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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성교육...국가가 하면 잘할까?

irene777 2015. 5. 22. 16:02



인성교육...국가가 하면 잘할까?


진실의길  김용택 칼럼


- 2015년 5월 22일 -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세상이다. 어느것 하나 정상으로 돌아가는 게 없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에 이르기 까지 순리가 통하지 않는다. 힘의 논리, 상업주의 논리가 판치는 세상이다. 순리나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취급까지 받는다. 사람을 사람답게 키워야 할 학교는 어떤가? 학원이 된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따로 하겠다고 한다.




▲ 이미지 출처 : 사람이 먼저다



학교가 얼마나 교육을 못했으면 인성교육법까지 만들었을까?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든 이유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사람들은 당연시 한다. 학교가 교육과정대로 국·영·수, 음미체… 를 제대로 교육을 하면 인성교육진흥법까지 만들 필요가 있을까?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참 이해가 안 된다. 체육교육을 강화한다고 체육교육진흥법을 만들고 인성교육한다고 인성교육진흥법, 폭력을 예방한다고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법률을 만들고, 교권이 무너졌다고 교권보호법을 만들고… 이렇게 하면 위기의 학교가 정상적인학교가 될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인성교육법만해도 그렇다. 세상이 온통 진흙탕인데…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어 시행해 평가하고 평가 점수에 따라 서열을 매기고 학교 지원금을 차등화하고… 그렇게 하면 인성을 제대로 갖춘 반듯한 인간을 길러낼 수 있을까?


 오는 7월21일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된다.


‘나는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설문을 주고 ①①③④⑤ 중에 전혀 아님, 약간아님, 보통, 약각그럼, 매우그럼… 중에서 체크하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나는 친구의 고민을 잘 해결해 준다… 는 문항에 자신을 평가하는 문항에 각각 체크해 정수를 매기고… 교육부는 지난 1월 70개 문항의 ‘인성평가 자가진단법’을 내놓았다. 이런 방법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우열을 가리고 서열을 매기면 인성교육이 제대로 될까? 교육부는 이것도 모자라 ‘인성주간’을 선포하고, ‘부모님과 함께 아침식사 하기’ ‘인성독서’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사악한 친구 일수록 연기를 잘한다. 마음은 전혀 아닌데 겉으로 위장을 하고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는 인간은 인성이 바르기는커녕 이중인격자이거나 정서 장애아다. 2013년 시·도교육청 학교폭력 부문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대구교육청이 학교폭력 심의건수나 가해·피해 학생은 가장 많았다는 것을 무엇을 말해 주는가? 평가란 이렇게 공문 따로 교육 따로다. 더구나 사람의 인성을 객관식 선다형 문제로 평가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고 무모하다.

 

주객전도라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 처리해야 할 공문이 하루 평균 80건, 한 달 평균 1600~1700건…’ 연간 수업시간이 850시간인데, 그 보다 많은 공문을 다루고 있는 학교...! 따지면 4시간 수업하고 점심 먹고 나서는 계속 공문처리만 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공문처리를 하느라고 학생상담이나 인성교육지도를 할 시간이 없는데 인성교육지흥법을 따로 만들면 인성이 길러지는가?





교육부가 인성을 입시 및 평가와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 바쁘게 사교육 업체에서는 인성교육특강을 마련하고 교육부 인증을 받기 위해 ‘인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뒤질새라 대학과 기업체에서는 입학과 채용에서 인성을 평가·반영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2017학년 입시에 보육·사범대학 중심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인성 발달사항을 반영하고… 전문대학 입시에서도 인·적성을 평가하는 ‘비교과전형’으로 선발하는가 하면… 대입 수시모집에 ‘인성면접’을 신설하기로 한 대학도 등장하고 있다.(경향신문)


나는 ‘바담풍’이라고 해도 너는 ‘바람풍’이라는 하라는 말이 있다. 옛날 어느 서당에 혀짧은 훈장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바람 풍(風)’이라고 하지 못해 ‘바담 풍’이라고 가르쳐놓고 애들이 그걸 그대로 바담 풍이라고 발음하니까 나는 ‘바담풍’이라고 가르치더라도 ‘너희는 제대로 바람 풍이라고 발음해라’고 우겼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세상이 온통 바담풍 하는데 학생들만 고고하게 인성이 올곧게 자라기를 바랄 수 있는가?


교육위기가 인성교육을 못해 나타난 게 아니다. 오히려 교육과정만 정상화하면 인성교육 따로, 학교폭력대책 따로, 교권신장법 따로 만들 이유가 없다. 멀쩡한 교육과정을 두고 입시교육하느라고 학교를 만신창으로 만들어 놓고 애먼 인성교육 타령이다. 백번 양보해 인성지도 해 점수로 환산하고 학원에서 과외까지 받으면 인성을 갖춘 반듯한 사람으로 길러낼 수 있을까?


‘빈대잡으려다 초가 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있다. 인성교육한다고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고 학교폭력을 없애겠다고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법률을 만들고…교권이 추락했다고 교권신장법을 만들고… 이렇게 옥상옥을 만드느라, 공문처리하느라고 정작 인성지도를 위한 학생상담조차 못한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한가?


학생자살이며, 학교폭력문제며 탈학교문제, 인성교육문제는 학교가 공교육을 정상화하지 못해 나타난 결과다. 학교가 교육할 수 있도록 입시문제만 개혁한다면 인성교육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교육부는 ‘바담풍’하더라도 학교에서는 ‘바람풍’하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교육부가 바뀌지 않고 공교육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하지 말라!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