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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그 후> 4. 급하게 투입된 반기문 카드

irene777 2016. 7. 9. 17:58



<4.13 총선 그 후>

4. 급하게 투입된 반기문 카드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 2016년 7월 6일 -




4.13 총선 참패로 새누리당의 대선구도가 완전히 어그러졌습니다. 총선을 단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심판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불과 1년 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망가진 새누리당의 대권구도 


대선이 불과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는데, 새누리당 친박계에는 이상하리만큼 대선주자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항간에는 권력을 결코 나누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정치권에서 막후권력을 휘두르려 한다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박근혜”를 중심으로 짜여진 친박계의 권력구조는 애당초 후발 대선주자를 비중있게 준비하지 않은 채 “박근혜”만 계속 밀어왔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4.13 총선 참패로 인해 “선거의 여왕”이 아니라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거론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보수권력의 최고정점인 “박근혜”가 국민들의 외면을 받자 친박계의 모든 정권재창출 구상이 어그러진 것입니다. 





친박계 뿐만 아니라 비박계도 4.13총선에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았습니다. 작년만 해도 미국에서 큰절을 올리며 대권가도를 추구하던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4.13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친박계로부터 대권의 부름을 받은 듯, 정치1번지라는 종로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정세균 후보에게 밀려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대구에서 더민주당의 김부겸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대구에서도 패배한 새누리당 후보가 대선 경쟁력이 있을까요? 김문수 후보의 대권가능성도 결정적으로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급하게 구원등판한 반기문 


친박계와 비박계를 막론하고, 새누리당의 대선주자들이 모두 다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러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해외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급히 수혈된 것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월 25일, 제주를 찾았습니다. 그는 사실상 대권행보를 연상케하는 행보를 보이면서도 입으로는 “내 방한 중 활동과 관련해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뻔뻔한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중 활동을 살펴봅시다. 그는 5월 2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퇴임 이후 대권 도전 문제 관련 질문을 받고, 이에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라고 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내년 1월 1일 나는 이제 한국 사람이 된다.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것을 그때 가서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는 유엔 사무총장에 메여 있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한국 시민으로서 활동하겠다는 것입니다. <주간동아>는 이 발언을 ‘대권도전 시사’로 해석했습니다. ‘한국사람’ ‘한국 시민’이란 말을 굳이 언급한 이유가 그 자신이 대선 피선거권을 가진 한국 국민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그 후 황교안 국무총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난 뒤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서울을 찾아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만났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과 30분간 면담한 김종필 전 총재는 반기문 총장이 무척 정치를 하고 싶어한다는데 공감하였습니다. 


이후 반기문 사무총장은 노신영, 한승수, 고건 전 총리 등 각계 원로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5월 29일에는 대통령 전용헬기를 타고 경북 안동으로 내려가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을 방문했습니다. 반기문 총장은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주목’을 식수하고 방명록에 "유서깊은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우리 민족에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나가기를 빕니다"라고 남겼습니다.





류성룡 선생은 임진왜란 당시 대중국외교를 앞세워 국난을 타개하는데 기여했던 인물입니다. 반 총장도 류성룡 선생을 두고 "서애 선생은 조선 중기 재상을 하시면서 아주 투철한 조국 사랑 마음을 가지시고, 어려운 국난을 헤쳐오신 분"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외교관 출신의 반기문 총장은 왜 유엔 일정에도 없는 하회마을을 방문해서 유엔사무총장과 거리감이 있는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언급하였을까요? 그러면서 반기문 총장은 류성룡 선생에 대한 언급이 대권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허, 허"라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고 합니다. 자신을 외교로 국난을 타개하는데 기여했던 류성룡 선생에 빗대어 대권가도에 부채질을 하려는 속셈이 너무 미끈거리며 다가오지 않나요? 


그는 5월 30일. 경주를 찾아 유엔 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반기문 총장의 행보는 2015년 송도 기자회견에서 "나를 대선 주자 여론조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말할 때와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세등등할 때에는 몸을 사리더니, 박근혜 대통령이 4.13 총선에서 타격을 받으니 친미보수진영의 구원투수로 급하게 몸을 푸는 모양새입니다. 



반기문의 감독은 누구? 


그러나 반기문 사무총장의 행보는 어떻습니까? 그의 별명은 일명 ‘기름장어’라고 합니다. 장어라는 물고기 자체가 상당히 미끄러운데, 기름장어라고 하니 얼마나 미끈거리겠습니까? 그의 이번 방한은 반기문이 왜 기름장어라고 불리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임기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을 찾아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이중적 플레이로서, 유엔사무총장에 맞지 않는 행동입니다. 


반기문은 유엔사무총장으로 국제적 인물이란 점에서 그의 구원등판을 이끈 세력을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유엔사무총장이 임기 내에 자기 나라를 찾아 온갖 논란을 일으키며 대권가도를 걷는 것은 유엔, 나아가 미국의 의중을 떠나 있을 수 없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반기문 총장의 친미행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낼 당시부터 논란이 되었습니다. 당시 반기문은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하고 대미협상을 추구했던 인물입니다. 


2003년 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미국과 협상을 벌이던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용산기지 이전 협상평가 결과보고’에 따르면 당시 협상팀은 “대통령은 반미주의자이므로 협상 개입을 최소화시킨다. 용산기지 이전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얼마의 돈이 들든지 추진해야 한다. 국회와 국민들이 문제 삼지 않는 수준에서 합의의 형식으로 문자와 표현을 바꾸는 것을 협상의 목표로 한다.”는 협상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김용민 PD는 그의 책 <보수를 팝니다>에서 당시 협상의 책임자로 반기문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결국 반기문이란 인물은 애당초 미국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친미인사입니다. 그러다보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갑작스런 대선행보도 미국쪽에서 반대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름장어 대통령은 불가 


반기문 총장이 사실상 대선행보를 이어온 행적과 달리, 떠나면서 남긴 “내 방한 중 활동과 관련해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뻔뻔한 변명은 그의 정치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결국 그는 국민을 상대로 게임을 펼치는 사람이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주권을 대신 행사하는 존재입니다. 국민의식이 민주화된 오늘날,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진실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대통령을 믿고 주권을 대통령에게 대행시킬 수 있습니다. 진실성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징표입니다.





그런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적 야심을 내비치면서도 국민들의 의중을 떠보고 있습니다. 일전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간철수”라고 평가받았는데 반기문 총장은 “간철수”를 능가하는 “기름장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름장어”처럼 자신의 속셈을 은폐하고 겉으로는 아닌 척하며 자기 행동에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태도는 구태정치의 전형적 습관입니다. 


정치는 언론과의 플레이가 아니라 국민과의 교감으로 되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수의 반기문 구원등판은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oursociety/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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