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한구, 유승민을 대권주자로 만드나?
[여론조사 해설] 박근혜계의 유승민 죽이기, 실패하고 있음이 보인다.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6년 3월 17일 -
새누리당 공직자추천관리위(이하 공관위, 위원장 이한구)가 오는 4월13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거의 확정해 가면서도 뜨거운 감자인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유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할 것으로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런 예측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16일 이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의 단수추천지역 7곳 보류를 이유로 최고위원회를 결렬시키면서 추인을 하지 않자 퇴근길에 기자들에게 이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는 상당한 말을 쏟아내면서 유승민 의원의 공천과 관련된 의미심장한 내용도 뱉었다.
그는 “'당 정체성에 어긋나는 역할 계속했다. 그래서 국회 운영에 장애를 초래했다' 이런 거 봐야 합니다. 한번만 하는 건 괜찮아요. 히지만 이걸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걸 가만 놔둬야 합니까? 정리를 해야 할 거 아닙니까”라는 말로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 행보를 ‘당 정체성에 어긋나는 역할’로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여권 수뇌부의 이 같은 방침과는 다르게 국민들의 유승민에 대한 지지는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가고 있다.
1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이번 총선 새누리당 공천의 최대 관심사인 유승민 의원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오차범위내로 접근했다”고 발표했다.
▲ 자료 및 이미지 출처 : 리얼미터 홈페이지
이 발표에 따르면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부문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9.3%로 전월 대비 1.6%p(포인트) 하락했지만 13개월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킨 가운데,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2위를 차지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조사대비 2.2%p 오른 18.7%였다. 1위와의 격차를 4.4%p에서 0.6%p로 줄였다. 이는 오차범위 안이지만 그의 차이라고도 할 수 없는 수치다.
그런데 이 조사의 특이점에서 유 의원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일단 김무성 대표의 여권 내 1위는 상당히 강고하다. 즉 전체 지지도나 여권(새누리당) 지지층 및 무당층 사이에서도 35.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지역별로 △대전·충청·세종(16.5%) △부산·경남·울산(25.0%) △대구·경북(30.7%)에서 지지율이 높고 연령별로도 50대(31.2%)와 60세 이상(32.3%)에서,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33.6%), 결국 새누리당 텃밭에서 1위를 유지했다.
그런 반면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전국 유권자 지지율에선 김무성 대표와 거의 격차가 없는 2위지만 여권 지지층 및 무당층에서는 5.2%라는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해 여권 주자 중에서도 5위다. 특히 유 전 원내대표 지지층은 기존 새누리당 지지층과 많은 차이가 있다. 지역별로 △서울(20.5%) △경기·인천(17.0%)△광주·전라(26.7%), 연령별로 △20대(16.3%) △30대(31.1%) △40대(21.8%)에서 이념성향별로는 △중도층(22.8%)과 △진보층(25.2%)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체 유권자의 지지율로는 11.1% 3위, 여권 지지층 및 무당층에서는 20.0%로 2위를 지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이 여론조사 수치로만 보면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해도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럴 경우라도 전통적 새누리당 지지층이 아닌 중도보수 중도진보 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권가도에 들어서도 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대신할 중도층의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편, 이 여론조사는 현재의 야권 지도자 지지판도도 상당부분 흔들고 있다. 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부문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4%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9%로 2위로 나타나 6.5%p 차이로 문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 전 대표는 야권(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지지층 및 무당층 사이에서 41.2%를 기록,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반면 안철수 대표는 20.3%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즉 전체 지지율에선 6.5%포인트 차이로 큰 차이가 아니지만 야권 지지자들 사이의 지지율은 20.9%의 격차로 벌어지면서 문 전 대표가 더블스코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새부적인 내용에서 보면 문 전 대표가 안심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문 전 대표의 지역별 지지도를 보면 ▲서울(31.6%), ▲경기·인천(31.1%), ▲대전·충청·세종(24.5%), ▲부산·경남·울산(26.6%)에서 선두를 달렸고, 연령별로는 ▲20대(44.1%), ▲30대(37.3%)에서, 이념성향별로는 ▲중도층(30.7%), ▲진보층(39.6%)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야권 지지층이 있는 광주 전라는 안 대표에게 밀리고 있다. 즉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전체 지지율에서 19.9%로 문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유지한 근거가 바로 호남권지지 때문이란 얘기다.
또 야권 지지층 및 무당층에서 안 공동대표는 ▲대구·경북(24.9%), ▲광주·전라(33.6%)와 ▲40대(28.6%), ▲50대(16.4%), ▲60세 이상(23.7%)에서 문 전 대표를 누르고 선두에 있으므로 적극적 선거층과 야권 텃밭의 지지라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외 김부겸 전 의원이 9.2%로 3위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8.6%로 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김 전 의원은 야권 지지층 및 무당층에서 6위를 한 반면 보수층(16.5%)에서 1위, 대구·경북(19.2%)에서는 안 공동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 전통적 지지층과는 괴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체 8.6%로 4위, 야권 지지층 및 무당층에서 10.4%로 3위로 나타나 ‘대선후보로서의 박원순’은 아직 각인되지 않은 모습으로 읽힌다.
리얼미터는 “이번조사는 2016년 3월 여권·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3월 14일과 15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60%)와 유선전화(40%) 병행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전화방식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3.1%였다”고 발표했다. 또 “통계보정은 2015년 12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라고 밝혔다.
이어서 “여권의 후보 지지율 부문에서 여권 지지층과 무당층의 총응답자는 578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1%p이며, 야권의 후보 지지율 부문에서 야권 지지층과 무당층의 총응답자는 467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5%p”라고 발표했다.
결국, 이런 여론의 흐름은 지금 여야 양당의 공천관련 잡음과 탈당 등의 분란이 있는 와중에 유권자들이 흔들리지 않고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유승민 찍어내기는 어쩌면 새누리당이 감당하기 힘든 대통령 후보 대항마를 키워주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즉 ‘박근혜에게 대든 유승민 죽이기’가 되려 ‘박근혜를 잡을 유승민 키워주기’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2008년 이명박과 그 이너서클이 박근혜 죽이기를 시도했으나 반대로 지금 이명박과 그 페밀리가 박근혜에게 죽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유승민을 통해 후일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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