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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정교과서, 집필진 구성이나 할 수 있으려나?

irene777 2015. 10. 22. 03:53



국정교과서

집필진 구성이나 할 수 있으려나?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역사를 거슬러 가는 행위’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5년 10월 15일 -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국정교과서’란 말 대신에 ‘올바른 교과서’라는 명칭을 붙여가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으나 그 같은 여론몰이가 효과를 얻고 있지 못하다. 특히 교과서 집필진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도 불투명하게 흐르고 있다.




▲ KBS 뉴스 화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밝혀진 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교수 등 국내 대학의 역사학 및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은 잇달아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 참여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한국근현대사학회’도 단일 교과서 집필 불참을 선언했다.


15일 한국근현대사학회는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역사를 거슬러 가는 행위”라는 성명을 내고 “학회 모든 회원은 어떤 형태든 단일 교과서 집필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한국근현대사학회에는 독립운동사, 경제사, 정치사 등 500여 명의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들이 회원으로 속해 있다. 따라서 이 단체의 교과서 집필거부 선언은 그 자체로 임펙트가 크다.


사실상 정부가 역사교과서를 죽정화 하면서 단일 교과서로 편찬하려는 목적은 근현대사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진보 보수진영은 사활을 걸고 팽팽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근현대사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 일제 강점기 이후 1980년대까지다. 친일사관, 독재, 쿠데타 등을 놓고 보수와 진보진영은 팽팽하게 부딪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련 전공의 학자들이 정부주도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란 쉽지 않다. 때문에 상당수 학자들이 불참 선언에 동참한 것이다. 정부의 역사 교과서 단일화 방침이 굳어진 뒤 곧바로 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4명, 고려대 역사 및 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도 국정화에 반대하며 집필 거부를 밝혔다. 그리고 이 선언은 전국의 대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연세대 사학과 전임교수 13명 전원이 가장 먼저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처신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집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어서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도 14일 성명을 내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 회귀에 반대해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들을 비롯해 전국 대학에서 집필 거부를 선언한 교수들만 14일까지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국정 교과서에 대한 학계의 여론이 계속 나빠지자 국정화에 찬성하는 보수 성향의 교수들조차 집필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따라서 단일 교과서 개발·편찬 업무를 맡은 국사편찬위원회는 역사교과서 집필진을 구성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집필진 구성에 난항을 겪게 된 교육부는 집필진 명단 공개를 두고도 고민에 빠졌다. 애초 국사편찬위원회는 집필진이 확정되면 명단을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침에 따라 교과서 집필진 명단이 공개되면 참여 학자들은 산당한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여론에서 집필에 참여하는 학자들은 네티즌들에게 순식간에 모든 신상이 털리면서 엄청난 ‘웹청문회’ 고초를 겪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이 교과서 집필진 명단에 오른다는 것은 결국 이런 신상털이도 각오하는 것인데 이를 감당하면서 논란의 한 가운데 서겠다고 결심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정부고시가 시행된다고 해도 교과서가 되어 시중에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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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