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생각해보기

<칼럼> 세월호 1주기에 쓰는 격문

irene777 2015. 4. 22. 18:03



세월호 1주기에 쓰는 격문

4.16, 야당이 국회를 거부하라


진실의길  임두만 칼럼


- 2015년 4월 15일 -




한국인 대부분은 일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특히 일본의 정권을 쥐고 있는 보수진영 정치인이나 정부를 싫어한다. 대부분의 한국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2차 대전 피해국인 아시아권 전체 국가의 국민들도 거의 동일하다. 그들이 일본을 싫어하는 것은 일본이 ‘일본제일주의’에 심취, 자기 선조들의 패악적 군군주의를 반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본이 지구촌의 강국으로 자리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일본일체화’에 성공한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정치 지도자가 국민들을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과 애정이 본질적으로 국민들의 눈에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즉 일본의 지도자들은 국민들에게 ‘일본(영토와 국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내보이고 있음이다.


2012년 3월11일은 동일본 대지진 1주기였다. 이 1주기를 일본은 국가애도일로 지켰다. 행정부 수반인 노다 요시히코 당시 일본 총리를 비롯해 거의 전 각료 등 주요 인사 1,200여 명은 도쿄국립극장에 모여 추모식을 거행했다. 그리고 이들은 대지진 발생시각인 오후 2시46분에 맞춰 1분간 대지진 당시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했다.


당연히 국가 최고지도자 아키히토 일왕 부부도 추모식에 참여했다. 특히 당시 82세의 고령이었던 아키히토 일왕은 추모식 3주 전 심장수술을 받아 요양 중이었다. 그랬음에도 직접 추모식에 참여, 추도문을 낭독하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직접적 책임이 없는 왕도, 국민의 안녕과 재산을 보호 할 국가의 최종 책임자로서의 총리도 매우 당연한 일로 감당했다. 그에 대해서 어떤 생색도 내지 않고 오로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를 진정성 있게 내보였다.


2015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1주기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는 국민 304명이 집단으로 목숨을 잃은 지 만 1년이 되는 이날 ‘외국순방’이라는 이름으로 ‘피난’을 간다. 여기에는 국민안전의 총괄 책임부서인 행정자치부 책임자 정종섭 장관도 동행한다.


그뿐인가. 정부의 다른 각료들도 이런저런 핑계로 추모식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말로는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며, 민생이 최우선이어서 국회가 공전하면 민생이 뒤틀린다고 하지만 실제로 국민들이 안녕치 못한 일이 일어났던 1주기가 다가오자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그날 그 장소만 피하고 보자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일본과 극명하게 비교되는가.




▲ 황우여 교육부총리               ▲ 김희정 여성부 장관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총리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주류는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다. 학생과 교사 등 총 26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 이에 인솔책임자였던 교감은 구조되었음에도 학생들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도 이 나라 교육을 총 책임지면서 사회부처의 수장까지 겸하고 있는 황우여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여해야 한다는 이유로 16일 하루 종일 국회에 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가족해체’아픔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여성가족부는 부처 이름에서 가족 우선을 책임지는 부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김희정 장관도 주무부처 장관이기는 매한가지다. 그럼에도 추모식 현장이 아니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위해 국회에 있어야 한단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국가 복지정책의 수장에게 죽음을 다스리는 것보다 더한 복지정책은 없다. 복지는 곧 삶이다. 그런데 이런 국민의 삶에 대한 총 책임자가 국가 애도일이어도 괜찮은 날 국회에 있어야 하므로 추모식에 참여할 수 없단다. 16일은 10시부터 국회 본회의가 열리며, 교육ㆍ복지ㆍ사회ㆍ문화 부문 대정부 질문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이날 하루 종일 국회에 있을 예정이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 때문에 탄생한 국민안전처는 이날 추모행사가 아닌 ‘국민안전 다짐대회’를 연다고 한다. 세월호 1주기 핑계로 여는 일종의 홍보행사다. 이 행사에는 박인용 안전처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 ‘안전홍보’에 나서기로 했단다. 특히 이들 세 장관 모두 별도의 추모 행사 참여 계획은 없다고 한다.


오죽하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조차 이 행사를 거론하며 “1주기 행사와 관련해 걱정이 많다”고 했을까. 그래서 유승민은 아예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제를 안산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관해 개최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으나 정부는 꿈쩍도 안하고 있다.


국가기관으로 단 하나, 선박사고 직접관련부처인 해양수산부만 유기준 장관이 전남 진도군에서 주최하는 세월호 1주기 추모제에 직접 참석하는 정도가 이 정부의 1주기를 대하는 자세다. 이런 천인공로할 일이 있는가? 우리가 욕하고 손가락질하고 비판하고 비난하는 이웃 일본의 정치인들과 국가 지도자들의 행동에 대해 무엇으로 보고 배우는가? 거짓을 말하고, 잘못을 감추고, 악행을 정당화하는 뻔뻔하고 치졸한 것은 잘 배우면서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은 전혀 배울 마음이 없는가?


이런 정부에게 4월 16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하루쯤 야당의원들 없다고 국회가 안 돌아가는가? 다른 일로는 국회 보이콧도 잘 하는데 이날 하루쯤 야당만이라도 전폭적 추모 기운을 불러일으킬 수는 없는가?


‘국민의 안녕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문장은 헌법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말은 연설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당장 4.29재보선 현장에서 유세를 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 ‘존경하고 사랑하는 유권자 여러분’을 외칠 것이다.


그래서다. 야당이 정말로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면 ‘국민 304명이 몰살한 1주기’에 거당적으로 그 추모식에 참여하여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줘야 한다.


피하는 것이 능사인 대통령이나 이 정권 핵심들과 야당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에 “우리에게 정권을 주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야당이 없는 국회에서 ‘답변’을 한다는 핑계로 죽치고 있을 이나라 장관들의 모습을 보여주므로 그들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거짓을 참으로 치환하는데 능한가를 보여주는 것이 한 수 높은 정치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flower911&uid=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