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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한 나라의 제임스

irene777 2016. 4. 5. 14:38



이상한 나라의 제임스

이번 총선에서 제3의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이진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KPCC) 소장


- 진실의길  2016년 4월 1일 -




하이마트에 냉장고를 사러 갔습니다. 그런데 S사 제품과 L사 제품만 있고, 가격도 모두 200만 원 대가 넘는군요. 더욱 가관인 것은, 일단 구매하고 나면 디자인과 기능에 불량이 있더라도 A/S도 안 되고 환불도 안 된답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쇼핑 나온 다른 손님에게 물었더니, 누구는 무조건 S사 제품을 사야 한다고 하고, 다른 누구는 무조건 L사 제품을 사야 한다고 합니다. S사 제품을 오래 썼는데, 불편한 게 있어서 L사 제품을 알아본다고 했더니, S사 제품을 권했던 손님이 손가락으로 삿대질하면서 “지조가 없다”고 도리어 욕설을 퍼붓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영업했다가는 당장 하이마트가 문을 닫아야 하고, 오직 200만 원 대 두 가지 제품 중에서만 고르겠다고 하는 손님도 없기 때문입니다. 비록 디자인과 품질이 조금 미흡할 수는 있지만 필요한 기능 몇 가지를 갖추고 30~40만 원 정도 하는 중하위 메이커 제품을 사는 손님도 제법 많은 법이죠.





이쯤 되면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눈치 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맞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정당 이야기입니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히기 위해서는 상위 메이커 뿐 아니라 중하위 메이커와 중소기업 제품까지 골고루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에게 딱 맞는 성능과 가격대를 갖춘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치죠.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것이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오로지 두 개의 메이커 밖에 없는데도, 정작 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소비자들끼리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다가 우연찮게 중하위 메이커와 중소기업 제품이 나오면 S사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까 L사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까 걱정하기 바쁩니다. 그것은 이모 회장과 구모 회장이 걱정해야 될 사안이지 소비자가 결코 걱정할 사안이 아닌데도 말이죠. 생각하면 할수록 황당합니다.


S사 시장점유율이 올라간다고 해서 그것을 구입한 소비자의 이익이 극대화되지는 않습니다. 내가 구입한 제품이 점유율 1위이면 기분이 좋고 자부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것이 소비자의 만족도를 충족시켜줄 때의 이야기입니다. 품질도 엉망이고 A/S도 엉망인데 가격까지 터무니없이 비싸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과감하게 회초리를 들어야 마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제3의 정당(국민의당, 정의당, 민주당, 녹색당, 민중연합)은 물론,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에 대해 의미 있는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당 체제를 억지로 지속시키기 위해 이들을 억압하고 때려잡는 것보다는 이들이 원내에 최소한의 교두보를 만듦으로써 기존 기득권 정당들의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 유권자를 위해 훨씬 더 좋은 일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는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제품을 합리적으로 고르는 소비자이지, 제품을 강매하는 영업사원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언제까지 우리의 본래 위치를 잊어먹고 그들 농간에 놀아나시겠습니까.


이번 총선에서 제3의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출처 :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974&table=byple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