글들이 많은 것은 홍 의원의 이번 고백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대응이 매우 주목되고 있다. 그의 추후 행보는 현재 그가 하고 있는 극 보수행보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어서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