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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수사 결론...‘김기춘 검찰 다잡기’ 먹혔나

irene777 2014. 12. 18. 19:02



허망한 수사 결론...‘김기춘 검찰 다잡기’ 먹혔나


- 한겨레신문  2014년 12월 17일 -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6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참석하려고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핵심의혹 풀지못한 수사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파문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검찰 스스로 인정하듯 ‘호랑이를 그리지 못하고 고양이를 그린 꼴’로 막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검찰 내부뿐 아니라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의혹들을 상대로 한 조사였다’는 평가가 대체로 일치한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을 엉뚱하게 검찰에 떠넘겼다’는 검찰 내부 불만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범죄를 처벌하는 기관에 ‘의혹을 해명하라’는 미션을 주는 바람에,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책임을 검찰이 다 뒤집어쓰게 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청와대가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루머’라는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탓에, 검찰로선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급의 한 검찰 고위 간부는 17일 “여전히 국민들은 의혹이나 논란이 많은 사안에 대해 결국 검찰 수사로 끝을 봐야 승복하는 경향이 있다. 청와대가 골치 아픈 상황을 해결하는 데 검찰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이 보도된 당일, <세계일보> 고소와 수사의뢰를 통해 이 사건을 검찰로 넘긴 것도 이런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며 무지무지 고생한 부분이, (등장인물을 처벌하는 데) 적용할 어떤 법조항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라고 털어놨다.



검찰 내부서도 불만 터져나와 

“청와대가 해야 할 의혹 해명에 

검찰 끌어들여”...책임 뒤집어써 


청와대, 사실상 수사과정 통제 시도 

자체조사 통보에 조응천 지목까지 

법조계선 “김기춘 작품 아니겠나” 

평소에도 ‘부하’였던 검찰총장에 전화



청와대는 일단 사안을 검찰로 떠넘겨 놓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 강력한 통제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박 대통령의 발언뿐이 아니다. 청와대가 검찰 고발 직후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낸 우병우 민정비서관을 중심으로 강력한 자체 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검찰에 통보한 것도 이런 통제 시도로 꼽을 수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별다른 위법 혐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이번 문건 파문의 주도자로 지목해 ‘여론몰이’에 나선 것도 청와대 작품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검찰에 넘기고, 사안에 대한 사실상의 지휘는 청와대가 나서는 구도였던 셈이다.




▲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법조계에서는 청와대의 이런 ‘전략’을 구상하고 최종적으로 컨트롤한 이가 김기춘 비서실장이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검찰의 또다른 인사는 “검찰 조직을 잘 아는 그가 검찰을 통해 충분히 위기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게 아니겠느냐”는 촌평을 내놓았다. 평소 검찰 간부들 사이에서 “과거 정부나 이전 청와대에 비해 검찰에 대한 김 실장의 ‘그립’(장악하려는 시도)이 지나치게 세다”는 불만이 종종 터져나왔던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 실장이 과거 자신이 법무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 부하였던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한다는 게 김 총장과 가까운 이들의 전언이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독립기관인 검찰을 직접 지휘할 수 없고, 법무부 장관을 통해서만 지시를 할 수 있다. 비서실장이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행위이자 ‘월권’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야권에서는 벌써 특검이나 국정조사 또는 청문회 개최 등이 거론된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최아무개 경위의 죽음이나 한아무개 경위에 대한 회유 의혹까지 불거진 마당에 검찰 수사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 특검 요건에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법적 처벌을 위한 특검보다는 정치적 책임과 의혹 해소를 위해 국정조사나 청문회가 더 적합한 틀이라는 의견도 있다.



- 한겨레신문  석진환기자, 김원철 기자 -



관련 기사 : 박지만 쪽 “조응천한테 문건 설명 들은적 없어”

 관련 기사 : 검찰, ‘정윤회 인사 개입’ 의혹엔 손도 안댔다





[정치토크 돌직구 18회]

구석 몰린 청와대 ‘비선 사수작전’



▲ ‘한겨레’ 정치부장이 해설하는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파문이 청와대 보고서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최 아무개 경위가 자살하고 

권력 암투설의 다른 한쪽인 박지만 EG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며 계속 확산되고 있다.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이번 사건을, 청와대 출입기자와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한겨레’ 정치부장이 알기 쉽게 해설했다. 


승마 선수인 정윤회씨 딸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인사 개입 특종의 전말도 밝혔다.


http://youtu.be/qYvPjHwtm4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