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예술의 독립성을 둘러싼 분쟁으로 아시아 영화제 교착상태에 빠져
- 정상추 / 뉴스프로 2016년 5월 4일 -
뉴욕타임스, 예술의 독립성을 둘러싼 분쟁으로 아시아 영화제 교착상태에 빠져
– 영화인들,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거부 선언
– 집행위원장 자리 놓고 영화제 준비위와 부산시의 팽팽한 신경전
– 예술가들 완전한 자율권 없고 박 정권 하에서 표현의 자유 오히려 억압당해
– 한국영화산업, 재벌의 영향력 행사로 다양성 잃고 흥행성 영화들만 범람
뉴욕타임스는 2일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가 정부의 간섭에 항의하려는 영화인들이 영화제 참여 거부를 선언하면서 위기를 맞은 것과 재벌에 의해 독점되다시피한 한국 영화 산업계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했다.
기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작업에 실패한 정부를 비난한 영화 “다이빙 벨” 상영문제를 놓고 시작된 영화제 준비위와 부산시 사이의 불협화음으로 2016년 부산국제영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영화인들은 부산영화제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한 영화제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나섰으며 집행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영화제 준비위원측과 부산시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한국에서 영화예술산업이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들이 완전한 자율권을 갖기란 힘들며 군사독재자의 딸인 박 대통령 하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제되고 있다는 사람들의 우려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한 영화평론가의 말을 인용하여 재벌이 영화제작과 극장상영을 장악함으로써 한국영화산업이 점점 다양성을 잃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부산영화제가 그나마 다양한 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영화제중 하나로 해외 영화인들이 부산시장에게 영화제의 예술적 독립성을 존중해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하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뉴욕타임스 기사 전문이다.
번역 감수 : 임옥
기사 바로가기 ☞ http://nyti.ms/24u1mU2
Feud Over Artistic Independence Threatens Asian Film Fest
예술의 독립성에 대한 분쟁이 아시아 영화제를 위협해
By THE ASSOCIATED PRESS
MAY 2, 2016, 2:06 A.M. E.D.T.
SEOUL, South Korea - The future of Asia’s largest, most-awaited film festival is in question as local filmmakers threaten to boycott the red carpet over what they view as government interference.
한국 서울 – 한국의 영화인들이 정부의 개입에 항의해 부산영화제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모든 사람이 기다려온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가 기로에 놓이게 됐다.
Officials of the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say the feud between organizers and the host city Busan, its largest financial sponsor, started two years ago when the festival’s program displeased government officials.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은 2년 전 시정부 관계자들이 영화제 프로그램에 불만을 가지며 영화제 준비위와 최대 후원자인 부산시 사이의 불화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Their biggest objection was over the film, “Truth Shall Not Sink With The Sewol,” which excoriated South Korean authorities for botching rescue operations during a ferry disaster that left 304 people, mostly high-school students, dead or missing.
가장 큰 불만은 영화 “다이빙벨” 때문으로 이 영화는 대부분 고등학생인 304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이 되었던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작업을 실패한 것에 대해 정부를 비난했다.
Festival organizers defied Busan Mayor Suh Byung-soo’s request they not screen the documentary, and “That’s where all the problems started,” Kim Ji-seok, its executive programmer, said in an interview.
영화제 조직위는 이 다큐멘터리를 상영하지 말라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요청을 거부했고, “그것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다”고 수석 프로그래머인 김지석 씨가 인터뷰에서 밝혔다.
Kim and other festival organizers and filmmakers say authorities retaliated, with the central government slashing its budget for the event last year by half. The city ordered an audit, which found misuse or unexplained uses of some of the festival’s budget, and filed a complaint against festival director Lee Yong-kwan. Lee, whose term ended in February, is under investigation for allegedly providing 474 million won ($416,800) as commission fees to brokers without proper documentation.
김 씨와 다른 영화제 준비위원들, 그리고 영화제작자들은 시 정부가 작년에 영화제 지원금을 반으로 삭감하는 식으로 보복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감사를 실시해 남용되거나 이유가 불명확한 지출을 발견했고 2월에 임기가 끝난 위원장 이용관 씨를 고소했으며, 이 씨는 적절한 서류작업 없이 중개인에게 4억7천4백만 원을 수수료로 지급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The Busan festival premiers films from novice Asian directors and has often spotlighted major new talent, including Venice Film Festival Golden Lion winner Jia Zhangke. For the past 20 years, moviegoers and industry officials have watched Busan, hoping to discover Asia’s next-generation Wong Kar Wai or Ang Lee.
부산영화제는 신인 아시아 감독들의 영화를 첫상영하고, 베니스 영화제 금사자상 수상자인 지아 장커 감독 같은 재능있는 새로운 영화인을 종종 발굴했다. 지난 20년 동안, 영화애호가들과 영화산업 종사자들은 아시아의 차세대 왕가위나 이안 감독을 발견하기를 기대하며 부산영화제를 주목해왔다.
The call to withdraw the movie was “a violation of freedom of expression,” Kim said. “It’s no different from censorship. It is unthinkable to censor a film festival.”
Officials say the screening of the ferry disaster film in 2014 was not the reason for the festival’s audit, which they say will help ensure its long-term viability. The city approved a 6 billion won ($5.2 million) sponsorship for this year’s festival, level with last year.
다이빙벨 상영을 취소해달라는 요구는 “표현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것은 검열과 마찬가지이고 영화제에서 영화 검열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김 씨는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2014년 다이빙벨 상영이 감사의 이유는 아니며, 감사는 영화제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올해 영화제에 작년과 같은 수준인 60억 원의 후원금을 승인했다.
Ahead of the Oct. 6-15 annual event, when they should be focusing on scouting new talent and viewing film submissions from around the world, city and festival officials are deadlocked over how to reform the festival’s management.
10월 6일-15일에 있을 이 연례행사를 앞두고,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 세계 각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시기에 시와 영화제 관계자들은 영화제의 운영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를 놓고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The two sides are feuding over who should succeed the Busan mayor as the festival’s executive chairman. Usually, the mayor gets that post due to the city’s role as the event’s biggest sponsor. But filmmakers want someone from the industry to be in charge.
양측은 누가 부산 시장을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 될 것인지를 다투고 있다. 영화제의 가장 큰 후원자로서의 부산시의 역할 때문에 보통은 부산 시장이 그 자리를 맡는다. 그러나 영화제작자들은 영화 산업계의 누군가가 그 지위를 가지게 되기 원한다.
Each side has a big stake in the festival and wants greater control.
양측 모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고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한다.
Kim, a co-founder of the 21-year-old festival, says it cannot continue if financial sponsors and politicians meddle with the movie selections. In March, local film professionals issued an ultimatum, threatening to boycott the event unless the mayor resigns and, among other things, unless the festival’s rules are amended to ensure its independence.
올해로 21년째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 창설자인 김 씨는 재정 후원자들이나 정치인들이 영화 선택에 개입한다면 이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말한다. 3월 한국 영화인들은 부산시장이 퇴진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영화제 정강이 영화제의 자율성을 보장하도록 수정되지 않는다면 영화제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경고하며 최후통첩을 했다.
“If the Busan city government still believes that they ‘own’ the festival just because they are the biggest sponsor … none of the Korean film community will be attending this year’s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associations of Korean film producers and filmmakers said in a joint statement.
“만일 부산시가 가장 큰 후원자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그 영화제를 ‘소유’하고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면… 한국 영화계의 누구라도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국영화프로듀서협회와 한국영화제작자협회 연대는 공동선언문에서 밝혔다.
South Korean leaders view the entertainment industry as a lifeline for Asia’s fourth-largest economy that can help offset the weakness of traditional economic heavyweights such as shipbuilders and steelmakers. The blockbuster success in China of “The Descendants of the Sun,” a military romance Korean drama which ended in April, is viewed as a cultural exports success story.
한국의 지도층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아시아 4대 경제국인 한국에서 조선과 제강산업과 같은 전통적인 중공업의 취약점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생명선으로 여긴다. 4월에 종영된 군대 로맨스인 한국 드라마,“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은 문화수출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But the authorities are less enthusiastic about allowing artists a free rein when it comes to contentious topics like the ferry catastrophe. Despite the growing economic and regional clout of the Korean entertainment industry, some worry that freedom of expression is being crimped under President Park Geun-hye, the daughter of a military dictator.
그러나 관계당국은 세월호 참사와 같이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주제일 경우, 예술가들에게 완전한 자율권을 허용하는 일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일부에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제적 그리고 지역적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독재자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 하에서 표현의 자유는 억제되고 있음을 우려한다.
“It’s easy to forget that South Korea is still a very young democracy. Creative freedom for artists and filmmakers has been mostly achieved over the past few decades, but it is still a work in progress that at times needs to be defended,” said Darcy Paquet, a Seoul-based film critic.
“한국은 아직도 매우 어린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잊기 쉽다. 예술가들과 영화제작자들에 있어 창작의 자유라는 것은 대부분 지난 이삼십 년 동안 이루어졌지만,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이고 때로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서울에서 활동하는 영화비평가 다아시 파켓은 말했다.
While Park’s government is championing “cultural enrichment,” Nemo Kim, a film critic and lecturer of contemporary Korean culture at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says the local theater scene is growing less diverse, with big conglomerates, or “chaebols,” gaining influence.
한국외국어대학 김네모 한국외국어대학 현대한국문화 강사이자 영화평론가는 박근혜 정부가 “문화 융성”을 옹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방 극장계는 대기업, 혹은 “재벌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며 점점 다양성을 잃고 있다고 말한다.
The Busan festival is one of the few places where South Korean moviegoers can watch both big-budget and small-budget movies, she said.
김 씨는 부산영화제는 한국 영화 애호가들이 대규모 예산과 소규모 예산을 들인 영화들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화제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Several arthouse cinemas have shut down mainly due to changes in government subsidy policies. Blockbusters produced and distributed by chaebol-driven companies are the mainstays at Korean theaters, most of which are multiplex chains also run by chaebol companies,” Kim said.
“몇몇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들은 주로 정부 보조금 지원 정책들의 변화로 문을 닫았다. 재벌기업들에 의해 제작되고 배포되는 흥행성 영화들이 역시 재벌 기업들에 의해 운영되는 멀티플렉스 가맹점들인 한국 극장가에서 주류를 이룬다”고 김 씨는 말했다.
Many in the global film industry are concerned: In February, 114 cineastes including 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director Thierry Frémaux sent an open letter to Busan’s mayor urging him to respect the film festival’s artistic independence.
세계 영화 산업계의 많은 인사들이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칸느국제영화제 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를 포함한 114명의 영화인들이 부산시장에게 영화제의 예술적 독립성을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Every year I can see about 100 world premieres in the festival, also from smaller countries in the region, films I would not have seen if I wasn’t coming to BIFF,” said Freddy Olsson, a programmer at Gotebor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the largest film fest in Northern Europe.
“매년 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00편 가량의 시사회를 볼 수 있고, 이중 일부는 아시아의 보다 작은 나라들에서 출품한 영화들로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오지 않고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그런 영화들이다”라고 북유럽에서 가장 큰 영화제인 예테보리 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머인 프레디 올슨은 말했다.
Olsson has introduced Asian films he discovered in Busan to European audiences, including an earlier work by South Korean filmmaker Yeon Sang-ho, whose latest movie, “Train To Busan” was invited to the Cannes Film Festival this year.
올슨은 한국 영화제작자인 연상호의 초기 작품을 포함해 자신이 부산에서 발견한 아시아 영화들을 유럽의 관중에게 소개해왔다. 연 감독의 최신 영화 “부산행”은 올해 칸느영화제에 초대받았다.
“With all my heart I really hope that the conflict can be solved and that I in October can visit the good old, independent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갈등이 해결되기를, 그래서 오는 10월 그 좋았던 예전의 독립적인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할 수 있기를 정말, 진심으로 희망한다.”
[번역 저작권자: 뉴스프로, 번역기사 전문 혹은 일부를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십시오.]
<출처 : https://thenewspro.org/?p=19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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