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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 화물선의 좌초 사진 논란...“세월호 구조는 왜”

irene777 2015. 1. 10. 03:01



한 외국 화물선의 좌초 사진 논란

“세월호 구조는 왜”


호에그 오사카호 모래톱 위 좌초 사진 놓고 갑론을박

정부 당국 세월호 구조 부족 탓


- 미디어오늘  2015년 1월 7일 -



영국에서 한 대형 화물선이 좌초된 사진을 놓고 세월호 참사 구조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상황과도 많은 차이가 나는데도 누리꾼들은 사진을 놓고 정부 당국의 늑장 구조를 비난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구조 과정에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영국의 좌초 화물선에 대한 대응과 여러가지로 비교가 되고 있다. 


화제가 된 사진은 지난 5일 AP통신이 <영국 모래톱에 좌초된 수송선>이란 제목으로 올린 사진이다. 통신사 뉴시스는 "영국 남단 사우샘프턴과 와이트섬 사이의 솔렌트 해협의 모래톱에 좌초된 차량 수송선 호에그 오사카 호를 5일 예인선이 떠받치고 있다"면서 "전날 수송선에 타고 있던 25명의 승무원은 모두 구조됐으나 배는 45도 기울어져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속 호에그 오사카호는 45도 이상 기울어져 있고 한 예인선이 넘어지지 않도록 왼편에 배 앞머리를 대서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누리꾼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군함정 급의 선박이 기동성 있게 세월호의 경사 속도를 막았더라면 구조 시간을 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대처방법", "저렇게 떠 받쳐서 침몰 시간 지연하고 반 이상 구조할 수 있었다", "세월호 때 그 많은 배들이 주위에 있었어도 저런 장면은 단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무능한 정부 저 작은 배가 저렇게 큰 기울어진 배를 받치는 모습 또 한번 세월호 구조가 얼마나 무능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영국의 구조 모습을 보고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면서 "또 다시 억장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사진은 세월호 참사와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선동'에 가까운 해석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회그 오사카 호는 사우스 팸튼에서 기항해 얼마 못가 해변 제방에 충돌한 후 기계 고장을 일으켜 좌초했다.


SBS는 "5만1천톤 급의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 회그 오사카 호는 지난 3일 솔렌트 해협에서 위험하게 기울면서 브램블 모래톱에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해사 연안 경비청은 성명서를 내고 '회근 오사카에 탄 선원들은 소재가 모두 확인되었다. 몇몇은 헬리콥터로 이송되었고 나머지 선원들은 사건 현장으로 보내진 세 척의 구명보트를 통해 구조되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 AP통신이 찍은 호에그 오사카의 좌초 사진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뉴시스가 관련 사진을 보도한 내용.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오사카 호는 45도로 기울어졌지만 수심이 얕은 모래톱 위에서 좌초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정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 위에 떠 있는채로 기울어져 침몰 중인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허핑턴 포스트 보도에서도 날이 어두울 때까지 45도 기울어진 채로 고정돼 있는 사진이 나온다. 


AP 통신의 사진이 예인선이 떠받치는 듯한 모습이지만 선원들을 구조하기위해 가까이 배를 댄 모습일 가능성도 있다.


"저건 모래톱에 박혀 있으니 가능하고 세월호는 지지해줄 것이 없이 물에 뜬 상태라 불가능", "세월호 당시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것은 반박할 수 있지만 엄연히 저 사건과 비교하기엔 스케일과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십미터 수심 위에 떠 있었던 세월호를 기울어진 쪽으로 떠받치면 반대편으로 밀려버리고 양쪽에서 받치더라도 아래쪽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사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한 장의 외신 보도의 사진으로 세월호를 떠올리며 논란이 되는 것도 정부 당국의 구조가 총체적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는 ‘실종자 수색과 진상규명을 위해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은 "팽목항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홉명의 실종자와 진실이 저 바다에 갇혀 있다"며 "(정부는) 오히려 돈과 기술적 한계를 이야기하며 인양 포기론을 흘리며 여론을 몰아가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