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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님, 그게 ‘배신’이면 ‘먹튀’는 ‘추행’이지요?

irene777 2015. 2. 11. 03:51



대통령님, 그게 ‘배신’이면 ‘먹튀’는 ‘추행’이지요?

‘증세없다’는 당신 주장 국민들은 ‘꼼수증세’라고 부릅니다


진실의길  육근성 칼럼 


- 2015년 2월 10일 -






유체이탈 화법을 가장 잘 구사하는 정치인을 꼽으라면 박근혜 대통령이 첫 순번을 차지할 겁니다. 어제(9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태껏 선보인 것보다 한층 심화된 유체이탈화법이 등장했네요.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태반의 대선공약을 파기하거나 축소해 ‘먹튀’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장본인이 바로 당신입니다. 그런데도 증세 논의를 시작한 여야를 ‘국민의 배신자’로 몰아붙이다니요.



서민 증세 중단, 부자 감세 철회 이게 답


재정적자가 만성화되고 있습니다. 예산을 늘리기는커녕 복지재정의 자연 증가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복지예산 파동이 가장 민감한 사회적 문제가 됐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어린이집 보육예산 파동이 그 단적인 사례입니다.


그래서 여야 정치권이 증세의 필요성에 상당부분 뜻을 같이 하게 된 겁니다. 물론 ‘증세’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야의 입장과 견해가 다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서민 증세를 중단하고 당장 부자감세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명박 정권이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베푼 감세 혜택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세수 부족이 상당부분 해소될 거라는 견해지요.


김무성 새누리당은 ‘부자감세 철회’에는 찬성할 수 없지만 증세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증세 없는 복지’라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으려는 당신을 항해 “증세 없는 복지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지요. 오죽하면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왔겠습니까.





증세 논의하면 ‘배신자’ 입니까?


여야가 증세 논의를 시작하려 하자 당신은 발끈했습니다. “세수가 부족하니까 세금 더 걷어야 된다고 하면 그것이 정치 쪽에서 국민에게 할 소리냐”며 “정치권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변했지요.


대선 공약대로 ‘증세 없는 복지’를 실천에 옮기려는데 왜 여야가 나서 증세 운운하며 설쳐대느냐, 이런 고까운 마음이 들어 정치권을 싸잡아 ‘배신자’라고 비난한 겁니까? 자존심이 상하셨나요?


국민들은 당신을 통해 유체이탈 화법의 진수를 봅니다. 여야가 ‘배신자’라고요? 그렇다면 대선 공약 대부분을 파기하거나 축소시키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딴전 피고 있는 당신을 국민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지난 대선 때입니다. 표가 될 법하면 진보진영의 아이템은 물론, 심지어는 당신이 위헌이라고 해산시킨 통진당 강령까지 죄다 쓸어 담아 현란한 복지공약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 공약에 ‘약속 지키는 대통령’이라는 구호로 포장해 중도층의 환심을 얻어 당선된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그럼 숱한 ‘먹튀 공약’은 뭔가요?


검찰 개혁, 경제민주화 등 정치경제 분야의 공약은 당선증을 받자마자 휴지조각처럼 내던졌습니다. 이어 재정 부족을 이유로 복지-고용 관련 숱한 공약을 대폭 축소하거나 파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당신이 국민에게 한 약속은 폭탄 맞은 것처럼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4대 중증질환 진료비, 반값등록금, 기초연금, 고교 전면 무상교육,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 저소득층 영아 지원, 고위험 임산부 지원,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저임금 비정규직 4대보험 지원, 사회공헌 일자리 대폭 확대 등등의 공약에 대폭 칼을 대거나 아예 뒤집는 방법을 택했지요.


다 사주겠다고, 다 해주겠노라고 살살 꼬드겨 투표장에 가서 ‘1번’을 찍으라고 하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지갑을 열어 보이며 ‘돈 없으니 사줄 것도 해줄 것도 없다’며 배째라는 식으로 나온 게 누굽니까?


대선 후보 시절 ‘무슨 수로 그 많은 복지공약을 이행할 것이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당신은 “필요한 135조원을 증세 없이 조달할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필요한 복지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지요. 그러더니 고작 담뱃값이나 인상하고 연말정산에 손을 대 서민들 호주머니 털려고 합니까?





그게 ‘국민 배신’이면 ‘먹튀’는 ‘국민 추행’


‘꼼수증세’라는 말 들어봤습니까? 당신이 말하는 ‘증세 없다’라는 말을 국민들은 그렇게 부릅니다. 서민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간접세 등을 인상하면서도 ‘증세 없다’고 우기다니요. ‘증세 있는 복지’로 나가면서 ‘증세 없다’고 핏대만 세우면 다입니까? 부자 증세 없다는 걸 ‘증세 없다’고 말하는 건가요?


어떻게 재원을 조달해서 수요와 조달 능력 간의 격차를 줄일 것인지 이에 대한 변변한 대책은 하나도 내놓지 못하면서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 확보’라는 말만 반복하다니요. 당장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돼 갑니다. 그런데도 경제가 좋아져 세수가 팍팍 늘어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건가요? 뜬 구름 잡는 얘기할 때가 아닙니다. 부자 감세를 철회하면 경제가 주저앉을 거라고 보는 평면적 시각과 이런 시각에 매몰돼 있는 당신의 옹고집이 문제입니다.


증세를 얘기하는 게 국민을 배신하는 가라고요? ‘증세 없는 복지’는 많은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에 불과합니다. 숱한 공약을 내던져 놓고도 당신이 잘못 설정한 공약 한 가지를 문제 삼는다고 대뜸 ‘배신자’로 몰아세우다니요.


그게 배신이라면 수많은 공약을 축소·파기한 건 뭡니까? 배신을 넘어 국민을 추행한 거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국민이 많습니다. 이러니 당신의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겁니다. 더 추락할 겁니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