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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느 날 갑자기 내게 주체 못할 돈이 생긴다면...

irene777 2015. 5. 29. 03:30



어느 날 갑자기 내게 주체 못할 돈이 생긴다면...


진실의길  김용택 칼럼


- 2015년 5월 28일 -




신데렐라(Cinderella)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너무 흔한 얘기라 아름만 들어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이 동화는 1697년 샤를 페로라는 사람이 《교훈이 담긴 옛날 이야기 또는 콩트》 라는 모음집에 담겨 출판된 이야기로 정확한 제목은 《상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얘기는 너무나 유명해 나라마다 비슷한 동화들이 나올정도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유명해서 그런지 몰라도 세계 각국에는 신데렐라와 비슷한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9세기의 중국의 민담집, 유양잡조에 기록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도 콩쥐팥쥐라는 이야기라는 그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 뚱딴지 같이 갑자기 진부한 얘기를 꺼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살다가 힘들고 지칠 때 재미 있는 상상을 해 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런 상상을 한 번 해 봅시다. “어느 날 내게 갑자기 주체 못할 정도를 큰 돈이 생겼다면… ”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평생을 쓰고도 남을 돈이 내게 생겼다면…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지 않습니까? 뭐부터 할까? 평소 하고 싶었던 일, 갖고 싶었던 것… 먹고 싶었던 것… 그런 것 다 해 보면 얼마나 신나고 좋을까? 정말 좋기만 할까요?


건강한 사람에게 갑자기 무서운 병마가 찾아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투한 병균이 몸을 망치기도 전에, 마음에 병이 먼저들어 죽음을 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무슨 소릴 하는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예상 외로 많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생활방식이 있습니다.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또 몸이 허약하면 허약한대로…’ 살아가는 비결을 몸에 익히고 삽니다. 그런데 갑자기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가 갑자기 찾아오면 적응하지 못하고 탈을 내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내가 신데렐라라는 뚱딴지 같은 얘기를 꺼낸 이유도 그렇습니다. 자기 나름의 삶의 방식… 그런 방식에 사람들은 스스로 체득하고 순화돼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삶에 충격적인 변화가 오면 그 충격파를 견딜 수 있을까요? 물론 사람에 따라 잘 적응해 나갈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행복에 감당하지 못해 불행을 만들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이런 가정을 한번 해 봅시다. 철부지 어린이에게 큰돈을 쥐어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부모나 후견인이 조언도 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쥐어진 돈은 행복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은 이 순진한 아이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고스란히 안겨줄 만큼 순수하지 못하다는 얘깁니다.


사람들의 주변에는 돈을 벌기 위해 온갖 그물을 쳐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먹는 음식에 독을 넣기도 하고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첨가물을 넣기도 하고, 생산과정에서 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약이며 성장 촉진제를 과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 근교의 값싼 농산물이나 수산물을 몰래 들여와 팔고 있는 악덕 상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원하던 돈이 잘 못 쓰이면 만족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겠지요? 돈 뿐만 아닙니다. 권력도 그렇습니다. 분별력이 없는 사람에게, 철학이 없는 사람에게 돈이나 권력을 쥐어 주면 그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지요. 권력의 예를 한 번 들어 볼까요? 어느 날 내가 휘두를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생겼다면… 생각만 해도 신나고 행복한 얘기지요?


가난하다는 이유로, 혹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못생겼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세월을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돈도 그렇지만 권력의 주변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권력자가 그 권력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인도해 줄 선한 사람뿐만 아니라 권력의 주변에서 반사이익을 누리겠다는 기생충 같은 나쁜 사람들도 모여들기 때문이지요. 특히 권력자가 사람을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이 없을 때는 진실한 사람이 아니라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아부꾼들을 등용해 망신을 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역대 대통령을 한번 보십시오. 우리나라에는 모두 10명의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치면 모두 11명이나 됩니다. 이 사람들은 주어진 권력을 어떻게 행사했습니까? 모든 국민들이 다 그분들을 존경하고 따랐을까요? 우루과이라는 나라의 무히카라는 사람 아시지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그분은 워낙 유명해서 여기서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11명의 대통령 중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이가 누굴까요? 김대중, 노무현…? 글쎄요. 사람마다 사람 보는 눈이 다르니까 여기서 그런 단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광주시민을 죽이고 권력을 찬탈해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사람을 존경하는 ‘전사모’라는 단체까지 나타난 세상, 죽은 권력까지 추종하는 세상… 대통령이 조롱거리가 되는지 알만 하지 않습니까?


남편 사용설명서라는 책까지 나왔답니다. 돈 사용설명서, 권력사용설명서라는 책도 곧 나오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무히카 같은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를 만날 수 없는 이유는 돈밖에 눈에 보이지 않는 마피아들, 이해타산하는 헛똑똑이들, 곡학아세하는 사이비 지식인들, 진실을 볼 수 없도록 만드는 기레기들,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지 못하는 교육자들… 때문이 아닐까요?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사람 분별 못하는 유권자들 덕분(?)에 우리는 아직도 더 많은 세월을 힘들게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꿈이나 꾸면서…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yt_kim&uid=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