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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광우병…안철수…세월호…국정화…무엇이 더 필요합니까?

irene777 2015. 11. 9. 01:10



광우병…안철수…세월호…국정화…

무엇이 더 필요합니까?


이진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KPCC) 소장


- 진실의길  2015년 11월 9일 -




2승29패...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2004년 탄핵사태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152석)을 차지한 이후 치러진 2번의 대선, 2번의 총선, 3번의 지방선거, 그리고 24번의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통합민주당/열린우리당 포함)이 기록한 승패입니다. 그나마 거둔 2승(2009 10월 재보선, 2010 지방선거)조차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동정표가 쏟아져 나온 것이죠. 아마 세계 정당 역사상 이토록 오랜 기간 처참하게 패배했는데도 계속해서 정당으로 살아남은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 것입니다.


야당이 워낙 불리한 정치지형에서 선거를 치렀다고 변명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큰 사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김선일씨 피랍(2004년), 삼성 X파일(2005년), 태안 원유 유출(2007년), 미국산 소고기 파동(2008년), 세종시 수정안(2009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2011년), 안철수 돌풍(2012년), 세월호 참사(2014년), 국정화 고시(2015년) 등 주도권을 쥐고 나갈 수 있는 이슈들이 연달아 터졌음에도 유권자들은 이들의 손을 끝내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자신들이 잘해보겠다고 선거를 치루는게 아니라 상대방이 나쁘니까 자신들을 찍어달라는 거(이른바 정권심판론)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보였고, 민생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정치공학(야권연대 및 빅텐트)에만 매달림으로써 정책정당으로서의 신뢰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국정화 고시 이후 야당의 행태도 전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이들은 마치 국정화 반대 주장만 계속 펼치기만 하면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는 따논 당상이라는 집단적 최면에 걸려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그동안 30번 넘게 선거마다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와서 딱 두 번밖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는데, 이번 만큼은 결과가 다를 거라구요? 30번 타석에 들어서서 두 번 안타를 때렸으면 3할 타자가 아닌 6푼 타자이고, 감독이었다면 승률 6푼 감독인데, 과연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팀이나 타자가 계속 타석에 들어서고 경기에 임할 수가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들의 문제점은 그 책임을 바깥으로 돌린다는 것이지요. 국정원 댓글 때문이다…전자개표 부정 때문이다…안철수가 뛰지 않아서다… 심지어는 유권자들의 수준과 도덕성이 낮아서 상대 후보를 찍었다…까지. 물론,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30번 가까이 계속 패배했다면 단 한 번이라도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서 찾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들이 핑계 댈 수 있는 조건과 이유들이야 앞으로도 계속 쏟아져 나올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만큼은 과거와 다르게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도대체 뭘 믿고 들어줘야 한다는 것입니까? 안 그런가요?


사실관계를 바로잡자면, 정말로 성을 내야 할 사람들은 야당과 그 골수 지지자들이 아닌 그 동안 야당을 묵묵히 지지해왔던 유권자들입니다. 언제나 승률 4할 언저리에 있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는 팬들에 대해 많은 야구팬들이 안스러움과 짠함을 느낍니다. 10년 동안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데도 불평불만 없이 팀을 응원하며 격려해왔기 때문이죠. 그런 그들도 작년에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감독 중 레전드인 김응용 감독을 퇴진시키면서까지 김성근 감독을 모셔올 것을 요구했지요. 그래서 한화그룹은 거액의 계약금을 주고 감독도 모셔오고, 특급 FA도 잡고 본격적인 팀 리빌딩에 나섰지요. 그 결과 올해는 꼴찌가 아닌 6위를 했구요. 그런데 대한민국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승률이 6푼으로 1할 근처에도 못 갑니다. 그것도 10년이 넘도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도 선수도 그대로 변함없이 있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파동 당시에도 야당은 주도권을 잡지 못했습니다. 광우병 소고기 수입에는 반대하지만 한미 FTA는 어쩔 수 없다는 어정쩡한 자세 때문이었지요. 안철수 돌풍이 거세게 불었을 때에도 이들은 국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안철수를 끌어내리고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야당으로서 강력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대해 야당이 당력을 집중해서 이를 밝혀냈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거의 들어본 바가 없습니다. 오직 여당을 비판하는 데에만 올인했죠.


그러는 사이에 이제 국민들의 인내심도 서서히 바닥을 향해 갔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론이 들끓었고,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형편이 없어서 미덥지 못함에도 눈물을 머금고 또다시 찍어주기를 30여 회, 그리고 10년간… 이러고도 지치지 않을 국민과 당원들이 과연 지구상의 존재할 수 있을까요? 호남에서 문재인 대표 지지율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보다 더 낮게 나오고, 국정화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20% 이상 높음에도 도리어 야당 지지율이 여당보다 15% 이상 낮게 나오는 것에 대해 과연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기다려주고 또 눈물을 머금고 자신들을 지지해달라구요? 양심이 있으면 그렇게 이야기 못할 겁니다.


문재인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친노 정치인의 눈에는 모든 것이 오로지 도구로만 보이는 듯합니다. 안철수도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도구였고, 미국산 소고기 파동 당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들도 자신들의 승리를 위한 도구이고, 국정화 반대를 외치며 광화문으로 뛰어나온 중고생들도 자신들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구요? 그렇다면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는 절대 패배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각오, 다짐, 서약은 있습니까? 아니면 그냥 속는 셈 치고 이번 한 번만 또 찍어달라는 겁니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드시 백지화 시켜야 하기 때문에 우리들을 믿어주고 우리들을 따라와달라구요? 그건 잘못된 논리지요. 승률이 6푼밖에 되지 않는 정당과 대표이기에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감독도 새로 영입하고, 선수도 새롭게 구성하고, 승리 전략도 새롭게 짜야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대선도 승리하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백지화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책임정치이고, 국민을 도구가 아닌 하늘로 받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입니다. 문재인 대표와 친노 정치인들은 더 이상 댓글 타령하지 말고, 부정선거 타령하지 말고, 처절하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제발 이번 한 번만이라도 자신들이 정치인이 아닌 한 아이의 부모고, 한 청년의 형제고, 어려움에 처한 한 사람의 이웃이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기 바랍니다. 당신들의 오랜 숙원인 선거 승리와 정권 탈환의 제물로 바쳐지기에는 그동안의 희생과 피눈물이 너무 아깝습니다. 광우병…안철수…세월호…국정화…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합니까? 이렇게 많은 희생을 치루고도 또다시 실패하면 과연 우리는 광화문에서 추위에 떨며 피켓을 들고 있는 저 천진난만한 학생들에게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학업을 잠시 접고 세상을 향해 스스로를 던지듯이, 문재인 대표와 친노 정치인들도 정치공학을 잠시 접고 세상을 향해 스스로를 던지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그동안의 패배와 무능을 국민에게 속죄하는 길일 것입니다.



<출처 :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897&table=byple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