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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의 파리목숨

irene777 2016. 2. 3. 04:21



노동의 파리목숨

노동계가 정부의 지침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진실의길  강기석 칼럼


- 2016년 1월 25일 -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노동자는 기업에서 살아남지 못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자본이 최대의 이윤을 내는 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노동자는 스스로 알아서 직장을 그만 두기도 하고, 회사가 권고 퇴직시키는 경우도 있고, 인사이동, 근무지 변경, 징계 등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 쫓아내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 말고 사기업체에서, 일 못하고 농땡이만 치는 직원이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 23일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총파업 선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주부터 시행된다는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 노동부의 양대 지침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크다. 지금 당장 경제불황 속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조차도 저성과자, 고성과자 가리지 않고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이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지침이 없었던 지금까지도 저성과자들은 늘상 퇴출당해 왔다. 그럼에도 노동계가 정부의 지침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것은, 이것이 우리 사회 노동에 대해 자본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던져 버린 것이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노동에 대한 자본의 최소한의 예의는 노동자에게 노동은 생존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고용을 했으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적절한 성과를 올릴 때까지 적응의 시간을 주고, 교육훈련의 시간을 주고, 재배치의 기회를 줘야 한다.


노동부는 이번 지침에도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그런 배려들을 강제하는 규정들이 있다고 하지만 저성과 해고의 가능성이 닫힌 상태와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린 상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기업과 노동자의 자세와 노력은 현저히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지침이 실제 운용되기 시작하면 저성과자 뿐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이 공포에 떨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성과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직원을 몽둥이로 두들겨 패거나 운전기사를 폭행하는 사장님들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정도 수준의 사장님들이 성과가 있든 없든, 자기 말 안 듣고 마음에 안 드는 직원들 마음대로 쫓아내는 데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꺼내 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낙하산 인사들이 내리꽂히고, 족벌이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는 언론계에서는 바른 말 하는 기자나 피디들이 저성과자로 찍힐 가능성 1백%다.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노동조합이 위축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노동으로 먹고 살지 않는 사람들이 그들을 먹여 살리는 노동을 얕보는 것이 도가 넘친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gs_kang&uid=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