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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예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irene777 2014. 11. 18. 23:55



세월호 참사 이후, 예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세월호 추모예술제 '연장전'…유가족 “예술이 대중에게 진실 알리기 가장 좋아”


- 미디어오늘  2014년 11월 15일 -




15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 빈 책상과 의자 304개가 놓였다. 예술가들이 이날 아침 이우중,고등학교에서 옮겨와 설치한 작품이다. 곧 책상 위로 하얀 비닐이 씌워졌다. 물에 잠긴 아이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했다. 304개의 책상과 의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295명과 실종자 9명을 의미한다.  


전국문화예술인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예술제 ‘세월호 연장展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열렸다. 이번 추모제에는 만화가, 연극인, 소설가, 시인, 음악인, 미술인, 사진가 등 다양한 예술인들이 참가해 나름의 방법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시인과 소설가들은 4시간 16분간 낭독회와 음악회를 진행했다. 4시간 16분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 4월 16일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함민복 시인은 자신의 시 ‘마지막 에어포켓’을 읽었다. “진도 바다 곁 울음바다 팽목항에 또 한 구의 희생자가 올라온다 저리 슬픈 느낌표를 보았느냐”이들은 ‘연장전’이라는 이름에 대해 “세월호 참사 앞에 문화예술인들이 작품활동에 쓰는 각종 도구인 ‘연장’은 어떤 의미인지, 또 지금과 같은 기만적인 상황에서 예술가의 ‘연장’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물었다”며 “아직 세월호 진상규명은 끝나지 않았고, 문화예술인들은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는 진상규명의 ‘연장전(延長戰)’에 돌입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 예술가들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책걸상 304개는 세월호 희생자 295명과 

실종자 9명을 의미한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세월호 연장전에 참가한 미술인들의 작품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세월호 연장전에 참여한 만화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그린 그림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세월호 연장전이 진행되는 중에 멀리 씨앤엠 해고노동자들이 고공농성중인 서울신문 

전광판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주영 해수부장관을 만나 세월호 인양계획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시백 작가는 “그간 작가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에도 함께 하는 등 여러 공동 행동을 해왔다며 ”잊혀진다는 것은 유가족에게 죽음보다 더 큰 슬픔을 준다. 그래서 기록의 책무를 가진 작가들이 이를 잊지 않고 기록하겠다는 뜻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연극인들과 무용인들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무용인들은 단원고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목소리를 배경음 삼아 몸짓을 펼쳤다. “내가 왜 수학여행을 와서, 내가 왜 세월호를 타서 , 나는 꿈이 있는데, 나는 살고 싶은데” 단원고 고 김동혁 학생의 목소리가 광화문 광장에 울러퍼졌다. 이어 “모두 제 책임”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 패션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인들의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http://youtu.be/SQ2nhcJNpz4



추모예술제의 마무리는 책상으로 탑을 쌓는 것이었다. 추모예술제에 참가한 문화예술인들과 관객들은 광장에 놓은 304개의 책상을 차곡차곡 포갰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의미의 6층 기원탑이 만들어졌다. 탑 꼭대기에서 비닐로 만들어진 깃발이 바람에 휘날렸다. 유가족들은 탑에 올라가 304개의 국화꽃을 놓았다. 




▲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밝혀지지 않은 7시간의 행적을 

풍자하는 예술인들의 퍼포먼스.   이치열 기자 truth710@


 

기원탑에 오른 단원고 2학년 7반 고 오영석 학생 어머니 권미화씨는 눈물을 터트렸다. 권씨 부부에게 영석군은 외동아들이었다. 권씨는 “자식에게 국화꽃을 전달하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며 “그래도 이 추운 날씨에 가슴이 뜨거운 국민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썩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는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서로 힘내자”고 덧붙였다. 




▲ 세월호 연장전의 마지막 순서는 책상으로 '세월호 진상규명 기원탑'을 

세우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유민아빠 김영오씨도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씨는 “광화문이 발 디딜 틈이 없도록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며 “엄마아빠들이 길거리에서 잠도 많이 잤고 단식도 했지만 싸우려면 광화문 광장에 오시는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들은 “함께 하겠다” “잊지 않겠다”고 큰소리로 답했다. 




http://youtu.be/jUU5SiYFL4s



한편 추모예술제를 준비한 전국문화예술인행동은 앞으로도 '세월호 연장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진상규명을 넘어 한국사회 정치사회경제문화가 자본과 소수 권력집단의 이해가 아닌 모든 이들의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때까지 <연장전>은 계속 된다”고 밝혔다. 



- 미디어오늘  이하늬기자, 이치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