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생각해보기

<칼럼> ‘반북 진보’라는 기형아는 왜 생기는 것일까

irene777 2016. 10. 13. 17:33



‘반북 진보’라는 기형아는 왜 생기는 것일까

섣불리 아느니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낫다


진실의길  김갑수 칼럼


- 2016년 9월 22일 -




박근혜 정부는 국정교과서 작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역사 왜곡의 목록에는 은폐, 과장, 편견, 추정 등이 자리한다. 이로 인한 오류들은 고대사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통시적으로 나타나는데 예전에 박근혜 정부에 의해 검정이 통과된 교학사 교과서가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나는 이런 교과서가 나온 이유를 굳이 필자들의 도덕적 타락이나 역사의식의 빈곤 때문이라고만 보지는 않는다. 이런 교과서는 대체로 집필자들의 ‘무지’에 기인하여 나오는 것이다.


내가 이 교과서에서 받은 첫인상은 ‘서툶’이다. 서툴다는 것은 선의의 것이든 악의의 것이든 보는 이를 짜증나게 만든다. 서툴기 때문에 조악해지는 것이며, 조악함을 감추기 위해 기만을 범하게 된다.


역사왜곡을 극복하는 지름길은 무엇일까? 당연히 그것은 역사를 제대로 앎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일착으로 식민지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일제는 식민지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전 시대 특히 조선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왜곡, 폄하했다.


이렇게 하여 식민지 침략이 면죄부를 받게 되면 분단과 독재가 정당화되면서 현대사의 왜곡이 용이해진다. 그러니 역사를 공부할 때 왜곡의 선후인과관계를 따져야 한다. 이에 따라 먼저 식민지시대부터 공부한 후 조선사와 현대사까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근·현대 역사왜곡을 제대로 격파하기 위해서는 ‘근대화주의’의 악덕을 바로 보아야 한다. 근대화주의란 제국주의가 쓴 가면에 불과한 것이다. 김옥균, 이광수, 장덕수를 비롯한 친일파 대부분과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김문수 그리고 뉴라이트와 현대사학회원들은 하나같이 근대화주의자들이다.


그들은 근대화라면 주체와 객체를 불문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역사왜곡이 수구보수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노무현, 2002년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 노무현의 이 연설을 멋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노무현의 이 언명에는 단순한 선의가 빚어낸 서툰 역사인식이 들어 있다. 노무현은 제국주의 침략 이전의 조선을 제국주의 침략이 만들어 낸 근·현대의 왜곡된 역사와 일맥으로 상통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식민지 역사의 중요성을 놓쳤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많은 독서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실 그의 독서는 사회과학과 현대사에 과도하게 치중된 것처럼 보인다. 요컨대 인문학과 근대사, 특히 조선 역사에 대한 독서와 사색이 적었던 것이다.


이런 부작용은 3년 전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사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우리가 보았듯이 그때, 아니 지금도 많은 진보적 지식인은 대북 문제에서 양비론을 취한다. 한국에서 입진보, 유사진보가 양산되는 것은 식민지 역사와 조선 역사에 대한 정확한 성찰이 없기 때문이다.


‘사대’를 극복하고 ‘자주’를 성취하려면 조선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조선 역사를 제대로 알면 조선(북한)이 얼마나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인지를 저절로 체득하게 된다. 오늘의 우리와 직결되는 조선시대의 진정한 가치를 덮어둔 채 서구의 근대적 가치만 편중되게 중시하니까 ‘반북진보’라는 기형아들이 출산되는 것이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booking&uid=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