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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처를 입은 것은 이완구와 박근혜만 아니다

irene777 2015. 2. 22. 03:29



상처를 입은 것은 이완구와 박근혜만 아니다

야당의 일사분란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후회를 되씹게 될까 두렵다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5년 2월 17일 -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인준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투표결과는 총 투표수 281표에서 찬성148표 반대128표 무효 또는 기권5표였다.




▲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가결 되었음을 선언 하고 있다.   © 신문고뉴스



이완구가 총리로 인준을 받고 처음으로 언론에 니타나서 “그동안 송구했으며 앞으로 열심히 국민들을 모시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무엇이 송구한지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을 모시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이다. 이는 이번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통해서 보여진 그의 생애에서 나타난 행적, 그리고 이를 해명하는 청문회 당시의 언행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병역 문제와 언론관 등 현격한 잘못, 즉 분명하게 드러난 잘못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척 했다. 하지만 이 또한 본심은 어떻든 ‘일단은 숨기고 거짓을 말하자’였으며 그래도 드러나니까 ‘숨길 수 있었는데 들켜서 억울하다’였다.


반면 각종 부동산을 사고 팔면서 수 억의.단기 차익도 얻는 등 투기기 분명함에도 불법이 아니므로 문제 없다는 인식도 갖고 있었다. 법 안에서 내꺼 가지고 내 맘대로 하는 것은 그 행위로 인해 타인이 손해를 봐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었다.


이는 정말 무서운 사고다. 이런 사람에게 법이라는 칼을 쥐여줬을 경우 법 만능의 사회를 만들 개연성이 농후하다. 법이 판치는 법 만능의 경찰국가… 바로 사법 독재가 횡횡하는 경직된 독재국가로 들어서는 것이다. 히틀러가 갔던 길이다.


이리 되면 또 법으로 보호할 수 없는 소외자 소수자 등의 삶은 차별과 편견으로 더 피폐해진다. 독재는 아니지만 경제적 자유주의가 보편화 된 법만능 사회인 미국이 빈곤층에겐 지옥이라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즉 어떤 식이든 우리는 오늘 역사상 어쩌면 가장 최악의 총리를 뽑았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특히 박근혜라는 역대 최악의 대통령임에도 우리가 지금 어떤 브레이크도 걸 수 없음에 더 그렇다. 대통령이 입으로 법을 말하고 원칙을 말함으로 공직자나 여당까지 경직을 풀지 못하는 현실… 그래서 정국을 계속 진창으로 끌고 가는데서도 이미 확인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최악의 대통령에 최악의 총리를 2015년 벽두부터 현실로 맞닥뜨렸다.


그렇다면 이런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이들을 엄호하는 여당에 대항할 똘똘한 야당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정권 남은 임기 후라도 희망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랬으면 좋으련만 그도 아니다. 총리 인준투표에서 나타난 국회의원들의 표심을 보면 이미 이완구는 동료의원들에게서 비토를 당한 것이 확실하기에 더 아쉽다.


애초 야당은 투표에 참여하여 반대표를 행사하게 되면 충청권 민심을 두려워하는 충청권 의원들의 이탈표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래서 야당내 강경파들은 투표의 원천보이콧, 즉 본회의 불참이나 참석하여 찬반토론에만 임하고 투표 시작 후 전원퇴장하는 반대 등을 염두에 뒀다. 이는 출범 일주일이 된 문재인 지도부가 당내 반란표 등으로 흔들리는 것을 막으려는 고육지책으로 고려된 것이다.


때문에 여당 측은 이처럼 야당이 차라리 투표를 보이콧해주기를 바랐다. 그렇게 되면 여당 내의 반란표를 최소화할 수 있거나 아예 나올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여당만 투표를 했는데 아무리 무기명이지만 반란표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는 투표에서 인준 반대표를 던질 사람은 극히 없다.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재오 정도나 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반쪽 인준이긴 하나 여당의 일사분란이란 목적은 확실하게 달성한다. 그리고 이 일사분란을 무기로 ‘국정의 발목을 잡기 위해 국회를 보이콧한 야당’으로 몰아치면서 탄탄한 진영 다지기를 통한 강경드라이브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여당 측은 줄곧 퇴로를 두지 않고 노골적으로 야당을 몰아쳤다.


김무성 유승민은 약속을 볼모로 단독국회 공언을 계속했고, 정의화 의장 또한 원칙을 말하며 본회의 개의를 공언했다. 이런 드라이브에 발맞춰 정홍원 총리는 인준안 통과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오후 3시 이임식 예정이란 보도자료를 냈으며 청와대는 17일 개각을 흘렸다.


전체 여권의 일방공격을 통한 퇴로차단이었다. 야당의 화를 돋군 뒤 국회불참을 결정하라는 압박이었다. 즉 겉으로는 의회주의를 말하면서 야당에 정정당당히 투표에 임해 반대하라고 말하지만 실제는 “보이콧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런데 야당의 정치적 촉이 발달한 의원들이 이것을 읽었다. 그래서 되치기를 했다. 틀림없이 여당 측에 잠재한 반란표를 확인시켜 주는 것은 투표 참여였다. 야당의 이탈표가 있더라도 여당의 이탈표가 더 많이 있을 것이므로 박근혜나 이완구에게 이를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 박근혜나 이완구가 자신들이 얼마나 허약한 토대 위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은 무기명 비밀투표인 인준투표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야당의 완승이다. 정의화 유승우 등 무소속까지 157명의 우군이 투표를 했는데 찬성이 148표라면 명백한 반란표가 9표다. 정의화나 유승우가 반대표나 기권표를 던지려고 굳이 투표에 참여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새누리당 당적을 가진 의원 9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분명하다. 만약 야당 내 충청권 의원들 중 몇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여당내 반란표는 더 많아진다. 여당의 총공세를 폈으나 일사분란에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다. 결론적으로 오늘(16일) 투표에 불참한 정의당의 5표, 그리고 어떤 이유를 대든지 투표에 불참한 새정치연합의 5명 의원이 가진 5표가 더 아깝다. 이들 10명이 참여했으면… 그래서 반대표를 던졌으면 반대가 138표였을 것이다. 이랬으면 총 투표자수 291 가결 정족수 146이므로 찬성 148표는 정족수에 단 2표를 넘긴 그야말로 그로기 총리의 탄생을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오늘 야당의 일사분란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또 두고두고 후회를 되씹게 될까 두렵다. 이길 수 있었던 전쟁에서 패한 경력이 또 한 번 쌓인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16일) 투표에 불참한 5명 중 최소한 3명은 국내에 있었음에도 불참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이 안 된다. 신 지도부에 반대하여 당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것이라면 그것으로 문재인 대표는 상처를 입은 것이고, 보이콧이라는 강경반대를 행동으로 보였다고 해도 이를 제어하지 못한 것은 또 문제다. 결국 상처를 입은 것은 이완구 박근혜만이 아니란 말이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