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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표수 - 한반도 사드 배치의 쟁점과 진실

irene777 2016. 7. 15. 17:29



[기고]


한반도 사드 배치의 쟁점과 진실


- 경향신문  2016년 7월 13일 -





▲ 정표수

순천대 초빙교수 / 전 공군 소장



정부의 한반도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온 나라가 뜨겁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북한은 물리적 대응조치 실행을 경고했다. 사드 배치가 국론 분열과 심각한 외교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서둘러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따라서 우리는 사드 배치에 숨어 있는 진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한반도 사드 배치의 군사적 효용성이다. 사드는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재진입 후 목표물로 떨어지는 100㎞ 이상의 고도에서 먼저 요격하는 체계이다. 다만 사드 1개 포대 48발로는 1000기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방어 능력이 극히 제한되고, 동시다발적인 공격에 대응하기 어렵다.


결국 평택, 대구를 위시한 주한미군 방어에 우선권을 부여할 것이다. 어쩌면 배치기지가 북한의 주요 공격목표가 되어 자체 방어에 급급할 수도 있다.


사드의 요격 범위는 200㎞ 정도로 남쪽 지역에 배치되면 우리의 전략적 중심인 수도권은 제외된다. 사드 배치가 갖는 실질적 의미의 군사적 효용성은 매우 낮다는 의미다.


둘째, 중국이 반대하는 논리의 타당성이다. 중국은 ‘중국의 국가안보와 동북아 전략적 균형에 해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사드의 AN/TPY-2 레이더는 두 가지의 운용 모드가 있다. 우선 전진배치 모드는 탄도미사일의 발사 단계부터 탐지하는데, 최대거리가 2000㎞에 달하여 중국 전역이 포함된다.


한·미 양국은 한반도에 탐지 범위가 600㎞인 종말 모드가 배치될 예정으로 중국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진배치 모드는 종말 모드 레이더와 기본적으로 하드웨어가 동일하며, 소프트웨어, 통신체계 등만 다를 뿐이다.


중국이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 확장이다. AN/TPY-2 레이더는 MD의 하부체계로 탄도미사일의 탐지 정보를 위성, 이지스함 등에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MD체계 편입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사드가 배치되면 미국은 물론 일본과의 정보 공유가 불가피하고, 이는 한국의 간접적인 MD 편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셋째, 사드 배치기지 주변의 안전성이다. 사드 시스템에는 1300㎾와 4160V(볼트)의 고압전력을 사용하며, 강력한 전자파 송출로 인체의 심각한 화상이나 내부 손상을 초래하는 위험이 존재한다. 국방부는 2015년 6월에 나온 괌 사드 배치의 환경영향평가서를 인용하여 사람의 안전거리는 100m, 전자장비는 500m, 항공기는 5.5㎞라고 밝혔다.


이는 미 육군 기술 교범과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바로 5도 미만, 지상 3600m 거리 이내의 안전성 문제이다. 국방부는 안전구역이라 하지만, 미군 교범에는 ‘통제되지 않는 인원의 출입금지 구역(Uncontrolled Personnel Keep Out Zone)’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사리키, 교가미사키, 괌 기지에 배치된 AN/TPY-2는 해안가에 설치되어 있다. 우리가 산악지역에 배치하여도 과연 레이더 전방 100m부터는 안전한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지향성파(side lobe)와 소음 문제도 검증이 요구된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 동반자라면 중국은 제1의 경제 파트너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해서도 중국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북핵을 인정하는 역설도 성립하고 중국과 북한이 가까워질 빌미도 제공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가 군사 주권이라면, 이를 국익에 활용하는 것도 군사 주권에 해당된다. 평시에 사드 배치 준비를 완료하되,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만 전개하여 운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천한다. 특히 사드 레이더는 이동형으로 신속 배치가 가능하다. 국가 미래를 위해 냉철하고 전략적인 판단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7132116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