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생각해보기

<칼럼> ‘딜’에 대하여…

irene777 2015. 4. 22. 17:28



‘딜’에 대하여…

이 사건 수사팀… 역사는 냉철한 눈으로 당신들을 보고 있다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5년 4월 13일 -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없이 엄정히 대처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성완종 사건이 난 지 만 이틀 만에 나온 박근혜 대통령의 멘트다. 이후 김진태 총장이 “철저한 검찰권 행사”를 공언했다. 이어서 곧바로 신속하게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렸는데… 그 팀장이 현 대전지검장인 문무일 검사다. 그리고 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은 임관혁 검사다. 그는 현재 박근혜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탑이다.


그런데 임관혁 부장에게 수사를 받은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검찰이 저거랑 제 것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는 말로 검찰이 ‘딜’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겨레는 그 ‘딜’의 실체를 참여정부 사면복권 내막이라고 썼다.


성 전 회장이 1차 사면복권을 받은 때는 2005년, 2차사면복권을 받은 때는 2007년, 그때 문재인 현 새정연 대표는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비서실장… 문 대표는 2003년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었으나 사직했다가 2005년 다시 청와대에 들어간 뒤,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을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다. 즉 성 전 회장이 2회의 사면복권을 받을 때 문 대표는 직간접으로 간여가 가능한 직위에 있었다.


아래는 한겨레 기사의 원문중 중 일부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9일 목숨을 끊기 전 검찰이 자신에게 제안했다고 언급한 이른바 ‘딜’의 내용에 대해 “2005년과 2007년 특별사면을 받는 과정에서 도와준 사람들을 진술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성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한 기업 관계자는 12일 “성 회장이 숨지기 며칠 전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특별사면을 도와준 사람을 불면 선처해줄 수 있을 것처럼 말했다’고 (나한테) 얘기했다”며 “기자와 한 마지막 통화에서 말한 딜이 바로 특별사면을 도와준 참여정부 출신 등 정치권 인사에 대한 진술을 의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딜’의 실체에 대해 일부에서, 자원외교와 관련한 이명박 정부 고위층 연루 혐의를 진술해주면 성 전 회장의 혐의를 경감해주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데 대해 “그것도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성 전 회장은) ‘검찰이 특별사면 과정을 확인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플리바겐(plea bargain)이란 말이 있다. 법적용어로 ‘사전형량조정제도’라고 하는데 검찰이 수사편의상 관련자나 피의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거나 증언을 하는 대가로 형량을 경감하거나 조정하는 협상제도다. 미국에서는 사실상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제도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제도를 사실상 수사기관이 악용하고 있다.





즉 수사관과 범죄자가 맺는 암묵적 계약으로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일명 ‘딜’이다. 이 ‘딜’을 통해 조직의 배신자도 만들어 내고. 조직의 보스가 조직 일부나 부하 중 핵심을 내주는 조건으로 살아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검찰이 성 전 회장에게 제시한 ‘딜’의 타킷이 누구인지는 바로 그림이 그려진다. 장막 안에서 그려지는 무서운 그림…


하지만 장막 안에서 그려진 무서운 그림의 타킷을 성 전 회장이 죽음으로 바꿔버렸다. 녹취록으로 남은 언론 인터뷰와 바지주머니에 남긴 55자의 메모… 검찰은 당황했을 것이다. 그려진 그림대로 자원외교라든지 MB정권 비리 수사와 더불어 참여정부의 책임까지를 끼워넣으면서 물타기를 하므로 야당의 발목을 잡았어야 하는데 성 전 회장이 목숨과 티킷을 바꿔버렸다.


당황한 검찰은 잠시 갈피를 잃었으며, 거론된 인사들은 극구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기 바쁘고, 죽은 사람을 한 번 더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좋아져서 ‘잘 모른다’는 변명이 나오면 ‘잘 아는 것이 확실한 사진’이 도배되고, ‘친하지 않고 스치면서 아는 사이’라고 하면 ‘밀접했으며 매우 친밀했던 사진’들이 도배되었다.


결국 대통령도 검찰도 이대로는 숨을 쉴 수가 없으며, 정권 자체의 보전도 힘들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에 대한 수습은 결국 검찰이 맡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어제 오늘의 흐름이다.





특별수사팀장이 된 문무일 지검장은 임관혁부장이 수원지검 특수부장일 때 수원지검 2차장… 당시 그 팀은 수원지검임에도 이명박 정권이 좋아할 수사를 여러 건 했다. 그런데 검찰이 이 민감한 사건의 팀을 그렇게 짰다. 그리고 오늘 나오는 뉴스들은 거론된 모든 인사들이 검찰수사를 환영하는 것 같은 멘트가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김기춘은 명예회복을 위해 검찰수사를 활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며 그동안 말을 매우 아끼던 허태열까지 ‘검찰수사에 적극협조하겠다’며 전면에 섰다.


결국 이런 일련의 흐름을 보면서 나는 권력 심부에서 이미 각본을 완성했으며 검찰은 그 각본에 따라 ‘수사’라는 이름의 그림을 기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곱 시간의 의혹이 ‘검찰수사’를 통하여 ‘만만한 박관천’ 하나 구속하는 것으로 모든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며 수습되었듯이 이번 사건의 수습차원이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보여진다. 지금 모든 언론들이 ‘검찰수사’에 대해 기대하는듯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나 나는 그 팀의 팀장과 수사의 탑이 정해진 모양새를 보고 이미 이 수사의 끝이 보인다.


그래서다… 가리면 잠시는 안 보인다. 그러나 가림막은 영원하지 않다. 이 사건 수사팀… 역사는 냉철한 눈으로 당신들을 보고 있다.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의 색칠하기는 유치원생들이 즐기는 놀이다. 나는 수사팀 검사들이 최소한 유치원생들이 아니기를 바란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