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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인형탈 쓰고, 세월호 가족의 선거운동

irene777 2016. 4. 16. 16:14



도라에몽 인형탈 쓰고, 세월호 가족의 선거운동


- 경향신문  2016년 4월 15일 -





▲ 세월호 유족 등 자원봉사자들이 인형탈을 쓰고 박주민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출처 : 유경근씨 트위터 @snk21c



세월호 참사 희생학생 예은 아빠 유경근씨가 국회의원선거 다음 날인 14일 자신의 트위터(@snk21c)에 사진 4장을 올렸다. 도라에몽 등 캐릭터 인형탈을 쓴 자원봉사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어린이와 함께 포즈를 취하며, 춤추는 장면이다. 유씨는 사진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은평갑에서 먹고자며 온갖 궂은 일 도맡았던 영석아빠, 창덕님, 영록님 세 분. 애들 위한 일이라면 몸 쓰는 일은 뭐든 다 해낼거니까 걱정 말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 동거차도로 떠났습니다.” 세월호 가족들은 서울 은평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선거 운동에 참여했다. 하루 3~6명 교대로 조를 짜 자원봉사했다. 인형탈을 쓰고 춤을 추고, 지지 호소 전화를 돌렸다.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이들이 세월호 유족인줄 잘 몰랐다고 한다.




▲ 세월호 유족 등 자원봉사자들이 인형탈을 쓰고 박주민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출처 : 유경근씨 트위터 @snk21c



선거 캠프 최일곤씨는 페이스북에 세월호 가족의 운동 참여 이야기를 올렸다. (☞ 최일곤씨 페이스북 바로가기) 

최씨는 이렇게 썼다.




“주변에서는 세월호 이야기는 선거에 도움이 안 될 것이니 하지 말라고들 했다.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몰랐다. 아픈 현실이다. 더 가슴이 아픈 것은 매일 조용히 캠프에 나와 묵묵히 일하는 유가족들을 볼 때였다. 유가족들은 자신들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묵묵히 주어진 일만을 하며 지냈다. 영석이 엄마는 아침 일찍 나와 밀걸레 질을 하며 청소를 했다. 그리고는 전화기 앞에 앉아 전화를 걸어 하루종일 박주민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영석이 아버지는 투표독려 운동을 하기 위해 아침부터 길거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또 해가 질 때까지 인형탈을 쓰고 온몸이 땀에 젖도록 춤을 췄다. 그들은 그렇게 고된 하루를 보내고 말없이 근처 모텔로 돌아갔다가 다음날 다시 나왔다. 박주민은 자신을 위해 인형탈을 쓰고 춤을 추는 영석이 아버지를 보면서 가슴 아파했다. 2년 전 4월 16일 이후, 춤을 출만큼 즐거운 일이라곤 없었던 영석이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그것도 인형 탈을 쓰고 춤을 추는 것이 그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 인형탈을 쓰고 세월호 유족 등 자원봉사자들이 박주민 후보 선거운동을 하며 

어린이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유경근씨 트위터 @snk21c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은 유경근씨는 13일 밤 새누리당 최홍재 후보를 여유롭게 앞지르며 당선이 확실해진 박주민 후보에게 ‘노란 목걸이’를 걸어줬다. ‘세월호가족’이 주는 ‘당선증’이었다. 리본이 그려진 노란 점퍼를 입은 여러 유족이 함께 축하했다.


‘박주민 당선자’는 14일 첫 일정으로 안산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했다. 이어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도 갔다. 박 당선자는 14일 저녁 경향신문과 인터뷰했다. 마침 여러 지지자들이 응암동 선거사무실로 찾아왔다. 이들은 당선자에게 “세월호 문제 잘 해결될 수 있게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당선자는 양복 재킷에 세월호 배지를 달았다. 목걸이, 팔찌도 착용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몇몇 사람의 반대에도 명함과 현수막, 포탈사이트 프로필에 ‘세월호 변호사’ 이력을 넣었다.


유씨는 박 당선자 분향 뒤 트위터에 “아이들도 ‘박주민 국회의원’을 보며 웃었을겁니다. 엄마아빠들보다 더 환하게.”라고 썼다.



- 경향신문  홍진수 기자, 김형규 기자 -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415140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