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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소설> 노란리본의 분노16 -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군주는 가장 가벼운 존재다

irene777 2015. 4. 30. 04:19



<세월호 소설>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군주는 가장 가벼운 존재다

[노란리본의 분노 16] 유체이탈 화법을 대하는 옛 성현의 호통소리


- 오마이뉴스  2015년 4월 22일 -




2014년 4월 16일 09 : 18 AM


자 그럼, 수업 계속 하도록 할까요? 


다음으로는… 기왕에, 맹자의 고자(告子)편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니까, 거기 나오는 아주 유명한 구절 하나를 소개하도록 하겠어요. 마침, 오늘 강의할 내용에 포함이 되어있었군요. 다시 칠판을 보도록 할까요?




▲ 큰 시련을 겪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맹자의 위로 메시지   ⓒ 정소앙



이 구절은, 현재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맹자가 주는, 일종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전부 뜻대로 잘 안되었거나, 사는 게 너무나도 힘들게만 느껴지는 사람들. 그들을 향해… 그건, 장차 큰일을 맡기기 위해 하늘이 일부러 내리는 테스트다. 그러니까 잘 참아내라. 그러면 결국에는, 그 어떤 어려운 일도 능히 극복해낼 수 있는, 그런 크나큰 능력이 생길 거다. 맹자는 지금… 그렇게 따뜻하게 위로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 하나가 머릿속에 떠오르는군요. 이른바 '흑묘백묘'론을 통해, 오늘날의 중국을 G2의 위치로까지 끌어올린 중국의 지도자가 누구죠? 바로 덩 샤오핑. 다들 알고 있죠? 그런데 이 덩 샤오핑에게는 별명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뭐였을까요? 그건 바로… '부도옹( 不倒翁 )'. 우리말로 하면, 쓰러지지 않는 노인… 즉, '오뚝이' 라는 뜻이죠. 


덩 샤오핑은 문화대혁명의 과정에서, 마오쩌둥의 탄압으로 인해 여러 차례 숙청을 당했어요. 그런데 그 때마다…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다시 권력무대에 복귀를 하곤 했죠. 그 시절, 숙청당해서 시골로 쫓겨났던 덩 샤오핑이…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와신상담을 했던 글귀가 바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맹자의 고자(告子)편 구절들이에요. 


그러니 혹시 여러분들 중에도, 사는 게 너무 힘이 들고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맹자가 전하는 이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힘을 얻었으면 좋겠군요. 지금의 고난과 역경을 잘 극복하세요.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보다 큰일을 하는데 그 경험들이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될 거예요.


자 그럼 이제, 다른 이야기로 한 번 넘어가 보도록 할까요?




▲ 유체이탈 화법에 대한 맹자의 호통   ⓒ 정소앙



뭐, 내용을 보면 다들 알겠지만… 요즘에 유행하는 어떤 단어 하나가 팍 떠오르죠? 뭐 생각나는 거 없어요?  


아, 거참… 딱 보면 그걸 모르나? 아 거… 청와대에 있는 어떤 사람이, 너무너무 자주 구사를 해서 유명해진 말 있잖아요! '유체이탈 화법!' 


자 이제, 이게 왜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것인지… 내용들을 그냥 쭉 한 번 다시 한 번 읽어보도록 하세요. 어때요? 비슷하죠? 결국은, 자기 책임은 전혀 인정을 하지 않고… 순전히 다른 사람들 탓인 것처럼 말하는 것. 그게 바로 '유체이탈 화법'이잖아요?


자신은 법도가 흐려져서 잘못을 수도 없이 저질러 왔으면서도, 그 흐려진 법도로 남을 밝게 하겠다. 혹은, 남들에게는 엄중한 요구를 하면서도 자신의 책임은 소홀히 한다… 맹자는 지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얘기다,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거죠? 


예를 들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다른 사람들한테는 '부패척결'이니, '발본색원'이니 해가면서 엄포를 줬는데… 실은, 부패나 문제의 근본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거냐는 거지. 


여기에서 발본색원( 拔本塞源 )이라는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근본을 빼내고 원천( 源泉 )을 막아 버린다는 뜻으로, 사물의 폐단( 弊端 )을 없애기 위해서 그 뿌리째 뽑아 버린다', 이렇게 정의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나오는, 왕고좌우이언타(王顧左右而言他)라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궁금하죠? 거기에는 이런 일화가 있어요. 


하루는 맹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왕의 신하가 다른 나라에 가면서, 친구에게 자신의 가족들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그 친구가 가족들을 전혀 돌보지 않은 탓에 가족들이 거의 굶주려 죽을 지경에 있다면… 그 때는 어찌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선왕은, "그런 친구하고는 절교를 해야겠지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러자 맹자가 다시, "관리가 부하들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면 그 때는 또 어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선왕은 "그런 관리는 쫓아내야지요"라고 또 대답을 했어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맹자가, "그러면 만약, (왕이 잘못해서)나라가 잘 다스려지지 못했다면 그 때는 어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선왕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좌우를 돌아보기만 하면서 우물쭈물 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맹자는, 아랫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서슴없이 탓을 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결코 인정을 안 하는, 그런 위선적인 위정자들에 대해 호통을 치고 있는 거예요. 아무리 왕이라고 하더라도, 백성들에게 자기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라… 뭐, 그런 뜻이 담겨 있는 것이죠.


자 대충 어떤 내용들인지, 다들 이해가 가죠? 아마도,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는 그런 희한한 인간들이… 맹자가 살았던 시절에도 있었나보죠? 하여간… 사람 사는 이치는, 그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 거기서 거기라니깐? 어쩌면 하는 짓들이 그렇게도 똑 같은지 원….


그럼 이 대목에서 또다시 이것과 연관이 되는… 맹자의 구절 몇 개를, 추가로 살펴보도록 하겠어요. 오늘날에도 교훈이 될 만한 참으로 의미심장한 내용들인데, 만약 대통령이나 정치지도자들이 이 구절들을 본다면?… 글쎄? 아마도 속으로, 뜨끔한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네요. 자, 칠판을 보도록 합시다.




▲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백성이 가장 귀중한 존재다.   ⓒ 정소앙



먼저 첫 번째 구절,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을 오늘날에 맞춰서 재해석을 한다면… '국민이 가장 귀중하고, 나라가 다음이며, 대통령은 가장 가벼운 존재다', 그런 뜻이 되겠죠?


다음으로, '제후위사직칙변치( 諸侯危社稷則變置 )',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제후를 바꾼다.' 자 본문을 보면, 제후는 천자의 신임을 얻어서 되는 거지만, 천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된다? 잘 모르겠거든, 칠판을 다시 한 번 보도록 하세요. 거기, 맹자가 얘기한 게 나와 있죠? '가장 귀중한 일반백성들의 지지를 얻은 사람'만이 천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잠깐. 본문에서 말하는 제후를… 만약 오늘날의 기준으로 얘기를 한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될까요? 원래 제후( 諸侯 )의 사전적인 의미는, '봉건( 封建 )시대에 일정한 영토를 가지고 그 영내( 領內 )의 인민( 人民 )을 지배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봉건시대도 아니고, 옛날의 제후들만큼 넓은 영토를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다시금 재해석을 해야겠죠? 


어쨌거나 제후의 위상은, 천자와 대부( 大夫 )사이의 정치적인 실세들을 말하는 거니까… 대충 국무총리나 장관, 혹은 청와대의 고위직 공무원들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만약, 제후가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 즉, 국무총리나 장관, 그리고 청와대 고위직 공무원들이 국정을 어지럽힌다.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한다? 즉시 바꿔야 한다! 맹자는 지금,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럼 그 이유는 과연 뭘까요? 그건, '가장 가벼운 존재'인 천자가 임명한 게 제후인데… 감히 그런 제후 따위가 나라를 어지럽힌다?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에, 천자가 그런 상황을 방치하고 내버려둔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될까요?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장 귀중한 존재인 일반백성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그때는 천자마저도 쫓아낼 수 있다. 마지막의 칙변치사직( 則變置社稷 )이라는 부분에 담긴 의미가, 바로 그런 뜻이 아닐까하고 짐작 할 수 있어요. 


여기에서 말하는 사직( 社稷 )이란, 나라를 새롭게 창건한 사람들이 제일 먼저 왕가의 선조를 받드는 종묘(宗廟)와 더불어서, 함께 짓는 건축물을 말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사직은, 국가의 길흉과 명운을 관장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직을 지어서 백성을 위해 크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 왕조국가 시대에 천자가 직접 주관을 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인 행사였어요. 그러니까, 사직을 바꾼다는 것은 왕조를 바꾼다는 말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겠죠? 


어쨌거나 맹자가 보기에는 아무리 정치적인 실세라고 하더라도, 나라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은 모조리 쫓아내야 한다. 그리고 천자가 임명한 제후들이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면, 군주나 천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즉, '유체이탈 화법'이나 구사하면서 다른 사람들 탓을 하는 군주가 있을 경우에는 왕조를 바꿔야 한다.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군주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이 되겠죠?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나라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장 가벼운 존재다. 2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결코 변할 수 없는 사실…. 


그러니, 유체이탈 화법으로 그저 변명이나 늘어놓는 군주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 2012년 대선 이틀전.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해 변명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

ⓒ 연합뉴스 TV 동영상 캪처




▲ 2014년 4월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세월호 참사를 선장과 

선원들 탓으로만 돌리는 박근혜 대통령   ⓒ 청와대 홈페이지




▲ 세월호 선원을 비난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과연 옳았는가? 라고 비판한 

2014년 4월 21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   ⓒ 월스트리트 저널




▲ 김선일 사건 관련, 박근혜 대통령 2004년 연설  ⓒ 국민TV 뉴스 K 동영상 캪처




▲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약속하고 지키지 않는 정치’라는 박근혜 대통령  ⓒ SBS




▲ 성완종 게이트의 최종 책임자는 과연 누구인가? 2015년 4월 15일 세월호 1주기 관련 

현안 점검회의에서 자신은 제외한 채, 다른 사람 탓만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 JTBC 방송 캪처




- 오마이뉴스  정소앙 기자 -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0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