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박 대통령, 민주 국가에선 보기 어려운 대통령”
- 한겨레신문 2015년 1월 13일 -
박 대통령 ‘인적 쇄신 거부’ 기자회견에 “졸렬한 답” 성토
“1년에 겨우 한번 언론에 몰아서 얘기…세계에 없는 현상”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이 아니라 ‘나만 보고 간다’는 모습”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인적 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을 두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13일 “조직과 제도에 책임을 돌리는 졸렬한 답”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 명예교수는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사회자가 ‘(박 대통령이) 인적 쇄신 요구가 많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조직 개편으로 답을 했다’고 묻자 “모든 문제에서 어느 경우나 조직과 제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저는 가장 좀 졸렬한 답이라고 본다”며 “국민 통합을 한다고 현 정부 들어와서 국민통합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었지만 그거 국민 세금만 갖다 버리는 거지, 뭐 한 게 있느냐. 문제의 본질은 다른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이런 이런 문제가 많이 있었지만 나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자세였다”며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국정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인 나한테 있지 어느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가 있다. 그런 자세를 우리 대통령한테서는 찾아보기가 좀 어려운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명예교수는 1년에 한 차례 있는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통상적으로 우리가 얘기하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아니다”라며 “1년 동안 겨우 한 번 모든 현안에 대해 몰아서 쭉 얘기하고 1년 동안 아무런 언론과 대화도 없는 이런 대통령은 적어도 민주 국가에서는 보기 어렵다. 세계에는 없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이 명예교수는 또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파동’에 대해 “미국에서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 참모들이 매일매일 대통령과 같이 그 전날에 일어났던 일, 오늘 할 일에 대해서 현안 문제에 대해서 의논을 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한다”며 “우리는 그런 현장이 없다.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회의 때 참석하는 것뿐이고, 각료와 대통령 수석비서관과 만나는 경우는 아예 없고, 그래서 저는 정부가 심각한 기능 장애에 빠져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마지막으로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1년 동안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 빌딩을 가릴 정도의 큰 현수막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는 큰 슬로건이 걸려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을 보고 가는 게 아니라 ‘나만 보고 가겠습니다’라는 그런 모습 같다”고 말했다.
- 한겨레신문 이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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