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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종인 영입…더불어민주당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irene777 2016. 1. 30. 17:38



김종인 영입…더불어민주당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경제민주화의 상징...독선과 고집불통 둘 사이의 간극 해결이 열쇠


이진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KPCC) 소장


- 진실의길  2016년 1월 18일 -






‘경제민주화’의 상징 김종인과 ‘보수개혁’의 상징 이상돈의 공통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임에도 인수위 시절부터 중용되지 못했고, 결국 야당으로부터 콜을 받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한 사람은 내부 반발로 영입이 불발됐고, 다른 한 사람은 열렬한 환영으로 화려한 정치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입이 불발된 사람 입장에서 보거나 관전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처사이지만 어쩔 수 없다. 영입 타이밍이 완전히 극과 극이었으니까.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이 검토되던 시점(2014년 9월)은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으로 안철수 대표가 사임했고, 그 틈새를 노려 ‘문재인 대망론’이 부상하던 시점이었다. 그러니 문재인이나 친노 세력 입장에서는 갑자기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서 정치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당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못마땅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이상돈 영입을 추진하던 쪽은 비주류인 박영선 원내대표였고, 여기에 극렬하게 반발했던 것은 친노 강경세력이었다.


김종인 영입이 추진된 시점은 안철수・김한길・최재천・김영환 등 중진은 물론 광주・전남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일어나던 시점이었다. 그만큼 문재인 대표와 친노 세력은 절박할 수밖에 없었고, 내심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위기 탈출을 위해 서로 입을 맞추어 열렬히 환영한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그게 그리 쉽게 되냐고? 문 대표와 친노 세력에게는 일도 아니다. 안철수와 김한길을 몰아냈듯이 김종인도 위기국면만 넘긴 후 당 밖으로 몰아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사실, 정치 칼럼니스트 입장에서 보자면 이상돈 보다는 김종인이 훨씬 더 리스크가 많은 인물이다. 이상돈은 나름 ‘합리적 보수’ 노선을 견지해온 인물이지만 김종인은 극우로부터 진보까지 모두 넘나든 ‘권력지향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상돈은 비리 전력이 없지만 김종인은 여러차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돈은 돈키호테와 같은 몽상가에 가깝지만, 김종인은 자신의 권력과 출세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조직의 팀워크를 늘 깨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재인 대표와 친노 세력은 이 점을 모를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한 그들이 이것을 간과했을 리 없다. 그렇다면 왜? 서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이용하고 쿨하게 결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종인 입장에서는 ‘경제민주화’의 상징성을 팔아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면 땡큐이고(끊임없이 당을 바꿔가면서 비례대표로만 계속해서 국회의원 뱃지 다는 거…그거 절대로 아무나 못 하는 거다.), 문재인과 친노 세력 입장에서도 김종인이 갖는 전략적 가치와 상징성을 갖고 총선에서 선전한 후 그냥 의석 하나 버렸다 생각하고 잊으면 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양쪽 모두 손해 볼 것이 없는 정치적 거래인 셈이다.


그러나 그나마 이것은 지극히 낙관적인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과연 김종인과 친노 세력이 총선 당일까지 스스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불편함과 성가심을 감수하면서 잠잠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종인은 자신의 출세와 권력에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되면 절대로 이를 좌시할 수 없는 성향을 갖고 있고, 그러한 성향은 친노 세력도 똑같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종인 영입은 시한폭탄을 안방에 들여 놓고 제발 내가 이 집을 나갈 때까지만 터지지 말아 달라고 소원을 비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과연 잘 될까?


‘경제 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되고는 그 상징인 김종인을 단 칼에 내친 것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합리적인 관점에서만 보자면 그러한 비판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러나 김종인이라는 한 인물을 두고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상당히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컨셉을 들고 나온 것은 고맙지만, 오직 자신만이 그것을 독점해야 하고, 다른 사람은 아예 말도 못 꺼내게 만드는 그의 집착과 독선은 아무리 좋은 컨셉이라 할지라도 이를 현실적인 정책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아마도 ‘경제 민주화’에 대한 저작권을 김종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갖고 있었다면 대한민국은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경험했을 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그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경제 민주화'를 들고 나온 것일 뿐 그것이 현실로 반영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한 가지 대목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김종인이 그토록 훌륭하고 깨끗한 인물이었다면 왜 전두환이 그를 버렸을까? 왜 노태우가 그를 버렸을까? 왜 김영삼은 그를 버렸을까? 왜 박근혜는 그를 버렸을까? 문재인과 친노 세력이야 어차피 앞뒤 사정을 다 알고도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 때문에 그를 영입하는 것이니 큰 문제가 없지만, 이들의 기만적인 '김종인 띄우기'에 놀아났다는 것을 나중에 알아차리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을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홧병 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코 똑같지 않은 이상돈과 김종인의 사례를 보면서 문재인 대표와 친노 세력의 이중성을 다시 한 번 목격하게 된다. 이상돈 교수 영입 당시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한 것이 진심이었다면 김종인 전 의원 영입할 때에는 목숨을 걸고 반대를 했어야 맞는 거다. 그러니 친노 세력에게 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위선을 둘러싼 비판이 끊이지 않는 거다.


김종인 영입…더불어민주당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그 해답은 시한폭탄 시계가 몇 시로 설정되어 있는지에 달려있다. 문제는 아무도 그걸 모른다는 거다.



<출처 :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934&table=byple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