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통진당 해산찬성 60% 반대 25%를 보는 눈

통진당 해산찬성 60% 반대 25%를 보는 눈

통진당에 주는 충고...선한 사마리아 인은 드물다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4년 12월 23일 -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인도 그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되 어떤 사마리아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니라 (신약성경 누가복음10장 30~34절)”

어떤 무리의 사람들이 길에서 특정한 무리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슬슬 피합니다. 길 가던 사람들은 그들의 싸움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큰 쪽의 말만 들립니다. 맞는 사람은 목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므로 길 가던 사람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리는 쪽의 말이 맞든 틀리든 관심이 없습니다. 하여 “때릴만하니 때리고 맞을만하니 맞는 거겠지. 그런 싸움에 내가 왜 끼어?” 심리가 됩니다.

시간이 지나 갈수록 때리는 무리들의 구타가 심해져도 맞는 무리들은 항변도 못하고 그냥 맞고만 있습니다. 사람들이 혀를 차기도 하고 손가락질 하며 집단구타를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거기다 때리는 쪽의 말이 소리만 크지 들어보니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얻어 맞는 쪽이 하는 얘기를 들어봅니다. 너무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기 때문에 이유가 알고 싶은 것입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때리는 쪽이 더 나쁩니다. 그래서 "당신들이 잘못하고서 왜 잘못을 지적하는 사림을 때리나?” 심리가 된 것입니다. 그러자 구타를 하던 무리들이 눈을 부라리며 구경꾼들을 쫓아버립니다. 그들의 위세에 눌린 구경꾼들은 슬슬 피하지만 눈길은 떼지 않습니다. 구타는 심해지고 맞는 사람의 몰골은 점점 처참하게 변합니다.

그제서야 그 처참함을 볼 수 없는 양심가들 한 둘이 싸움판에 뛰어들어 “그만 해”라는 말과 함께 때리는 쪽을 상대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구경꾼이 아니고, 피해가지도 않습니다. 직접 당사자로 싸움판에 뛰어들어 무리들과 맞서게 됩니다. 결국 때리던 무리들은 군중에게 잡혀서 곤죽이 되거나 도망하거나 하므로 싸움은 군중이 이깁니다.

반대도 있습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맞으면서도 맞는 쪽이 때리는 쪽에 계속 대들고 있을 때, 또 때때로 반격을 하기도 할 때입니다. 이때 구경꾼은 피해갑니다. 그 싸움에 끼어들어 집단 패싸움 당사자로 몰려 경찰서를 들락거리게 될 까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절대로 싸움판에 끼어들지 않습니다. 맞는 쪽이 때리는 쪽에 계속 대들고 있어서 얘기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던 통합진보당이 깡패를 만나서 죽도록 맞았습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으므로 죽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 인은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같이 싸우고 계속 대들어서 구경꾼이 피해갔습니다. 그 싸움에 끼어들어 집단 패싸움 당사자로 몰려 경찰서를 들락거리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싸움판에 끼어들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 지난 11월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통진당 해산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이 운동본부 출범식에는 고엽제전우회,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140여 보수단체 회원 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인용결정문이 나오자 즉각 이정희 대표 등 통합진보당 당원 전부를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결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또 곧바로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현철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헌재는 인용 결정문에서 “진보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을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 인용문으로 보면 진보당에 가입한 것만으로도 수사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국가보안법은 이적단체를 구성하거나 가입한 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헌재의 결정문대로라면 해산된 통합진보당은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지요. 시나리오대로 착착 아귀가 맞아가고 있습니다.

2. 12월 21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단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불복, '국회의원 지위 확인의 소'를 서울 행정법원에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규 의원 등 의원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투표행위로 이뤄지는 '선거'에 의해 선출돼 입법권을 담당하는 지위를 가진 헌법기관"이라며 "헌법재판소의 의원직 상실 결정은 '권한 없는 자의 법률행위'로서 당연무효"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들은 "2004년 헌법재판소가 발간한 책자에서도 정당해산 시 '원칙적으로 국회의원의 자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검토돼 있다"며 특히 "박정희 정권의 군사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1962년 12월26일 전부 개정한 헌법에는 '소속정당이 해산된 때 그 자격이 상실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87년 6월 항쟁 이후 개정된 현행 헌법에서는 이와 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결국 박근혜 시대의 헌법재판소가 박정희 때의 헌법 규정으로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황선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황선씨는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을 지내고 2012년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5번을 받아 출마했던 사람입니다. 그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이 (나와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진행한) 토크콘서트를 향해 직접적으로 '종북 콘서트'라고 지칭했다. 이런 발언은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고소장은 내일 오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헌재에서 나온 뒤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 한 것입니다.

3.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판결에 국민여론 60%이상이 찬성이고 25%가량이 반대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선한 사마라이인은 25%란 말입니다. 따라서 이런 여론조사 결과로 볼 때 '민심'은 헌재의 통진당 해산 판결에 동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이 25%는 헌재가 철저하게 법이 아닌 정치적 판결을 했음에도 국민들 다수가 지지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우매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입니다. 또 여론조사가 왜곡되어 있다며 믿고 싶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결정문을 낭독하는 헌재 소장이 법리적으로 탄핵 인용인 것으로 모두들 생각하고 있는 찰라 마지막에 ‘기각’이라는 한마디를 하므로 정국의 추를 돌려버린 것을 기억합니다. 당시 헌재의 결정문은 지금 읽어도 정치재판이었습니다. 국민의 지탄을 받는 국회가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지나쳤다는 국민여론을 반영한 정치적 판결이었습니다. 행정수도 이전 반대 결정에서도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절대적이고 완벽한 정치재판을 목격했었습니다. 당시 헌재가 행정수도 이전에 관습헌법을 들먹이며 반대한 것은 전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법대로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비판하지만 법원도 법대로 하지 않은 것 우리는 너무도 잘 압니다. 국회의 날치기는 법 위반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날치기로 통과된 법들이 우리의 현실을 지배합니다. 그러므로 법조계도 의원직 상실 결정이 내려진 통합진보당 전 의원들이 국가를 상대로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실제 법원이 이를 인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당수 변호사들이 “해산된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상실과 관련한 규정이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재판을 통해 이를 다툴 여지는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서울행정법원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정면으로 대드는 형국의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현재 법조계의 대체적 의견은 “헌재가 진보당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공격해 그 근간을 훼손했다는 점을 인정한 상황에서 법원이 법조문을 명분으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결론입니다. 태풍이 불고 있습니다. 혹한에 태풍이라니 해도 너무합니다. 따뜻하고 바람막이가 잘 된 집에서 먹을 것 제대로 갖춘 사람들은 혹한과 태풍에 집이 날아가고 목숨을 잃고 병들어 신음해도 그들을 도우려 밖으로 나오기가 싫습니다. 그러나 태풍도 혹한도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물러간 뒤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그 처참함에 망연자실합니다. 드디어 복구 작업에 동참합니다. 복구 작업의 여파는 혹한이나 태풍 이전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

힘없는 사람이 힘있는 사람에게 한없이 얻어맞기만 하면 구경꾼은 때리는 사람과는 적이 되고 맞는 사람과 친구가 됩니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은 드물지만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지금 진보당 사람들이 이런 기본적 심리상태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헌재의 결정을 반대하는 25%가 아프지만 지금 야권 지지층입니다. 이들이 선한 사마리아 인들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옹골지게 지지하는 20%와 진보진영 통 털어서 5% 수준… 이를 인정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합니다. 아프지만 이를 인정하고 맞을 때 더 맞아야 합니다. 그래야 선한 사마리아 인이 늘어납니다.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절대로 맞은 사람을 돌볼 계층이 아닙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인이 아닌 평민 유대인들이 사마리아 인들과 같은 마음이 되게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람입니다. 진보가 사람을 자꾸 잃으면 안 됩니다. 나만 옳다고 주장하다가 사람을 잃지 않았는지 뒤돌아보아야 합니다. 진보가 사람을 잃은 것은 주장이 정당해도 그 정당성을 사람들이 불편해했기 때문입니다. 대중정당이 대중을 불편해하게 했다면 진 것입니다. 통합진보당 측은 지금 그것을 뒤돌아 보아야 합니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