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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차벽으로 갈린 두개의 대한민국, 너무 아프다”

irene777 2015. 11. 18. 00:50



“차벽으로 갈린 두개의 대한민국, 너무 아프다”

박원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대회 두고 한탄… 사진으로 경찰 간접질타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5년 11월 16일 -




11.14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은 경찰버스로 만들어진 거대한 성벽으로 가로막혔다.




▲ 차벽으로 막아 하나의 섬으로 만든 광화문 광장



하지만 이 같은 차벽은 지난 2011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그래도 경찰은 이 같은 차벽을 만들고 광화문 광장을 출입할 수 없도록 해놨다.


한편 최근 법원은 이 같은 헌재의 결정과는 조금 다른 판결을 했다. 즉 “시민들의 이동 통로가 마련돼 있다면 위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이 판결에서 지적한 ‘시민들의 이동 통로’ 규모를 어느 정도로 보는 지에 대한 유권해석은 없으나 이 판결을 반대로 해석하면 이동 통로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적법하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로 보면 14일 경찰의 차벽은 헌재 결정으로는 위헌이며, 재판부의 판결로 봐도 위법이다. 이날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할 통로가 없어 경찰버스 앞에서 길을 되돌아갔다. 그런데 경찰이 만든 이 차벽에는 경찰 버스 뿐 아니라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버스도 동원됐다.


특히 이날 차벽은 광화문에서 경복궁까지 3중으로 설치돼 광화문 광장 일대는 하나의 섬이 됐다. 위헌 판단에도 위법 판결에도 ‘차벽’이 더 견고해진 것이다.


그리고도 당당하다. 구은수 서울 경찰청장은 결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농민이 중태에 빠진 상황을 두고 “경찰의 과잉진압이 아니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위대가 극렬 불법 행위를 하면서 경찰 차벽을 훼손하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살수차 운용 등은 과잉진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 쓰러진 사람을 구조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물대포를 피하지 않고 맞았지만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물대포를 

  쏜 경찰이 사람이 쓰러진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상황을 보지 못했다면 그래도 믿을 사람이 있나?



따라서 이 보도를 보면 경찰은 애초 자신들이 설치한 차벽이 불법이 아니라고 강변한 것이 된다. 즉 법에 따라 시위대를 진압한다는 경찰이 애초 법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서울 도심 집회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자가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것은 유감이지만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이를 과잉진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이런 상황, 즉 공권력과 국민이 극심한 적대적 관계가 된 현실을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한민국이 아픕니다”라고 말하고 “슬픈 현실에 저도 아픕니다”라고 한탄했다.


박 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있는 보성 농민회 소속 백남기씨 상황과 이에 대한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의 기자간담회 내용이 실린 언론보도를 링크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이 글에서 “어제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을 메웠던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치에도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정치권력이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리고는 “생사의 기로에 선 중상자와 나머지 부상자의 쾌유를 빕니다”라며 백씨와 또 이날 시위 중 부상당해 병원으로 옮겨진 사람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그리고는 “차벽으로 나눠진 두개의 대한민국”이라는 말로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서 경찰의 차벽이 위헌이고 위법이란 지적을 “보행권 침해로 위헌판정까지 받은 ‘차벽’만이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라고 애둘러 말했다. 서울시장이란 고위직, 특히 행정가이자 정치가이기도 한 그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질타인 셈이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통해야 아프지 않습니다”라고 글을 맺음으로 이 정권의 불통을 지적하고 권력의 이 같은 불통 때문에 온 대한민국이 아프다고 한탄했다.


아래 사진은 박 시장이 이 같은 글을 올리며 첨부한 것이다. 자신들이 쏜 캡사이신이 눈에 들어가서 괴로운 경찰에게 시민이 물을 부어 치료해주는 모습이 이채롭다. 즉 경찰은 시민을 향해 직격으로 물대포를 쏘아 죽음 직전까지 몰아가는데 시민은 그런 경찰의 눈에 들어간 최루액을 닦아주는 현실, 그것이 바로 2015년 대한민국 현실임을 박 시장은 말하고 싶은 것이다.




▲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태평로의 현장사진을 올렸다. 차벽에 

    가로막혀 나가지 못하는 시위대를 향해 쏟아지는 물대포의 물줄기가 선명하다. 

이 물대포는 한 사람의 농민을 중태에 빠뜨렸으며, 많은 부상자가 생겼다.




▲11월 14일, 서울 광화문에 열린 집회에서 한 시민이 최루액이 눈에 들어간 

경찰의 눈을 씻어주는 사진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사진을 인용한 트위터 이용자 ‘샤온벨’(@shine_on_velvet)은 “폭력 시위한 사람이 경찰 눈에 들어간 최루액을 씻겨 줄까”라고 썼다. 연합뉴스 11월 15일 보도에서 “15일 오후 현재 해당 사진은 트위터에서 1만 5천건 이상 리트윗됐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