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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드 배치, 도대체 뭣이 중헌가?

irene777 2016. 7. 20. 00:42



사드 배치, 도대체 뭣이 중헌가?


   [기고] 북핵 막을 수 있다면 돈도 희생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중국과 러시아 정면 대결, 감당할 수 있나?


하승주 동북아정치경제연구소 소장


- 미디어오늘  2016년 7월 13일 -





국방부가 결국 경북 성주에 사드 포대를 배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의 핵 공격 위협에 맞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애초에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는 데다 동북아 군비 경쟁을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소 거친 논조의 글이긴 합니다만 논쟁을 촉발하기 위해 하승주 동북아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의 기고를 게재합니다. 댓글 토론은 물론이고 반론 기고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 편집자주




유행어로 시작해 보자. 뭣이 중한가?


사드에 관해 물어야 할 질문은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니다. 오직 하나 뿐이다.


"사드는 북핵 억지에 유용한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할 것이면 둘째고 셋째고 나발이고 아무 소용이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북핵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가? 왜 이 질문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변죽인가?


사드에 대한 어떤 문헌을 읽어 보더라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사드는 고도 40km 이상의 고고도에서 종말단계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사거리는 200km 안팎이고, 48발을 보유하고 있다.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북한은 사드로 요격하기에는 너무 가깝고, 수도권은 사드에서 너무 멀다. 전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는 나라에서 수도권 방위랑 상관없는 미사일 요격시스템이 핵 억지력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국방부는 이게 북핵용이라는데, 도대체 어떻게 북핵을 억지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 말을 믿을 사람이 세계에 몇 명있다고 그런 소리를 하시는가?


자, 똑같은 질문을 순서만 바꾸어서 해 보자.


사드로 북핵을 억지 또는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야, 무엇이 아깝겠는가? 그깟 전자파가 무섭겠나? 핵폭탄과 전자파 중에서 택해야 한다면 뭘 택하겠는가? 웃기는 소리 아닌가.





사드 배치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3조원이니 한다는데, 그 돈으로 북한의 핵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 돈이 뭐가 아깝겠는가? 아니, 10배 돈을 줘서 30조원을 쓴다 하더라도, 북핵이 터졌을 때를 생각해 보면 이렇게 저렴한 보험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 돈을 주한미군이 부담한다느니, 우리 정부가 부담한다느니 하는 논쟁도 있던데, 북핵만 막아준다면야 우리가 100% 다 부담해도 전혀 불만없다.


더 나아가, 중국의 경제보복은 또 무서울 게 무언가? 핵폭탄을 막을 수 있다면야 그깟 중국과의 무역마찰이 무서울 게 또 뭐가 있는가? 오히려 우리가 중국에 사드 배치에 항의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선제적으로 무역공격을 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입지상의 문제? 핵폭탄을 막겠다는데? 지역 땅값 떨어지는게 무서운가? 전자파로 몸에 해로워서? 핵이 떨어지면 지역 땅은 풀 한포기 살아남을 수 없고, 전자파로 몸에 해로운 건 신경쓸 틈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계속 변죽만 울리고 있는 것이다. 사드는 북핵억지라는 목적에 적합한가? 바로 이 질문에만 답할 수 있다면 나는 사드 찬성론으로 바로 돌아설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지 않나? 무슨 잡소리들인가? 사드 배치하면, 북한이 '아이고 무서워라' 하면서 핵을 포기하는가? 아니면 '쏴봐도 소용없는데 뭐하러 이 지랄인가?'하고 제풀에 지치는가?


사드의 효용이란 딱 하나 밖에 없다. 북한의 저 뚱보 놈이 아무리 말로 해도 안 들으니, 도저히 안되겠다고 우리도 무장을 강화해야겠다는 짜증의 표현 밖에는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 짜증 한번 부리는 댓가로 우리가 치러야 할 댓가는 무엇인가?


북한 놈들이 남한을 상대로 한 워게임에서 사드는 전혀 제약조건이 되지 않는다. 장사정포를 당겨 버리고, 스커드 수백발을 쏘아 올리면 되는데, 그깟 사드가 있건 말건 무슨 상관인가?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고성능 레이더로 인한 감시체계로 심각한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사드 하나로 끝날일이 아니고, 동북아 전체의 MD 체계 편입이라는 결과과 완성되면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고 판단할 것이니, 이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실제로 그렇게 되는 건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가 그렇게 판단하고 그렇게 우기고 있으니 어쩔 것인가? 그게 아니라고 설득이 가능한 문제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사드 이전과는 다른 이후의 체계 안에서 살게 된다. 6자회담의 구도 안에서 북핵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에서 벗어나, 한미일과 북중러의 무한 대결 속에서 누가 이기는가를 해보자는 게임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다.


오히려 북한 입장에서는 그간 자신을 압박하던 6자회담 구도에서 사드를 정점으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연맹군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 뻔한 일이 아닌가.


중국의 경제보복을 언급했으나, 이는 매우 부차적인 효과일 뿐이다. 진짜 무시무시한 결과는 그깟 무역제재 치고 받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무장 강화이며, 이로 인해 동북아 전체에서 군비증강 경쟁이 에스컬레이트 되는 것일 터이다.


자, 다시 첫번째 문제로 돌아 가자.


사드는 북핵을 억지나 무력화시킬 수 있는가? 아니다. 


그런데 사드는 동북아 전체의 군비증강 경쟁을 격화시키게 될 것이다.


얻는 것은 무엇인가? 분풀이?

잃는 것은 무엇인가? 역시 분풀이!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1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