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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987년 양김과 2017년 문·안의 선택, 같을까 다를까

irene777 2016. 10. 3. 19:03



<성한용의 정치막전막후 96>


1987년 양김과 2017년 문·안의 선택, 같을까 다를까


- 한겨레신문  2016년 9월 22일 -




야권분열로 정권교체 실패 가능성 잇단 경고

민병두 의원, 분권형 개헌 매개 역단일화 가능성 제시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칼 마르크스의 말입니다. 풀이하자면 “성찰과 반성이 없는 경험은 비극적 상황을 받아들이는 감각만 무디게 만들어 반복된 역사를 희극으로 만든다”는 정도의 의미일 것입니다. 좀 어렵죠?


갑자기 이 말이 떠오른 것은 1987년의 정치 상황과 30년 뒤인 2017년의 정치 상황이 비슷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입니다. 야권에서는 문재인-안철수 등 유력 야권후보의 분열로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 6월 항쟁으로 무르익은 민주화에 대한 기대는 야권의 분열로 물거품이 됐다. 동지였던 김영삼과 김대중은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으로 갈라섰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태우는 국민이 직접 뽑은 첫 대통령이 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1987년 얘기를 먼저 해보겠습니다. ‘6월항쟁’은 시민혁명이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신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과 치열하게 싸워서 마침내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이루어냈습니다.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김대중 양김씨가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양김씨는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싸우다가 결국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의 후계자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6월항쟁에 나섰던 수많은 학생, 노동자, 시민들이 넋이 나갈 정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정국을 노태우 후보가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회고록을 찾아보았습니다.


“비록 외형적으로는 김영삼 총재가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김대중 상임고문이 이를 돕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미묘하고 복잡했다.


김대중 고문의 입장에서는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고 사면·복권된 상태였으므로 자신이 잃었던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었다. 따라서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모든 영광을 김영삼 총재에게 돌릴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 역시 김대중 고문이 포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수십년간 야당을 함께 하면서도 협조보다는 경쟁과 대립의 관계로 지내왔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를 단일화하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도 많은 지식인, 특히 군부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었다.


결국 예상했던 대로 1987년 10월28일 김대중 고문은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김영삼 총재와 결별을 선언하고 평화민주당을 창당했다. 사실상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당시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역의 정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한이 맺혀 있을 정도였다.


한편 김종필씨는 1987년 10월30일 구공화당 세력을 업고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했다.


이렇게 해서 13대 대통령 선거 판도는 ‘1노3김’으로 굳어져갔다.”




▲ 1990년 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가운데)과 김영삼 민주당 총재(왼쪽), 김종필 공화당 총재(오른쪽)가    

  청와대에서 긴급 3자회동을 갖고 민정, 민주, 공화 3당을 주축으로 신당창당에 합의했음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13대 대통령 선거의 후보별 득표율은 노태우 민정당 후보 36.6%,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28.0%,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 27.0%,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 8.1%였습니다. 어부지리(漁父之利), 방휼지쟁(蚌鷸之爭)은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일 것입니다. 민주화 세력 집권의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보낸 양김씨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3등을 한 김대중 후보가 훨씬 더 많은 욕을 먹었습니다.


양김씨의 후보 단일화 실패로 인한 전두환 신군부의 재집권은 그 이후 오랫동안 우리나라 정치를 비틀었습니다. 야당이었던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는 1990년 3당합당으로 노태우 대통령과 손을 잡았습니다. 변절을 한 것입니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결합했고 그 결과 영남패권지역주의가 출현한 것은 필연이었습니다. 1992년 대선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나선 김영삼 후보는 호남 포위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심지어 상황이 다급해지자 민주화 동지였던 김대중 후보를 색깔론으로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디제이는 정계에서 은퇴했다가 1995년 복귀했습니다. 1997년 대선에서 그는 디제이피(김대중-김종필) 연합이라는 호남-충청 지역연합으로 정권을 잡았습니다. 호남-충청 지역연합은 영남패권주의에 맞서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집권 이후 또다른 지역편중 인사의 폐해를 낳았습니다.


그 이후 2002년, 2007년, 2012년 세 차례의 대선이 치러졌지만 지역주의 투표 행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1987년 양김씨의 욕심에서 비롯된 후보 단일화 및 정권교체 실패, 그리고 그로 인한 지역주의의 망령이 30년 동안 한반도 상공을 배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두 사람 모두 고인이 됐지만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역사의 굴곡이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시의 그런 체험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일까요? 저는 문재인-안철수라는 두 정치인의 관계에서 김영삼-김대중이라는 두 정치인의 관계를 자꾸 떠올리게 됩니다. 일종의 기시감(데자뷰)입니다. 경쟁자이자 정적이고, 보완재인 동시에 대체재이기 때문입니다. 애증의 관계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지난 2012년 11월 6일 저녁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단일화 협상을 하려고 단둘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12년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를 놓고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협상을 벌였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극적인 막판 양보로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의 단일후보가 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배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을 희생하는 결단을 내렸는데도 그에게 돌아온 것은 ‘철수라서 철수만 한다’는 조롱이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합당이 이뤄지면서 문재인-안철수도 같은 정당에 몸담게 됐지만 두 사람은 화해하지 못했습니다.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문재인이 당 대표를 맡으며 두 사람의 갈등은 재연됐고 결국 해를 넘기지 못하고 안철수 의원은 탈당을 했습니다.


이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안철수의 관계가 다시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몇 장면만 간단히 복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문재인 세력의 지원을 받은 추미애 대표가 선출된 것은 8월27일이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다음날 광주에서 “지난 대선은 양극단 간의 대결이었으나 다음 대선은 양극단 대 합리적 개혁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를 ‘극단세력’으로 몰아붙인 것입니다.


그리고 추석연휴 직전인 9월11일 안철수 의원은 제주 강연에서 “내년 대선에서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간절함을 받아들이면서 노력하다 보면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맞받았습니다.


공방은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 사이에만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춘 의원은 부산에서 당선됐지만 이른바 친노무현이나 친문재인과는 거리가 있는 정치인입니다. 그가 추석 연휴 뒤 9월19일 기독교방송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습니다.




김현정> 단일화가 과연 되겠는가. 김영춘 의원 개인적으로 이 대선의 야권 단일화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김영춘> 저는 그 주자들의 의사와 상관 없이 만약 이번 대선에서 단일화가 안 된다면 그건 그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야당 전체가 역사에 죄를 짓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어떻게 하든 야권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적 열망을 실현시키는 그런 일을 성사시켜야죠.


김현정> 그런데 안철수 전 대표가 과연 단일화에 응할까요? 지난번에 단일화해서 안 좋은 기억이 있는데?


김영춘> 글쎄, 사람을 보고 단일화를 얘기를 하면 여러 불편한 게 많겠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 어떤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그런 사명이나 이런 게 있을 겁니다. 저는 제가 생각한 것은 지금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경제 위기가 조선, 해운 산업만이 아니라 지금 잘 나가고 있는 경제 영역에서도 앞으로 위기가 온다고 봐요. 이런 경제의 위기, 안보의 위기, 사회통합의 위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다음 대선에서 어떻게 하든 단결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합니다. 그런 열망을 담아서 차기 정부가 해야 될 일들을 쭉 정리를 하고 그 합의 속에서 단일화를 추구를 한다고 하면 저는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안철수 의원은 그날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를 방문했습니다. 기자들이 김영춘 의원의 발언을 전달하며 질문을 했습니다.




-김영춘 의원이 라디오에서 안 대표님이 내년 대선에서 단일화에 동의해 주시지 않으면 역사에 죄를 짓는거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안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건 오히려 지난 대선의 패배가 역사에 죄를 지은 것 아니겠습니까?”




김영춘 의원이 라디오에서 실제로 한 발언은 “단일화가 안 된다면 그건 그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야당 전체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자는 김영춘 의원이 “단일화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 대표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안철수 의원에게 전했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일화가 안되면 야당 전체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는 말과, ‘안철수 대표가 단일화에 동의하지 않으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기자가 싸움을 붙이기 위해 일부러 왜곡해서 전달했을 리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김영춘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오해로 인해 불필요한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장면을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세력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보수 성향의 재계, 관료, 언론 등이 야당의 집권을 어떻게든 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문재인과 안철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재결합을 저지하려 할 것입니다.


안철수 의원도 문재인 전 대표나 더불어민주당과의 재결합을 끝까지 거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박근혜와 문재인의 양강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신의 영역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7년 대선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반기문,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등 네 사람이 대통령 선거에 나선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지난 4·13 총선에서 각 정당의 득표율은 새누리당 33.5%, 국민의당 26.7%, 더불어민주당 25.5%, 정의당 7.2%였습니다. 이 수치를 그대로 적용하면 30%대의 득표율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대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결론입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요? 1987년 대통령 선거의 득표율은 노태우 36.6%, 김영삼 28.0%, 김대중 27.0%, 김종필 8.1%였습니다. 제가 처음에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라는 말을 꺼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가설은 현재의 3당 구도, 정의당까지 치면 4당 구도가 내년 대선까지 계속된다는 전제에서 성립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각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과 정당의 이합집산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다이나믹 코리아’에서는 언제나 ‘상상 그 이상’의 일이 벌어집니다.


정치 기획과 선거 전략에 탁월한 역량을 갖고 있는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이 최근 ‘대선 시나리오’라는 글을 썼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정국의 변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해 소개합니다.




※ 대선이 다가오면서 상상력을 동원해 몇가지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원체 소설같은 얘기들이라 관심도 없고 읽어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추석연휴 중에 들어본 친박이 생각하는 시나리오가 께름칙하다. 그 후에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들은 퍼즐을 맞춰주고 시나리오를 진화시켰다. 이것도 하나의 상상이고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거론될 분들은 불쾌해 하지 않으시기를...



1) 새누리당의 경우


우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친박 무등을 타고 귀국하자마자 입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빨리 무너질 것이라는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반기문 총장은 선진국 수준의 정치 변화를 요구하면서 제3지대에 머물거나, 새누리당의 해체 수준의 개혁을 요구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이 유승민 의원, 남경필 지사, 원희룡 지사이다. 그들이 반기문 총장을 꺾고 결선으로 진출할 경우 파란의 주인공이어서 강력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추론이다, 물론 지지율 2% 후보가 지지율 20% 후보를 눌렀을 때 드라마가 갖는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들의 스토리가 약해서 결선 후보로서 필살기를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김무성 의원, 김문수 지사, 오세훈 시장 같은 경우는 의외성 등 새로운 무기가 없어서 본선에 오른다고 해도 한계가 분명할 것이다.


본선이 시작되면서 대선 3파전이 전개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 중의 하나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매개로 한 ‘반기문-안철수 연합’이다. 역단일화 혹은 호충경 연정(호남, 충청, 대구, 경북 연정)이다.


2020년 5월까지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기로 하고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 직후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개헌안을 동시에 투표할 수 있다. (선거와 동시에 투표하기 때문에 국민 50% 이상 투표라는 조건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


만약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국회에서의 개헌안 통과(재적 3분의 2)도 가능할 것이다. 외교안보통일을 책임지는 대통령은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일치되는 동거 정부를 상정하면 새로운 헌법 발효에 따라 직접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지 않아도 되어서 양측의 연정 약속이 이행될 수 있다. (이런 추론의 근거는 여권에서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개헌 논의와 이정현 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 등이다.)


반기문 총장은 한국 정치의 낙후성을 혁파하고 협치가 가능한 정치혁명(헌법-국회선진화법-선거법 개정)을 한다는 명분, 그리고 앞으로 2~3년 동안이 북한 핵 문제를 풀어야 할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경제는 국무총리와 내각에게 맡기고 외교-안보-통일 대통령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명분이 있을 수 있다. 사실 지금의 한국 경제와 산적한 여러 과제(저출산-고령화, 불평등, 청년실업문제 등 일자리 창출, 실패한 교육과 학교의 개혁)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정치혁명은 필요한데 그 길을 열어준다는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 의원 측에서는 경제 등 국내정치에 집중하면서 다수당의 실질적인 리더가 되는 기회(총리는 분권형 대통령제 하에서 다수당의 리더)를 갖고 정치혁명의 주인공이라는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대선 직전에 있을 수 있는 역단일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의 최종 후보여야 하고 선거 막판에 독자적으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 입장이다.



2) 국민의당의 경우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으로는 자체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민의당의 확대 개편 혹은 매개 개편이든 심지어 해체 개편이든 제3지대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더민주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우선 단일화해서 후보 자리를 또다시 내주는 경우 자신과 국민의당 정치적 생존이 어렵고, 지난 시기의 경험에 비추어 더민주 세력 내에 들어올 경우는 입지가 축소되며 나가있을 때는 독자적 영역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확인했듯이 보수세력들이 자신들의 후보에게 승산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덜 불안한 후보와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더민주와 단일화하지 않을 이유 중의 하나이다.


안철수 의원은 확대 개편된 제3지대를 만들어가면서 대선까지 3자 대결구도로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에 지지율이 변수일 텐데 지지율의 조합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매개로 한 역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3) 더민주의 경우


더민주의 경우는 대선을 3자 대결구도로 보고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분권형 개헌을 매개로 한 역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지난번 ‘우리당 대권후보들께 드리는 편지’ 

(☞ https://www.facebook.com/bdmin2016/posts/1389752254385721) 에서 썼듯이 대선판을 흔드는 가치와 정신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려는 노력 이상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역대결보다는 세대대결로 승리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20~50세대를 흔들어 깨울 수 있는 가치의 대결로 선거판을 끌고 나가야 한다.




어떻습니까? 민병두 의원이 말하는 대선 시나리오가 과연 현실화할까요?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대선정국의 몇 가지 관찰 지점을 예리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병두 의원의 진단과 전망은 새겨둘 가치가 충분한 것 같습니다. 당선이 유력한 대선주자가 존재하지 않는 정치 환경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정치 시작입니다!



- 한겨레신문  성한용 선임기자 -



<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7621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