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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낙하산’에 프락치까지 ‘박피아’ 시대 열렸다

irene777 2014. 9. 26. 05:06



‘낙하산’에 프락치까지 ‘박피아’ 시대 열렸다

선거캠프 출신 공기업 낙하산 공습, 프락치가 공기업 사장?


진실의길  육근성 칼럼


- 2014년 9월 25일 -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하겠다’ ‘권력을 맡겨 준다면 이 약속만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국민에게 수십 번 맹약한 것을 보란 듯이 뒤집는다.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드는 것도 유분수다. 이건 국민을 향한 테러다.



약속 깨는 것도 유분수, 이건 대국민 테러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기업 낙하산을 근절하겠다는 맹약을 여러 번 반복했다. 인수위를 꾸리면서도 “열심히 하는 사람의 사기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약속을 반복하자 기대감을 갖는 이들도 생겼다.  


아니나 다를까. 기대한 게 바보짓이 됐다. 이전 정권보다 더 심각한 작태를 보인다. 앞문으로 들어오는 호랑이 막으려하니 뒷문으로 이리까지 들어오는 꼴이다. 친박 정치인들 뿐 아니라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 몸담았던 사람들까지 ‘낙하산 부대’가 돼 공기업에 투하된다. 심지어는 중정 프락치로 활약하며 민주투사들을 형장으로 내몬 이도 억대 연봉을 보장받는 자리에 내정됐다.  


‘관피아’와 ‘낙하산’으로 공공기관은 골병 든 지 오래다. 그런데 이제 ‘박피아’까지 투입된다. 박근혜 정권 들어 임명된 공기업 임원의 40% 이상이 ‘친박 정치인’이고, 부채 상위 12개 공공기관의 80% 이상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다. 이는 이명박 정권 때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박피아’의 공공기관 낙하산 공습 


‘박피아’의 공공기관 공습은 광범위하고 동시다발적이다. 24일에는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장을 지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로 선출됐다. 한적은 대북한 창구역할을 해온 준정부기구다. 대통령이 명예총재이고 국무총리가 명예부총재일 정도로 한적이 차지하는 위치는 중요하다. 때문에 남북 관계 등을 감안해 사회적으로 덕망이 높은 원로들이 총재를 맡는 게 관례였다.  


이런 자리를 막말을 서슴지 않는 ‘박피아’가 차지했다. 한적 총재라는 직함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기업가로 알려졌지만 이 명성은 대성그룹 막내딸이라는 후광을 빼놓고는 말하기 어렵다. 몰상식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그가 막가파식 보은인사 덕분에 한적 총재가 된 것이다.  


지난 1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도 ‘박피아’가 모습을 나타냈다. 온라인 공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의 수장 자리에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 공보상황실장을 맡았던 백기승씨가 임명된 것이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백 씨는 IT와 정보보호 분야의 문외한이다. 미래부장관이 임명했다지만 박 대통령의 의중이 없이는 불가능한 인사다.





막가는 보은인사, 이런 정부 또 있을까


지난 8월에도 ‘낙하산 깜짝쇼’가 공연됐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코미디언 출신 자니윤 씨를 임명해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윤 씨는 지난 대선 당시 미국 LA에 거주하며 박근혜 캠프 재외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감사 업무는 물론 관광산업 경험이 전무한 사람을 ‘대선 공로’만 보고 억대 연봉 자리에 앉힌 것이다.


박근혜 대선 캠프 출신들이 공공기관의 수장이나 감사를 꿰찬 사례는 부지기수다.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박효종 인수위 정부분과 간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뉴라이트 원로로 대선 캠프에 관여했던 이인호는 KBS 이사장에, 박근혜 캠프 서울선대본부장을 지낸 안홍렬은 한전 상임감사에, 캠프 정책위원을 맡았던 현명관은 한국마사회 이사장에, 유세지원단장이었던 박보환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캠프 출신 정송학은 자산관리공사 감사에, 선대본부장 홍사덕은 KT 고문에, 인수위 경제분과 위원 출신인 손양훈은 에너지경제연구원장에, 인수위 통일분과위원이었던 김영묵은 국제협력재단 이사장에,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간사를 지냈던 곽병선은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에 임명 되는 등 수백 명 이상이 낙하산 인사로 요직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낙하산 척결’을 맹약했던 박 대통령이 측근들을 대거 낙하산으로 공공기관에 투입하며 ‘박피아 시대’를 열고 있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게 정치인이라지만 이건 너무하다. ‘관피아 척결’을 외치더니 ‘박피아’를 양산한다. 국민을 희롱하고 추행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낙하산 척결’ 약속 깨고 ‘박피아 시대’ 연 대통령 


너무 황당해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인사도 있다. 방송광고 수익을 장악해 언론을 통제할 목적으로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에 곽성문 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다. 곽 씨는 2005년 대구지역 경제인들과 회식 자리에서 “왜 여당(당시 열린우리당)에게 후원금을 주는 거냐”며 맥주병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장본인이다.  


18대 총선(2008년)에 공천도 받지 못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대구에서 출마하기도 했다.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를 도왔고,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김무성 의원 선거운동을 도왔다. 자신이 도왔던 인물이 대통령이 되고 여당대표가 되자 부활하게 된 것이다.  


곽 씨는 70년대 중앙정보부에 적극 협력한 프락치로 알려져 있다. 본인은 이 점을 부인하지만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이철 전 의원 등은 중정이 그의 프락치 활동에 힘입어 민청학련 사건을 조작할 수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곽 씨가 당시 서울대 문리대 학생회장 신분으로 중정에 협력했다고 증언하는 이들이 한두 명 아니다.






인혁당 8명 죽음으로 몬 중정 프락치가 공기업 사장?  


이철 전 의원은 “곽성문이 만나자 해서 나간 사람들은 전부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며 경찰을 데리고 나타난 곽씨에 의해 체포된 대표적 인물은 “현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과 성공회대 이종구 교수, 그리고 문국주씨 등”이라고 밝혔다. 또 군사법정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이철이 공산화 폭력혁명을 내게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프락치 활동 덕분에 MBC 기자에 특채 됐다는 의혹도 있다. 이철 전 의원이 방송 관련 상임위인 국회 문교공보위원에 소속됐을 때다. MBC 인사기록 카드 사본을 통해 곽씨가 공채가 아닌 특채로 입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당시 MBC 사장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중정 추천에 의한 특채”였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프락치 활동의 대가로 특채돼 승승장구했다는 얘기다.  


코바코는 사장 공모라고 우기지만 사실상 내정이다. 인혁당 관련자 8명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만들었던 민청학련 사건의 조작에 협조한 중정 프락치를 공기업 사장으로 임명하려는 저의가 뭘까. ‘박피아’ 세상을 열더니 이젠 프락치에게도 멍석을 깔아준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