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사회-생각해보기

<칼럼> 여성들이여, 브라를 벗어 던져라

irene777 2016. 8. 31. 00:46



여성들이여, 브라를 벗어 던져라

봉제선 뒤편에 도사리고 있는 빅브라더


진실의길  김갑수 칼럼


- 2016년 818일 -




“아, 벗고 싶다!” 푹푹 찌는 찜통더위, 여성이라면 한 번쯤 가슴을 죄는 브래지어로부터 탈출을 꿈꿀 법하다. 어찌 보면 개인의 선택 문제일 수 있는 노브라가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일탈 운운할 만큼 노브라 차림이 사람들에게 그렇게 불편을 유발하는 것일까. 과연 그런지 노브라에 대한 숨은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 이나영(24·가명)씨가 과감하게 브래지어를 벗고 명동거리에 나섰다. (이상 아래 사진 포함 한국일보 기사 발췌)





여성의 브라 착용 문제는 사소한 것 같지만 대단히 의미심장한 시대적 안건이다. 여기에는 양성평등 문제의 핵심이 잠복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에게는 패션의 자유가 있으니 굳이 착용하겠다고 하는 여성이 있다면 말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라. 브라야말로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고 백해무익한 양성 불평등의 유물일 따름이다.


문제는 남성들의 사시와 편견에 있다. 마침 이 문제를 주제로 한 재미난 시가 있어 소개한다. 2010년에 발표된 시인데 구구절절 공감이 된다. 그렇다. 시의 마지막 구절처럼 여성 브라의 봉제선 뒤편에는 ‘늙지 않는 빅브라더’가 있다. 그리고 이 빅브라더야말로 서구 문명의 폭압성이 만들어낸 양성차별의 주범이 아닐까 한다.




브래지어를 풀고 / 김나영


브래지어 착용이 유방암 발생률을 70%나 높인다는 

TV를 시청하다가 브래지어 후크를 슬쩍 풀어 헤쳐 본다. 

사랑할 때와 샤워할 때 외엔 풀지 않았던 

내 피부 같은 브래지어를


빗장 풀린 가슴으로 오소소 ― 전해오는 

시원함도 잠깐 

문 열어놔도 날아가지 못하는 

새장 속의 새처럼 

빗장 풀린 가슴이 움츠려든다 

갑작스런 허전함 앞에 예민해지는 유두 

분절된 내 몸의 지경이 당혹스럽다


허전함을 다시 채우자 

그때서야 가슴이 경계태세를 푼다. 

와이어와 후크로 결박해야 비로소 안정을 되찾는


나는 문명이 디자인한 딸이다 

내 가슴둘레엔 그 흔적이 문신처럼 박혀있다 

세상 수많은 딸들의 브래지어 봉제선 뒤편 

늙지 않는 빅브라더가 있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c_booking&uid=344>