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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부 메르스 대처와 대통령의 물대기는 ‘판박이’

irene777 2015. 6. 26. 00:39



정부 메르스 대처와 대통령의 물대기는 ‘판박이’

메르스는 금기어…대통령은 죽어가는 벼에 물대포 쏘고


진실의길  육근성 칼럼


- 2015년 6월 24일 -






판박이. 아이들이 많이 하는 놀이다. 그림이 인쇄된 얇은 판을 필통 등에 올려놓고 문지르면 그 그림이 그대로 필통에 새겨진다. 다 큰 어른들도 이런 ‘놀이’를 즐기는 모양이다. 누가 그러고 놀았냐고? 박근혜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이 그랬다.



최초 진원지 평택성모병원 실상 폭로


먼저 박근혜 정부. 메르스 첫 확진자 발생부터 전국으로 확산되기까지 정부가 어떤 대응을 했을까? 이게 도통 안개 속이다. 은폐하기 위해 차단막을 쳤다. 환자를 격리시켜하는 다급한 상황인데도 국민과 언론을 격리시키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궁금해서 입을 열면 유언비어로 처벌하겠다고 겁을 줬다. ‘메르스 일지’ 가운데 초기 20일은 이렇게 꼭꼭 싸매졌다.


그런데 풀렸다. 진실을 가리기 위해 쳐놓은 차단막 하나가 찢어지며 감춰진 것들이 일부 드러났다. 차단막을 찢은 이는 평택성모병원 이기병 원장. 정부가 국내 최초의 메르스 진원지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그 실상이 공개됐다. 충격적이다.





이 원장은 의학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격리대상이 크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에게 코호트 격리(병원·병동을 격리하는 것)를 제안했으나 ‘코호트 격리는 지침에 없다’며 거부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안타까워했다.


“1차 역학조사팀이 나왔을 때(5월20일) 코호트 격리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병원 내 환자, 퇴원 환자, 문병했던 가족까지 감염가능성을 열어뒀더라면 지금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감염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메르스’는 ‘금기어’


당시 상황을 털어 놓았다. 코호트 격리 요청이 무산된 다음 날(5월29일) 이 원장은 병원 자진 폐쇄를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조치는 황당할 뿐이었다.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메르스’라는 단어조차 쓰지 못하게 했다. ‘메르스’가 금기어? 그것도 ‘메르스 진원지’에서? 웃긴다.


감염 가능성에 대해 고지도 못한 채 환자를 퇴원시켜야 했으며, 정부가 병원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는 바람에 메르스가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고 술회했다. ‘메르스 현장’은 비상식의 천국이었던 것이다.





코호트 격리 제안을 거절한 게 사실이라면 메르스 확산의 주범은 그 누구도 아닌 정부다.이미 상당수의 의료진이 격리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코호트 요청을 거절하다니. 당연히 병원 폐쇄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결국 환자들은 각지로 흩어져야 했다. 이것이 메르스 확산을 부추긴 요인이다. 이 원장은 말을 아끼며 인터뷰 끝에 이런 얘기를 했다.


“추후라도 (메르스 피해병원에 대한) 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정부의 대응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


이 원장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보건복지부는 펄쩍 뛰었다. 오히려 평택성모병원을 탓하며 반박성 해명까지 내놓았다. 국민들이 이 원장의 인터뷰에 신뢰를 갖게 되면 크게 논란이 일 것 같아 그러는 모양이다.



대통령, 죽어가는 어린 벼에 물대포 쏘다


‘물대기’ 얘기로 넘어가자. 박 대통령은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논에 물을 공급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이것이 ‘정부의 메르스 대응’과 완전 판박이다. 한 틀에서 구워낸 빵 모양이 똑같듯 그렇게 닮았다.


23일 박 대통령은 강화도 화도면 흥왕리를 찾았다. 대통령 옆에는 소방차와 살수차가 죽 늘어서 있었다. 쩍쩍 갈라진 논에 살수차로 비상급수하는 ‘이벤트’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살수 파이프를 잡은 박 대통령. 논바닥을 정조준한다. 그러자 거센 물줄기가 갈라진 논바닥을 후비며 흙이 튀었다. 어린 벼들이 다 뽑혀 나갈 정도였다. 그 장소를 찾은 한 언론사 기자는 논바닥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V자 모양이 새겨졌다.”





“V자 모양” 이런 헤프닝은 약과다. 취재기자가 그 동네 농부에게 말을 건네자 농부는 대뜸 박 대통령의 무지에 직격탄을 날린다. 농부가와 기자가 나눈 대화다.




농부: “진작 시행했어야지… 인제 와서 대통령이 와서 하면 뭐해, 죽은 논에!”

기자: “죽은 논이에요?” 

농부: “그럼 다 죽은 논이지. 진작 뿌려야 하는데 이제 와서 물 뿌리고…”

기자: “그런데 왜 (이제와서) 뿌려요?” 

농부: “그러니까 답답한 거죠.” (SBS 취재내용 정리)






이미 죽은 논이란다. 농부의 말이니 사실일 것이다. 벼가 이미 말라버렸다는 건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박 대통령의 살수 파이프가 발사한 물을 맞고 뒤로 누워버린 어린 벼의 잎은 거반 노랗다. 푸른 잎이 별로 없다. 이미 시들었다는 얘기다.


어떻게 논에 물을 대는지도 모른 채 살수차를 끌고 나온 대통령. 어린 벼에게 물 폭탄을 선사했지만 이미 시기를 놓친 뒤였다. 농부는 박 대통령의 물 대포를 맞은 벼를 가리키며 “이미 80%가 죽었다. 살 수 없다”고 진단했다.





‘메르스 대응’과 ‘가뭄 대응’은 판박이


‘가뭄 대응’을 보면 ‘메르스 대응’을 보는 듯하다. 질환에 대한 무지와 비상식적 대처는 물론 판단 미숙과 보여주기식 대응까지 똑같다. 이미 감염이 크게 확산돼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이 돼서야 움직인 것도 판박이처럼 닮았다.


‘메르스 대응’을 보면 ‘가뭄 대응’을 보는 듯하다. 가뭄이 예상되는데도 손 놓고 있었다. 그러더니 다급해지자 어린 벼를 향해 물대포를 쏘는 몰상을 연출한다. 벼가 이미 죽은 뒤에 물을 대겠다며 동원한 살수차. 이건 코미디다.


‘메르스 대응’과 ‘가뭄 대응’. 두 화면을 겹치면 어긋나는 구석이 없다. 싱크로율 100%다. 둘 다 ‘박근혜 틀’에서 구워졌으니 똑 같을 수밖에.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aujourdhui&uid=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