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년-이제 나의 문제다 ①]
2년간 5000여명…‘4월의 기억’ 저장하기 위해 나섰다
- 경향신문 2016년 4월 14일 -
사진으로 영화로 그림으로…그들 모두 망각과 싸웠다
각지서 기록작업에 재능기부 ‘나쁜 나라’ 등 영화 2편 상영 중…‘두 해, 스무네 달’ 사진전도
▲ ‘세월호를 생각하는 사진가 모임’의 김봉규씨 작품 ‘2014년 4월16일 오후, 동거차도 앞바다 사고 현장’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기록을 위한 자발적 움직임들이 일어났다. 세월호참사시민기록위원회, 세월호기록보존자원봉사단, 세월호를기억하는시민네트워크 등 이름은 달랐지만 마음은 하나였다. 사진가, 화가, 르포작가, 독립영화감독, 큐레이터, 교수, 기록학 대학원생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부터 경기 안산, 서울 광화문광장과 국회 등 기록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누볐다. 2014년 8월 안산 고잔1동에 문을 연 ‘416기억저장소’는 이들의 마음이 결집된 공간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사진과 영상물, 희생자 관련 기록과 자원봉사자 기록, 유가족과 시민들의 투쟁 기록 등이 전시돼 있다. 김종천 416기억저장소 사무국장은 “지난 2년간 세월호 참사 기록 작업에 재능을 기부한 인원은 500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다이빙벨>에 이어 세월호 관련 두 번째 다큐멘터리 독립영화인 <나쁜 나라>를 공동연출한 김진열·정일건·이수정 감독도 참사 직후부터 영상기록에 참여했다. <나쁜 나라>는 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 중이다. 정일건 감독(40)은 “정부나 언론의 기록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나서게 됐다”며 “독립영화감독 등 15명 정도가 영상기록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네송이’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단원고 희생학생들의 가정을 방문해 생전 사진이나 동영상, 그림 등으로 기록영상을 제작한 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6명의 독립영화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다큐 영화 <망각과 기억>도 공동체 상영 신청(4·16연대 02-2285-0416)을 받아 상영 중이다. 이 작품은 온라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제작비(4389만6000원)로 완성됐다.
▲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모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팽목항, 안산, 광화문 등지에서 벌어진
사건들의 현장 기록을 바탕으로 제작한 옴니버스 다큐 <망각과 기억>
만화가들은 ‘만화인행동’이란 이름 아래 200여명이 나섰다. 김재성 만화가(53)는 “가슴 아픈 참사를 목도한 만화가들이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만화 작업을 했고, 지난 9일엔 광화문에서 70여명의 만화가가 걸개 그리기를 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사진가들은 프리랜서 작가들과 전·현직 사진기자들이 망라돼있다. ‘세월호를 생각하는 사진가 모임’의 홍진훤 사진가(36)는 “처음엔 유가족을 돕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진상규명 요구가 묵살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이 일은 우리 사회 모두의 거대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416기억저장소가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여는 ‘두 해, 스무네 달’전에 참여한다.
- 경향신문 박주연 기자 -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41023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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