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생각해보기

<2015 신년전망> 3. 죽지못해 사는 한국사회

irene777 2014. 12. 9. 00:54



<2015 신년전망> 


3. 죽지못해 사는 한국사회


- 우리사회연구소  2014년 12월 5일 -




어느덧 12월, 연말이다. 국민들은 2014년을 떠나보내고 2015년을 맞이할 준비에 바쁘다. 2015년, 우리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부문이 심각하다. 한국 국민의 행복도와 정치의 신뢰도는 OECD의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나마 OECD 상위권에 맴도는 것은 양극화와 자살률 등 부정적 요소들이다. 


이씨 조선이 일제의 침략으로 주권을 잃었다지만 그 전에 대규모 민란으로 국권이 기울었듯이, 2015년의 대한민국도 국민의 분노가 폭발직전이다. 여기에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1. 갈수록 어려운 생계 


생활이 너무 어렵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2012년 국민총소득(GNI)에서 가계부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62.3%로 1995년에 비해 무려 8.3%포인트가 하락했다고 한다. 하락세가 OECD 회원국 평균의 2배에 달하고 있다. 한국 가계경제가 특히 위험하다. 


우리는 은행의 채무노예가 되었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11월 14일, 가계의 빚을 갚는 부담이 지난해보다 18.1%가 늘어나 2007년 미국발 경제위기 때의 미국보다도 악화되었다고 하였다. 


한국의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은 결국 자영업으로 귀결된다. 자영업은 도산을 반복할수록 영세해지며 결국에는 점포를 잃고 노점으로 내몰린다. 노점활동 끝에 건강에 무리가 오면 집에서 쫓겨나 노숙자로 전락하는 것이 우리의 비참한 노후모습이다. 여러분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가? 


국가예산의 부족으로 세금은 오르고 초보적 복지마저 실종되어, 고통은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욱 집중될 것이다. 이제 담배값이 2000원이나 오른다. 소득 하위 20% 계층은 소득이 6만원만 늘었지만 빚 상환액은 무려 76만원이나 급증했다고 한다. 최근 한 미혼모가 하나뿐인 딸을 키우기 위해 결국 티켓다방에 발을 들였다가 경찰의 단속에 자살하는 가슴아픈 사건이 있었다. 모두들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우리사회의 슬픈 단면이다. 



2. 개인주의 앞에 고독한 우리들 


우리들의 개별 고통은 이 사회에 팽배한 개인주의에 막혀 대중의 요구로 모아지기 어렵다. 보수진영은 대중의 분노가 하나로 응집되는 현상을 막고자 각종 보수단체들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한낱 휴짓조각처럼 여기며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바쁘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아픈 단식투쟁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일간베스트”의 몰지각한 어중이떠중이들이 “폭식투쟁”이라며 유가족을 조롱하는 범죄적 행위를 저질렀다. 이들이 유가족을 대상으로 “폭식투쟁”이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한국사회에는 타인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자기와 무관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고방식이 만연해 있다. 2015년, 일베와 어버이연합 같은 극우단체의 활동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소통의 부재는 어느덧 정치권만의 과제가 아니다. 우리는 어느덧 타인의 아픔에 함께하려는 행동을 오지랖 넓다고 폄하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어느덧 공과 사를 구별한다는 미명아래 업무활동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무시해오지 않았는가. 


상사와 손님 앞에서는 밝게 웃어야 하지만 뒤돌아서서 육두문자를 퍼붓는 것이 한국의 직장생활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한가해서 퇴근하면 술집을 찾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의 이 막대한 감정노동비용은 대체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인가? 



3. 늘어나는 자살자 


국민들은 고통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그나마 능력있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해외이민행렬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위기로 절대적인 이민자 수는 줄었지만, 한국갤럽의 2013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성인의 18%가 해외이민을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가히 일제의 만행을 피해 만주로 뿔뿔히 흩어지던 일제강점기를 연상케한다. 그 시절에는 압록강만 건너면 되었지만, 지금 우리들은 휴전선과 입국비자에 가로막혀 있다. 결국 이민은 소수 능력있는 이들의 임시적 도피처에 불과하다. 


오갈 데 없는 우리는 자살이라는 충격적 결말에 내몰리고 있다. 바야흐로 자살의 시대다. 서울시가 11월 26일 발간한 ‘서울시민의 건강과 주요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자살이 암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은 4번째 사망원인으로 지목되었다. 2013년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가 568명인데, 자살자가 무려 2560명에 달한다. 


자살은 10대부터 30대의 젊은 층에서 높은 비중을 보였다. 10대 사망자의 35.1%(53명)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고 특히 20대는 사망자의 51.6%(285명)가, 30대 사망자는 사망자의 39.7%(434명)가 자살을 선택하였다. 


장년과 노년층에서 자살의 비중이 높지 않다고 해서 이들을 행복하다는 것은 아니다. 최근 60대 노인들 3명 가운데 1명이 자살을 생각해보았다는 자료가 보도되었다. 우리 국민들의 고통이 이미 극한점에 와 있는 것이다. 다만 기성세대들에게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자식들이 있을 뿐이다. 고통뿐인 삶 끝에 생을 포기하려다가도 아이들의 내일과 미래를 생각하면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들이다. 



4. 늘어나는 사회범죄 


개인주의가 만연한 우리사회에서 일부 사람들은 사회적 범죄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다. 건전한 방법으로는 자식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도덕하고 부정한 방법이 사회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를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여성에 대한 성범죄가 늘어날 것이다. 서울대교수가 상습성추행으로 구속되었다. 청와대 대변인부터 제주지검장에 이르기까지, 이미 권력층에서 온갖 유형의 '변태'들이 성범죄를 선도하였다. 가장 잔인한 범죄는 돈으로 사람을 사고 파는 행위이다. 청소년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가출청소년을 유인한 성범죄는 사회를 더욱 뒤숭숭하게 만들 것이다. 


국민들의 먹거리를 이용한 생계형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원산지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유통기한을 넘긴 식재료들을 유통시키는 범죄가 주목된다. 12월 2일, <연합뉴스>는 '국내 유통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분석 결과' 발표를 언급하며 "명태, 다시마, 고등어 등 150개 시료 중 6.7%에 해당하는 10개에서 세슘-137이 검출됐다"고 보도하였다. 후쿠시마 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이 수산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들 시료는 모두 대형마트에서 구한 것이어서 충격은 더욱 크다. 


70년대에 이미 퇴출된 사카린이 각종 식품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7월 24일, 빵·과자·아이스크림·사탕·초콜릿류에도 설탕을 대신해 사카린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11월, 서울 노원구의 한 아스팔트에서는 방사능이 검출되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지난 10월 10일, <오마이뉴스>의 최병성 기자는 산업폐기물 재생 시멘트가 온갖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믿을 것은 사라졌다. 휘황찬란한 빌딩숲 사이에서 내 몸 누일 방 한 칸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이다. 사람들은 자기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남의 가족을 밀어내고 있다. 자본주의 특유의 감정노동은 부유층과 빈곤층을 막론하고 모두의 인성을 파괴하고 있다. 저녁에 소주 한 잔 마신다고 이 고통이 사라지는가. 모두들 죽지 못해 사는 사회. 대한민국 2015년의 모습이다.



<출처 : http://blog.daum.net/oursociety/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