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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5년 한국사회 최악의 시나리오

irene777 2014. 12. 28. 03:26



2015년 한국사회 최악의 시나리오


-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


2014년 12월 26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습니다. 2015년을 앞둔 우리 국민들에게 해당될 말이지요. 대한민국을 두고 자유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는데 국민들의 “자유시간”은 이미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자유란, 출퇴근길에 SNS를 끄적거리는 자유밖에 없지 않나요? 아이들 보육기관도 주변의 평가를 따라야 하고, 하다못해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원하는 메뉴는 가격에 의해 제약됩니다. 출근길에 입을 옷은 상사의 눈치와 유행을 고려해야 하고, 심지어 팀장님 눈치보느라 점심메뉴 선택의 자유도 없습니다. 



자유를 잃어버린 자유대한 


교과서에서 “자유대한”을 배우는 우리 어린이들은 선행교육의 노예가 되었고, 우리 청소년들은 대입수능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우리 청년들은 시급 5600원짜리 아르바이트의 노예가 되었으며 우리 30-40대는 은행 채무이자의 노예가 되어버렸습니다. 





일찍이 서태지가 노래 <교실이데아>에서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라고 외쳐 청소년들의 열광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았지요.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전국의 아이들은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주입받고 있습니다. 


인생의 황금기인 청춘의 꿈을 펼쳐야 할 우리 대학생들은 편의점 야간알바와 대학가 서빙알바에 청춘이 쪼그라들었습니다. 학력이 좀 있는 이들은 저마다 임용고시, 공무원고시, 경찰시험 합격의 환상에 빠져 있습니다. 확률통계를 공부한 청년들이 10대1의 터무니없는 경쟁률을 보고도 “이번엔 가능하다!”며 환성을 지르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은 합격하면 벼슬길이라도 올랐지만, 우리 청년들은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본 떼고 전입신고 처리하는 일을 위해서도 3-4년씩 고시원에서 밤을 지새워야 합니다. 


이들에게 연애는 사치입니다. 결혼과 출산도 사치입니다. 이쯤되면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사회인지 노예제 사회인지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인류역사 이래 연애와 결혼, 출산이 금지당한 사회계급이 바로 노예이기 때문입니다. 하다못해 조선시대 농민들도 노비가 아닌 이상 18세가 되면 저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낳아 키웠습니다. 오늘날 우리 청년들은 연애와 결혼, 출산의 자유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지난 대선정국에서 민주통합당 손학규 고문이 “저녁이 있는 삶”을 선거모토로 제시했겠습니까? 지금 우리 국민의 생활에 ‘저녁’이 사라졌습니다. 가족이 함께 저녁먹을 시간도 없는 주제에 ‘자유대한’을 강조하니 국민들은 “자유수호”에 코웃음을 치는 것입니다. 자유가 언제 있어보기나 했나요? 



3포시대가 가고 4포시대가 온다 


우리 청년들은 100년전 미국의 흑인노예처럼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엄두를 못냅니다. 그래서 청년들은 3포세대로 불립니다. 그러나 2015년, 3포의 세대는 가고, 이제 4포의 세대가 옵니다. 4포 시대란 인생의 목표가 사라져 결국 생을 포기하는 시대입니다. 


2014년 10월, 우린 공무원 연금이 처참하게 잘려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2015년, 공무원임용준비생은 인생의 목표가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납부금액은 2배로 늘고 혜택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공무원 연금을 보면 죽기 살기로 고시원에서 씨름하던 공무원임용준비생은 의욕이 탁 풀릴 수밖에 없습니다. 


2015년, 대기업취업준비생은 인생의 목표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최고기업이라는 환상으로 둘러싸인 삼성그룹이 11월 26일, 화학부문 계열사를 매각하고 이어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임원진의 임금을 동결하고 사실상의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지요. 중국의 기술추격에 따른 샌드위치 압박이 본격화된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채 비정상 경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3/4분기 스마트폰 영업이익은 60%나 줄었다고 합니다. ‘장그래’를 능가하는 신입사원을 다짐하며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수많은 청년들, 2015년엔 어디에 지원할 것인가요?  


2015년 결혼을 목표로 차곡차곡 월급 모으시던 30대들. 결혼목표는 또 미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저축을 위해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아파트 전세값은 하늘을 날아다니기 때문입니다. 벌써 나이가 서른 넷, 여자친구 얼굴에 이제 잔주름이 생깁니다. 여자친구 있는 당신이 어쩌다 노총각이 되었나요? 


2015년, 안락한 노후를 꿈꾸던 실버세대들도 노후를 미루셔야 합니다. 막내아들이 취업준비로 대학졸업을 늦추면 등록금을 1년 더 감당하셔야 합니다. 부인께서는 큰딸이 낳은 손주 육아로 너무나 힘드시지요. 노후는 고사하고 쉴 참이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으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최악의 경우 2015년 사람사는 세상은 서울특별시 강남구로 국한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전체가 자살대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막중한 스트레스에 죽지 못해 아우성이지요. 2013년 한 해에 서울시 자살자가 무려 2560명에 달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1만명에 달하는 자살규모입니다. 우리 국민 5000명 가운데 1명이 작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말이 됩니다. 


자살통계에는 실제 자살한 사람들만 포함될 뿐 자살을 시도한 사람, 내지는 자살을 고민한 사람은 통계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매년 수만,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자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2015년 자살자는 1만명을 훌쩍 너머 잠실운동장 좌석을 빼곡히 채울 지도 모릅니다. 최대 2만명에 달할 수 있는 자살예비자들, 자살을 고민하는 수십만명의 사람들. 이것이 감출 수 없는 대한민국 2015년의 모습입니다. 


얼치기 학자들은 국민들의 “생명경시풍조”를 읊조립니다. 결국 국민이 문제란 것이지요. 그러나 생명경시풍조는 이 땅의 위정자들과 외세와 재벌에게 따져야 합니다. 이건희 일가가 올 한 해 늘어난 주식평가액만 보아도 자그마치 13조원입니다. 다른 재벌은 어떨까요? 박근혜 정부는 세금수입이 없다며 서민 담배값까지 올리면서, 미국무기구매와 재벌지원은 빈틈없이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분노한 대중, 테러와 파쇼에 노출 


극심한 무기력과 절망 끝에 국민들은 폭력적 분노표출에 쉽게 동화될 수 있습니다. 사회가 뒤숭숭해질수록, 강력범죄는 늘어나는 법입니다. 특히 불특정 다수에게 해를 가하는 테러행위가 우려됩니다. 


테러는 단연코 한국사회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난 12월 10일, 전북 익산의 통일콘서트 행사에서 <일베>에 심취했던 한 청년이 폭탄테러를 가해 참가자들과 관객이 대피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자칫 특정인의 다수를 사망에 이르게 할 만큼 위험천만한 테러행위가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종북몰이”에 심취한 나머지 훨씬 중요한 테러수사에는 소극적입니다. <일베>를 비롯한 극우사이트에서는 테러리스트를 “오 열사”로 미화하는 등 눈뜨고는 볼 수 없는 반사회적 담론이 마구 유포되고 있지만 아무런 제지도 없는 실정입니다. 


최악의 경우 2015년 대한민국은 백색테러의 천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통합진보당은 해산되었고 극우세력은 정부에 ‘진보당 당원명부 공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보당 당원명부가 공개되는 순간 극우세력들은 이 당원명부를 들고 동네곳곳을 찾아다니며 사회적 위해를 가하고 협박을 일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쟁이라도 난다면 그야말로 한국전쟁 시기 백만명 이상의 양민학살을 낳았던 국민보도연맹 사건이 재현될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민중들이 단지 진보당원이란 이유로 무더기로 처형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진보당이 아니라고 안심하실 수는 없습니다. 이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한번이라도 진보당에 적을 둔 인물들의 공직선거출마 제한법안을 준비하고 있다죠. 이들은 나아가 한번이라도 야권연대에 찬성한 자들의 출마를 제한하려 할 것이고 한번이라도 집회장에서 얼굴찍힌 사람들을 ‘국민보도연맹’으로 가입시킬지도 모릅니다. 


절망 속에 자살하고, 이를 피했다 하더라도 살벌한 검거선풍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2015년은 인간의 존엄성이 부정당한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oursociety/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