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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유병언 반 가짜설'... 요건 솔깃하네

irene777 2014. 8. 4. 16:02



김어준의 '유병언 반 가짜설'... 요건 솔깃하네


<김어준의 파파이스> 논란... 

잡초전문가 출연해 사체 발견현장 조작 가능성 제기


- 오마이뉴스 2014년 8월 4일 -



▲ 김어준의 팟캐스트 <파파이스> 19회의 한 장면

변현단씨가 출연해 유병언 회장 피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팟캐스트 <김어준의 파파이스> 19회(8월 1일자)가 논란이다. 이날 방송의 핵심 내용은 유병언 논란과 7·30 재보선 두 가지였다. 팟캐스트가 업로드된 직후, 주요 포털의 인기검색어를 '김어준'이 차지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김어준은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이 '타살된 후 옮겨진 것'이라며 '유병언 반가짜설'을 주장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변현단씨(잡초 전문가)가 출연해 현장 속 잡초 상태 등을 근거로 유병언 시신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변씨는 "(유병언 시신이 발견된 현장의) 주변 풀들이 눕혀져 있고 약간 노리끼리하다. 기껏해야 눕혀진 게 이틀 정도 밖에 안 된 풀들이다"라며 "시체가 놓인 지 18일 정도 됐으면 무게에 의해서 풀들이 눌려지고 (역으로) 주변에는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야 한다. (그런데 이곳은) 머리 무게가 가벼워진 상태에서 갖다 놓았기 때문에 풀들이 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변씨는 "18일이라면 지금 날씨 상식에는 시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풀이 무성해야 한다. 이건 너무 가지런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 언급된 유병언 회장 관련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유병언 회장의 시체 사진을 살펴 본 결과, 주변의 풀(바랭이풀)이 모양이 이상하다. 보통 바랭이풀은 쓰러진 후 2~3일 내에 일어나기 마련인데, 시체 주변의 풀은 유 회장이 사망한 지 18일이나 지난 후에도 쓰러진 그대로였다. 이는 최근에 시체를 옮긴 것임을 뜻한다.


2. 유병언 회장 시신의 최초 발견자인 박아무개씨는 6월 12일 변사체를 발견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3.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박아무개씨가 세월호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4월 초에 마을에서 변사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박아무개씨는 4월과 6월 같은 장소에서 변사체를 두 번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는 불가능하다. 


4. 6월에 발견된 변사체는 유병언 회장이 아니다. 그러나 유회장은 타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5. 5월 25일 검찰이 순천 별장을 급습하기 전 유회장은 별장을 빠져나갔다.



근거1. 운전기사 양회정씨의 진술


▲ 운전기사 양회정씨 인터뷰



근거2. 순천 별장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비서 신씨의 진술




6. 즉, 유병언 회장은 5월 24일, '누군가'와 별장을 빠져나갔고, 그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 모종의 협상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일 수 있다. 


7. '누군가'는 유병언씨의 죽음을 의문사로 남기기 위해 무연고 변사체를 수소문 한다. 그들은 유 회장의 별장에서 2.5km 떨어진 곳에서 무연고 변사체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을 발견하고, 그 시신을 유병언 회장의 시신인 것처럼 꾸민다. 


8. 4월에 발견된 변사체를 다시 사건현장에 가져다 두고(풀이 누워진 것은 이 때문), 최초 발견자인 박아무개씨와 6월 12일 의문의 변사체를 발견된 것으로 합의하고, 다시 신고하도록 한다. 따라서 사진으로 남겨진 변사체는 유병언 회장의 것이 아니라 4월에 발견된 변사체다.


9. 살해된 유병언 회장의 시신은 제3의 장소에서 사인이 드러나지 않을 만큼 부패하게 둔다. 7월 21일. 충분히 부패한 유 회장의 시신을 발견된 변사체와 바꿔, 국과수에서 유 회장이 의문사 한 것으로 판정받는다. 


10. 7월 21일, 유병언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고, 23일 유대균씨를 체포한다. 유 회장의 사망과 유대균씨 체포를 통해, '세월호 참사 100일'에 여론을 잠재운다.


김어준은 이날 방송에서 유병언 회장이 타살됐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누군가와 협상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살해 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무연고 시신이 활용됐다. 국과수의 부검과 시신 정밀 감식의 소요시간을 고려했을 때, 5월 24일 이후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 회장의 시신은 지나치게 깨끗해 공개할 수 없었고, 4월에 발견된 변사체를 활용했다는 추론이다.


김어준은 방송 말미에 자신의 가설을 '말도 안 되는 소설'이라고 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소설같다는 것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김어준이 자신의 주장과 결론을 정해두고 필요한 증거만 가져다 쓴 것이라 생각하는가? 혹은 논리적 판단과 추론을 근거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 것이라 생각하는가?


- 오마이뉴스  이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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